이재용 또 12년 구형...재계 "특검의 아집…국가경제 악영향"

항소심도 1심과 동일 형량..."을의 처지였던 기업인에 장기구형 지나쳐"

"삼성 장기 경영공백 사태 우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항소심도 1심과 동일형량..."을의 처지였던 기업인에 장기구형 지나쳐"
"삼성 장기 경영공백 사태 우려"

특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항소심에서도 1심과 동일한 12년을 구형하면서 재계에서 우려가 터져나오고 있다.

특검은 27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 심리로 열린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재계에서는 특검이 1심과 같은 형량을 구형한 것에 대해 지나친 처사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대기업 한 관계자는 “1심과 동일한 형량을 구형한 것을 보면 어떻게든 (이 부회장에 대해) 장기 실형을 살게 하겠다는 특검의 아집이 느껴진다”며 안타까워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특검이 반기업 정서에 편승한 형량을 구형했다고 쳐도 12년 구형은 국민 정서보다도 과한 정도”라며 “사건 자체가 삼성이 주도한 것도 아니고 정경유착의 관행이었는데, 항상 을의 처지였던 기업이 그걸 끊어내지 못했다고 장기형을 구형한다는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삼성의 장기 경영공백 사태에 대한 우려도 크다. 이미 1심 재판부에서 특검의 12년 구형에 징역 5년 실형을 선고한 사례가 있는 만큼 동일 형량이 구형된 이번 항소심에서도 실형 선고가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벌써 이 부회장이 1년 넘게 구속 상태 아니냐”면서 “삼성 실적이 좋다고는 하지만 (호실적의 바탕이 된) 반도체 호황이 몇 년을 갈지 모르는데 빨리 경영에 복귀해 미래 먹거리를 준비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우려를 표했다.

삼성의 경영공백 사태가 국내 경제에 악영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우리 경제성장률이 3%대라고 해서 좋은 것으로 생각하는데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시황 사이클을 타는 업종의 호황에 가려져 있어 그런 것이지 실질 성장은 훨씬 못 미친다”면서 “미래 성장을 책임질 기업의 리더를 정치 재판에 묶어두는 상황을 빨리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