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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손보 재보험료 이상 급등…당국 정책 '엇박자'


입력 2017.12.27 10:49 수정 2017.12.27 10:57        부광우 기자

올해 1~3분기 재보험료 지출 8424억원 업계 독보적 1위

보험료 수익은 업계 중위권 그쳐, 축소 요구 금융당국에 역행

국내 15개 손해보험사가 올해 1~3분기 재보험사에 지급한 보험료는 총 5조5321억원이었다. 손보사별로 보면 한화손보의 재보험료 지출이 842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한화손해보험의 재보험 비용이 크게 늘면서 국내 손해보험업계에서 가장 큰 규모까지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료 수입이 손보업계 중위권에 불과하다는 점을 놓고 보면 더욱 두드러지는 액수다. 이는 보험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재보험 의존을 줄이라고 강조하는 금융당국의 방침과 엇갈리는 행보여서 향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국내 15개 손보사가 재보험사에 지급한 보험료는 총 5조5321억원이었다. 전년 동기(5조2327억원)보다 5.7%(2994억원) 늘었다.

재보험은 일반 보험사가 개인·기업 등 고객과 맺은 보험계약 일부를 재보험사에 넘기는 이른바 보험사를 위한 보험이다. 보험사들은 보상액이 큰 보험계약을 인수했을 때 재보험사와 일정 비율로 이를 나눠 가지는 방식으로 위험을 분산한다.

손보사별로 보면 한화손보의 재보험료 지출이 842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6355억원)보다 32.6%(2070억원) 급증하면서 단숨에 손보업계 최대 규모 재보험료 지출을 기록하게 됐다.

특히 이 같은 한화손보의 재보험료는 수익 규모와 비교하면 유난히 많은 액수라는 점에서 눈길이 쏠린다.

보험사가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가입자들로부터 받아들인 보험료인 원수보험료에서 한화손보는 올해 3분기 누계 3조9616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조사 대상 손보사들 중 여섯 번째에 해당한다. 즉, 다른 손보사들보다 벌어들이는 보험료에 비해 훨씬 재보험료를 많이 쓰고 있다는 얘기다.

대표적 비교 사례로 국내 최대 손보사인 삼성화재의 경우 같은 기간 최대인 13조8371억원의 원수보험료를 거둬들였지만, 재보험료 지출은 6033억원으로 한화손보에 비해 2000억원 이상 적었다.

이밖에 올해 3분기까지 지급 재보험료 상위 10개 손보사에는 현대해상(8340억원)·KB손해보험(6221억원)·삼성화재(6033억원)·DB손해보험(5239억원)·NH농협손해보험(4957억원)·흥국화재(4581억원)·메리츠화재(2734억원)·롯데손해보험(2288억원)·AIG손해보험(1706억원)이 꼽혔다.

더욱이 금융당국이 재보험 축소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은 이처럼 늘어나는 재보험료 둘러싼 한화손보의 고민을 더욱 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보험 산업이 위험평가와 인수를 통해 수익을 추구하는 사업임에도 손보사들이 좀처럼 재보험에 대한 의존을 줄이지 않으면서 경쟁력이 악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과거 보험 산업이 성장하던 초기에는 자본력이 불충분해 대형손해에 따른 유동성 위험을 피하기 위해 재보험 출재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었지만, 충분히 손보사들이 자리를 잡은 지금까지도 이런 기조를 유지하는 데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그 동안 산업자본력 확충과 시장 성장을 고려하면 손보업계의 재보험 의존도 개선은 미진한 실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보험사가 사고위험과 요율 등을 스스로 평가, 산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적정 능력을 고려한 선별적 보유확대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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