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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양강서 불통의 아이콘?” 천당·지옥 오간 안철수


입력 2017.12.25 07:30 수정 2017.12.25 11:32        이동우 기자

4월 대통령 후보 당선되자 文 견제 절대강자 등극

날개 잃은 추락 후 대표 복귀, 통합 승부수로 내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임명 4개월 만에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바른정당과 통합에 대한 호남중진들의 격렬한 반대는 급기야 자신의 재신임을 묻는 상황으로 치닫게 했다.(자료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취임 4개월 만에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되면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양강 구도를 이루기도 했지만, 대선 3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얻었다.

이어 당 대표에 복귀했고, 최근 바른정당과 통합을 놓고 부딪힌 호남중진들의 격렬한 반대는 급기야 자신의 재신임을 묻는 상황으로 치닫게 했다.

안 대표는 재신임카드를 통해 첨예하게 대립 중인 갈등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각오이지만, 문제는 당의 절대 다수를 이루는 반대파와 감정의 골은 통합 여부와 상관없이 더 이상 돌이킬 수 없을 만큼 곯았다는 점이다.

그는 정치에 입문하면서부터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받던 우유부단한 이미지를 신경쓴 듯 강력한 추진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되레 결과는 소통 부재의 '독재자' 꼬리표를 추가하는 모습이다.

통합반대파, 불통의 아이콘 ‘안철수’

반대파는 안 대표가 통합추진 과정을 거짓말과 불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거듭 주장했다. 지난 20일 의원총회를 세 시간여 앞둔 상황에서 통합 선언에 준하는 그의 긴급기자회견은 '독재자의 수법'이라고 비판받았다.

안 대표는 통합 논의가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낸 지난 9월부터 당내 구성원들과 조율되지 않은 독자 행보를 일관되게 밟아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 일명 끝장토론에서 통합보다 정책연대를 우선하겠다는 최종 결정은 불과 한 달여 만에 거짓으로 귀결됐다.

안 대표는 기자회견 이후 같은 날 예정된 의원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의 불참에 잔뜩 벼르고 있던 반대파 의원들은 급기야 "당장 끌어오라"고 고성을 터뜨렸다.

정동영 의원은 "뭐가 무서워 못 나오는 것이냐. 어디서 배운 정치냐"고 분노했고, 김경진 의원은 "의원총회에 나와 설명조차 못 한다면 당 대표 자격도 없다"고 쏘아붙였다.

실제 안 대표는 20일 통합 선언이후 당내 반대파 의원들과 어떠한 공식적 소통을 취하지 않고 있다. 그가 기자회견에서 반대파를 겨냥해 "구태정치, 기득권 정치를 끝내야 한다"는 발언은 사실상 "당을 나가라"는 경고로 들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위한 전 당원투표를 발표하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둘로 쪼개진 국민의당

통합 내홍은 안 대표와 반대파 의원들 간 대립을 넘어 지역 원외위원장들과 지지기반인 호남민심 등 이해 관계에 따라 양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많은 수의 지역 원외위원장들은 내년 지방선거를 위해 안 대표가 추진하는 통합론을 지지하고 있다. 당의 중심기구 중 하나인 당무위원회 구성원 대다수도 안 대표의 통합론을 찬성하며 힘을 싣고 있다.

반면 호남지역은 통합에 부정적이다. 바른정당과 통합은 곧 국민의당의 호남에 대한 배신이자 DJ정신에 위배된다는 이유다.

서로를 배제한 양측의 극단 정치는 지난 11일 안 대표가 호남을 방문한 현장에서 민낯을 드러냈다. 안 대표는 공식일정마다 "사퇴하라" "간신배"라는 비난을 들었고, 박지원 전 대표는 안 대표 지지자가 던진 계란을 맞는 등 이념대립을 방불케 했다.

안 대표는 바른정당과 통합을 한국정치사의 양당제 폐단을 끊어버리는 첫 걸음으로 보고 있다. 강력한 제3당이야말로 다당제를 뿌리내리게 하고 통합이 그 시작이라는 주장이다.

정치권에서는 하지만 이 숙제를 실현하기 위해 당내 갈등과 불안을 하나의 희생으로 생각하는 것인지 안 대표가 깊이 숙고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이동우 기자 (dwlee9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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