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한국지엠 임단협 결국 해 넘기나
한국지엠 노조 기존 사측 제시안 수용 의사 밝히자 사측 "상황 달라졌다"
기아차 통상임금 이슈로 현대차보다 낮은 금액 제시
한국지엠 노조 기존 사측 제시안 수용 의사 밝히자 사측 "상황 달라졌다"
기아차 통상임금 이슈로 현대차보다 낮은 금액 제시
현대자동차 노사가 지난 19일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 잠정합의하며 연내 타결 가능성을 높인 가운데 기아자동차와 한국지엠은 결국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아차는 통상임금 이슈가 걸려 있고, 한국지엠은 노조가 회사의 기존 제시안을 수용했지만 회사측에서 거부하며 사실상 원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상황이다.
21일 한국지엠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 19일 23차 임금협상 교섭을 진행했지만 소득 없이 교섭 테이블을 접었다. 임한택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장은 20일부터 단식투쟁에 돌입한 상태다.
이날 오전부터 24차 교섭을 진행 중이지만 노사가 입장차를 좁힐 수 있을지 미지수다.
노조는 지난 14일 21차 교섭에서 임금협상의 연내 타결을 위해 회사측의 기존 제시안을 전격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혔지만 회사측에서 기존 제시안을 철회하며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회사측은 지난 7월 24일 기본급 5만원 인상과 성과급 및 교섭타결격려금 1050만원 지급 등을 제시했다.
노조는 그동안 요구해 오던 신차 국내생산 배정 등 ‘미래발전전망’관련 사안을 추후 협의키로 하고 이같은 회사측 제시안을 수용하겠다고 했으나 오히려 회사측이 거부했다.
노조 측에 따르면 카허 카젬 사장은 기존 제시안이 제임스 김 전 사장 시절 내놓은 것이라며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지부장은 성명서를 통해 “사측의 기존 제시안을 수용한 노조의 과감한 결정에도 카젬 사장은 전임 사장이 해 놓은 일은 자신이 책임질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경영진의 전면 교체를 요구했다.
한국지엠은 오는 25일부터 연말까지 전체 휴무에 들어간다. 21일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하고 22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하지 않으면 연내 타결은 불가능하다. 찬반투표를 내년으로 미룬다 해도 이틀 내에 해결을 봐야 한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기존 안을 제시했을 당시보다 5개월이나 지났고, 그 사이 회사 경영상황은 더 악화됐다”면서 “노조에 회사 사정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자동차 임금협상도 상황이 녹록치 않다. 회사측은 지난 19일 22차 본교섭에서 기본급 1만4400원 인상(정기호봉 승급분 2호봉+별도 호봉 1호봉), 성과급 250%, 일시금 9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등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검토할 가치도 없다’며 거부한 상태다.
회사측 제시안은 같은 현대차그룹 계열의 현대차 노사가 도출한 잠정합의안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현대차는 기본급 5만8000원 인상, 성과급 300%, 일시금 280만원, 중소기업 제품 구입시 20만 포인트 지원 등의 잠정합의안을 내놓은 바 있다.
그동안 기아차는 현대차 노사가 임급협상을 타결하면 동일 수준으로 맞춰 잠정합의안을 마련해 왔으나 올해는 통상임금 이슈 때문에 상황이 복잡해졌다. 통상임금 1심 소송에서 회사측이 패소하며 1조원에 가까운 비용을 충당금으로 반영하느라 3분기에 427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지엠과는 달리 기아차는 아직 1주일여의 시간이 남은 상황이지만 이제 1차 제시안을 놓고 힘겨루기를 시작한 상황이라 연내 타결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기아차 관계자는 “올해는 통상임금 이슈가 걸려 있어 예년과는 상황이 다르다”면서 “현대차와 같은 조건을 제시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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