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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감당은 누가" 中企 연대보증 폐지 카드에 금융권 들썩


입력 2017.12.01 06:00 수정 2017.12.02 13:08        배근미 기자

기업 재기 지원 위한 '연대보증제도 폐지' 논의…실무자들 '의구심' 제기

"고의적 부도 및 횡령 등 우려 여전…예방 위한 실질적 방지책 마련돼야"

정부가 중소기업에 대한 연대보증 폐지 대상 확대에 이어 연대보증 전면 폐지를 추진 중이다. 기업들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도전과 재기에 나설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제도지만 정작 이를 현장에서 적용해야 하는 정책금융기관 실무자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중소기업에 대한 연대보증 전면 폐지를 추진하자 정책금융기관들이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크게 반발하고 있다. 기업들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도전과 재기에 나설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정부 취지라지만 이를 적용해야 하는 금융권 입장에서는 자금 회수 등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만큼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중소기업벤처부가 본격 출범하면서 중소기업에 대한 연대보증제도 폐지 작업이 본격화될 양상을 보이고 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한 포럼에 참석해 “혁신·창업기업들의 혁신 활동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성실하게 실패한 기업인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연대보증 폐지 확대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새 정부의 주요 공약인 연대보증제도 폐지를 위해 각 부처 역시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이미 지난 8월 당시 정책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창업 7년 미만 중소기업들에 대한 연대보증을 폐지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책임경영심사 등을 통한 전면 폐지를 추진하기로 했다. 중기부는 이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뒤 내년 상반기 중 종합 정책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 당국의 움직임에 대해 기업에 대한 보증 지원 및 자금 회수에 나서야 하는 정책금융 실무자들은 다소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경영자 본인을 연대채무자로 내세움으로써 확보할 수 있었던 기업 부실에 대한 책임이 느슨해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에도 법인 명의로 돈을 빌린 사업자가 파산과 창업을 반복하는 도덕적 해이는 물론, 횡령과 배임 등을 통해 국민 세금인 정책자금이 이른바 일부 경영자의 뒷주머니를 채우는 데에 악용될 우려가 더욱 높아진다는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여기에 이미 시행 중인 7년 미만 기업에 대한 연대보증 폐지대상 확대 제도 역시 또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면제 대상자를 이처럼 기한으로 한정하게 될 경우 기업을 살리려는 노력 대신 이 기한 내에 기업을 포기하게 될 가능성과 더불어 면제 기한이 지난 후 연대보증에 대한 집단적인 반발 양상이 일 수 있다는 이유다.

한 정책금융 관계자는 “그동안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됐던 인보증(주채무자의 미상환 채무에 대해 보증을 선 제3자가 상환한다는 개념)과 기업보증은 그 성격에 차이가 있다”며 “결국 사업자의 책임 회피나 불법적인 재산 증축이라는 측면에서 최근에는 구멍가게를 차리더라도 법인으로 차린다는 이야기가 우스갯소리처럼 나돌 정도"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처럼 혁신 창업기업 지원 취지를 살리면서 그에 따른 적절한 자금 회수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서는 보다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자금 관리 및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보증제도 전면 폐지를 대신해 불가피하게 사업에 실패한 이들에 대해서는 별도의 재기지원자금을 조성해 지원하는 방식도 고려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자금 지원 전까지는 현장 실사를 비롯한 까다로운 심사 방식이 적용된 반면, 지원이 이뤄진 후 정책당국이 해당 기업의 자금 용처를 들여다보는 데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함께 나온다. 일례로 신용보증기금에서 지원을 받는 20만 개 기업 중 약 98% 기업들이 외감법 적용을 받지 않는 등 대다수의 공적자금 지원 중소기업들이 회계 상 무풍지대에 있는 상황에서 이미 자금 지원을 받은 기업의 부실 우려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공적자금을 배임 또는 횡령하는 것으로 확인된 기업에 대해서는 정책금융기관 차원의 고소·고발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자금 유용 가능성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정책금융기관의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정부 곳간에도 무한정 재원이 있는 것이 아닌 만큼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공적자금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들로부터 원활하게 회수해야 이를 또다른 기업들에 지원할 수 있다"며 "실질적인 장치 마련도 없이 무작정 제도만 완화해버리는 것은 이 역시 ‘연대보증은 전부 나쁘다’는 사람들의 인식에 편승한 이른바 '탁상행정 제도'인 셈"이라고 꼬집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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