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장나라 "펑펑 운 '고백부부', 진심 다한 인생작"
38살 주부·20살 여대생 마진주 역
"위로와 감동 전할 수 있어 뿌듯"
38살 주부·20살 여대생 마진주 역
"위로와 감동 전할 수 있어 뿌듯"
"장나라 씨가 울 때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어요."
최근 종영한 KBS2 '고백부부'을 본 시청자들의 평이다. 장나라는 극 중 자존감이 바닥을 친 38살 주부에서 20살 멋진 여대생으로 인생이 바뀌는 마진주를 연기했다.
그는 아이와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절절하게 표현해 매회 시청자를 울렸다. 이상하게 장나라(36)가 울면 그냥 슬펐다. 울고 싶지 않아도 눈물이 흘렀다. 배우의 역량인 것이다.
'고백부부'는 눈만 마주치면 으르렁대는 동갑내기 부부가 풋풋했던 스무 살 때(1999년)로 되돌아가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드라마는 익숙함에 젖어 소중함을 잊어버린 시청자들에게 호평받으며 최고 시청률(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7.3%)로 종영했다.
21일 서울 청담동에서 만난 장나라는 "정말 즐겁고 행복하게 촬영해서 그 어느 때보다 아쉽고 섭섭하다"며 "시청자들에게 위로가 된 작품이라 뿌듯하다"고 미소 지었다.
2001년 1집 앨범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로 데뷔한 장나라는 가수와 연기자를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했다.
MBC 청춘시트콤 '뉴논스톱'에 출연해 인기를 얻은 그는 '명랑소녀 성공기'(2002), '내 사랑 팥쥐'(2002), '동안미녀'(2011), '운명처럼 널 사랑해'(2014), '미스터 백'(2014), '너를 기억해'(2015), '한번 더 해피엔딩'(2016) 등 하는 작품마다 중박 이상을 터뜨렸다.
장나라는 무대 위에서도 빛났다. 그가 부른 노래는 히트곡이 돼 노래방 18번으로 꼽혔다. 중국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했고, 기부 활동도 열심히 해 '기부 천사'로 불렸다.
세월이 지나도 장나라는 여전한 '동안 미모'를 자랑했다. 이번 작품에서도 그렇다. 스무 살 마진주는 그에게 맞춤옷이었다.
이번 드라마는 감정 연기가 필수였다. 눈물 없인 볼 수 없었다. 그는 "'퇴근'과 동시에 캐릭터에 빠져나오는 스타일인데 이번 드라마는 끝나고 나서도 너무 괴로웠다"며 "행복한 기억이 가득해서 그렇다"고 했다.
미혼인 그에게 마진주는 숙제였다. "공감이 안 되는 부분은 감독님이 채워주셨어요. 아이가 그리워서 버스에서 펑펑 우는 장면과 친구들과 여행가는 장면에서 펑펑 울었답니다. 촬영이 끝나고 함께 촬영했던 친구들이 그리워서 혼났어요. 친구들을 놓고 온 것 같아서 생각도 많이 났고. 놀라운 경험이었어요. 이번 작품에서 호흡한 친구들이 다 예뻤답니다."
장나라는 함께 호흡한 손호준, 조혜정, 한보름, 이이경, 장기용, 허정민 등에 대한 애정을 계속 드러냈다. "혜정이가 진주를 진심으로 걱정했어요. 기용이는 진주를 예쁘게 봐줬고요. 진짜 20대로 돌아간 것처럼 '까르르' 웃었답니다. 배우들끼리 호흡이 따뜻했어요. 이번 작품을 통해 만난 동생들이 큰 선물이에요. 이런 복을 받으려고 연기했나 싶을 정도였죠."
캐릭터를 위해 말투와 외모에 신경 쓰기도 했단다. 변치 않는 '동안 미모'라고 하자 그는 손사래를 치며 "제작진이 신경 써 준 덕분"이라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시즌2 요청에 대해선 "모두 모이면 하고 싶다. 다른 이야기를 해도 좋을 듯하다"고 했다.
드라마는 부부와 결혼을 소재로 했다. 결혼에 대해 생각했을 법하다. "결혼하고 싶다가도, 안 하는 게 낫다고도 생각해요. 신이 '남편'을 주시면 하려고요. 결혼은 뜻대로 되는 게 아니라서 결혼에 대한 생각은 내려놓았어요.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싶은데 시기를 놓친 것 같기도 하고. 주위에서 '때 놓친 거 아냐'라고 해도 그런 생각이 안 들더라고요."
엄마 역을 맡은 김미경과의 호흡도 관전 포인트였다. 실제로 그는 엄마 껌딱지란다.
남편으로 분한 손호준에 대해선 "똑똑하고, 집중력도 좋고 진지한 배우"라며 "지금까지 본 배우 중에 가장 진지하다. 노력파이기도 하다"고 칭찬했다.
극 중 반도와 남길 선배(기용)의 사랑을 듬뿍 받은 장나라의 실제 이상형이 궁금해졌다. "독재(이이경)요? 하하. 사실 반도와 남길 선배는 판타지입니다. 현실에 그런 남자는 없잖아요. 반도의 반만 닮은 남자면 좋지 않을까요? 거짓말하지 않고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는 남자가 좋아요. 제가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성격인데 거짓이 없는 사람, 제 말을 곡해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사람이 좋습니다."
진주가 타임슬립한 1999년의 장나라는 '너무 우울한 시기였다'고 했다. "어른들의 눈치를 보며 힘들었어요. 사회에 나와서 꿈을 꾸는데 꿈이 이뤄질지, 아닐지 고민한 시기였죠. 그땐 너무 아파서 지금이 훨씬 좋습니다. 가늘고 길게 가고 싶어요(웃음)."
'수지, 아이유 전엔 장나라가 있었다'는 평가를 언급하자 그는 "말도 안 돼"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운이 좋아서 반짝한 거죠. 수지, 아이유 씨는 정말 청춘을 대표하는 분들이고요. 제가 연예계에서 특별히 위치에 있는 것도 아니에요. 일할 때만 특별하지, 일상생활에선 너무 재미없게 살아요. 호호."
'롱런'하는 장나라의 철학은 '자존심 상하는 일은 하지 말자'는 것이다. 기부 활동에 대해선 "많이 받는 만큼 나누고 싶어 했을 뿐"이라며 "형편이 돼서 한 것뿐인 평범한 사람이다. 강한 신념으로 움직이는 멋있는 사람도 아니다"고 얘기했다.
장나라의 노래를 듣고 싶어 하는 팬들도 많다. 그는 "내 행복을 위해서 노래 레슨을 받으려고 한다"며 "어떤 노래인지는 비밀"이라고 웃었다.
'고백부부'를 통해 준수한 연기력을 선보인 그는 "연기는 여전히 어렵다"면서 "대본 연습할 때 심장이 터질 것 같고, 대사를 뱉기 전에도 미칠 것 같다. 연예계는 빠르게 변하는 곳인데 내가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인 것 같기도 하다"고 털어놨다.
동안 캐릭터를 주로 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내 나이와 비슷한 캐릭터를 해왔다"며 "남자 캐릭터를 하고 싶고, 다양한 캐릭터를 자유롭게 넘나들고 싶다"고 했다.
장나라에게 '고백부부'는 인생작이다. "배우의 존재 이유가 작품을 통해 위로와 기쁨, 감동을 주는 겁니다. 그런 배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요. 저는 무언가 큰 걸 바라지 않아요. 작품이 들어와서 연기할 수 있는 게 신기하고 감사합니다. 진심을 다해 '진짜 연기'를 보여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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