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배당투자' 공식, 올해도 성립할까
'높은 지수 상승률', '분기배당 증가', '금리인상' 등 영향
전문가 "배당주 투자 효용, 기대수익 보수적 접근해야"
'찬바람 불면 배당주'라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연말 배당주의 인기가 뜨겁지만 올해만큼은 배당주 투자에 시각변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는 여느 해와 달리 배당주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재료들이 산재해 있다는 주장이다.
16일 펀드평가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배당주 펀드들의 총 설정액은 최근 1주동안 764억원이 늘었다. 최근 3개월 간으로는 5351억원이 증가했다. 이날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 공모펀드 157개의 총 설정액은 10조원에 이른다.
배당주펀드로 시중 자금이 몰리는 이유는 연말 배당을 앞두고 배당주에 대한 투자 모멘텀이 극대화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확대와 기업소득 환류세제 강화 등 주주환원 정책이 더 강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올 한해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증시의 성장 ▲분기별 배당 실시 기업 증가 ▲연말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을 거론하며 '찬바람은 배당주'라는 시각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공원배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배당에 대한 기대감을 확대하는 이슈들이 중첩돼 있지만, 역설적으로 배당에 대한 기대수익률의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변화한 시장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높은 지수 상승률', '분기배당 증가', '금리인상' 등 영향
전문가 "배당주 투자 효용, 기대수익 보수적 접근해야"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SPI200 고배당 지수의 누적성과는 17.7%로 지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의 성장률은 19.78%로 이를 뛰어넘는 상황이다. 기존에 코스피지수나 최근 신고가 랠리를 보이는 코스닥지수 등 투자자들이 굳이 배당주에 투자해야할 이유를 찾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또한 공 연구원은 올해 분기배당을 실시하는 기업이 늘어나며 연말배당에 대한 집적효과를 희석시킨다고 지적했다. 올 한해 분기배당을 실시한 대표적인 기업은 삼성전자, POSCO, 코웨이 등으로 올해 분기배당금은 지난해 0.8조원보다 5배가 넘는 4조3000억원에 달한다.
공 연구원은 "분기배당의 증가가 배당주에 대한 투자 자체를 유효하지 않게 만들지는 않지만 계절성을 활용한 배당주 투자전략의 효과가 반감될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예정된 연말 금리인상이 배당주의 호재를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전통적으로 금리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채권 시장의 매력 감소는 배당주와 우선주의 강세로 연결돼, 금리는 배당주 투자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중요한 기준이 돼왔기 때문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최근 2.1%까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선반영하며 가파르게 상승했다"면서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은만큼 배당주에 투자할때 기대수익률 측면에서 보수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장금리와 배당주의 상관관계가 기준금리 인하기보다 명확하지 못하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기에는 배당주 투자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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