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초점] '서해순 무혐의' 이상호 기자 "진실은 느림보일 뿐"
경찰, 유기치사 및 사기혐의 '혐의없음' 결론
이상호 기자 "국민적 의혹에 비춰 미흡"
경찰이 고(故) 김광석의 아내 서해순 씨에 대해 '혐의없음' 결론을 내렸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0일 "서해순 씨의 유기치사 및 사기 혐의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결론 내리고 사건을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서해순 씨는 2007년 12월 23일 딸 서연 양이 급성폐렴에 걸렸음에도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유기치사)를 받아 왔다. 또 김광석의 친형과의 음악저작물 지적재산권에 관한 소송 중 딸의 사망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송사기 혐의도 받았다.
하지만 경찰이 혐의없음 결론을 내리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해순 씨의 반격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미 서해순 씨가 선임한 것으로 알려진 박훈 변호사(51)는 이상호 기자와 김광복 씨에 대해 무고죄와 명예훼손 등으로 법적대응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경우에 따라선 진실을 파헤쳐온 이상호 기자가 법적 처벌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하지만 이상호 기자는 다시 한 번 멈추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상호 기자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 수사발표는) 국민적 의혹에 비춰 미흡한 내용"며 혐의없음 결론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특히 "김광석 부녀의 죽음은 서로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수사에서 김광석 의문사는 공소시효 만료라는 벽에 부딪혀 전혀 수사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이 더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고 김광석 의문사에 대한 후속 보도로 여론 형성에 도움을 준 언론사에 대해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JTBC '스포트라이트'와 TV조선 '세븐', 채널A 등의 후속 보도는 향후 김광석 의문사 취재에 중요한 단초를 제공해줬다"면서 "지난 20년 동안은 혼자였지만 영화 김광석을 통해 새롭게 만난 언론인들에게 존경과 진한 동료애를 전한다"고 고마워했다.
마지막으로 이상호 기자는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다만 느림보일 뿐"이라며 "포기하지 않겠다. 이번 영화를 시작으로 남은 검찰 수사를 지켜보며 끝까지 취재하겠다. 수사는 국민이 위임했지만, 의문은 국민의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다짐했다.
한편, 이상호 기자는 영화 '김광석'을 통해 자살로 알려졌던 고인이 타살됐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 중심인물로 서해순 씨가 지목됐고, 딸 서연 양이 10년 전 사망했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지면서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결국 여론의 힘을 등에 업은 이상호 기자와 김광석의 친형 김광복 씨는 지난 9월 서울중앙지검에 서해순 씨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해 경찰의 재수사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이상호 기자가 기대했던 진실을 밝혀내기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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