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도시락'은 뷔페처럼 원하는 메뉴만 골라 먹을 수 있는 신개념 상품
“‘내맘대로 도시락’은 편의점 도시락의 세대교체를 이끌 상품입니다. 제품 개발을 위해 전국 구내식당은 물론 기사식당을 찾아다니며 선호도가 높은 메뉴를 찾아냈습니다. 본인의 취향에 맞는 메뉴만 골라 도시락으로 때로는 술안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신개념 상품입니다.”
기존 편의점 도시락과 달리 원하는 메뉴만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인기를 끌고 있는 세븐일레븐 ‘내맘대로 도시락’에 대해 박대성 세븐일레븐 푸드팀 MD는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내맘대로 도시락’을 탄생시킨 장본인이다.
뷔페처럼 원하는 메뉴만 골라 먹을 수 있는 '내맘대로 도시락'은 지난 7월 전국 팔도의 유명 먹거리를 활용한 '맛8 도시락'에 이은 세븐일레븐의 두 번째 전략 상품이다.
이 상품은 밥류와 반찬류가 각각 5종류로 구성돼 소비자들이 본인의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혼술족, 혼밥족이 늘고 있는 최근의 소비트렌드를 반영해 도시락 혹은 술안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꼬박꼬박 한 달에 2~3개 신상품을 선보여야 하는 바쁜 상황에서도 다양한 입맛을 만족시키기 위한 시장조사는 게을리 할 수 없었다고 박 MD는 회상했다.
그는 “대중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메뉴를 선정하기 위해 구내식당 식단표를 비롯해 전국 기사식당 등을 돌며 정보를 수집했다”며 “맛8 도시락과 내맘대로 도시락을 준비하면서 지방 출장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박 MD는 “최근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식문화가 재편되고, 자신의 입맛대로 나만의 메뉴를 구성해서 즐기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며 “소비자의 취향과 선택을 반영한 '내맘대로 도시락'이 새로운 편의점 도시락의 표본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음은 박 MD와의 일문일답.
▲'내맘대로 도시락'을 개발하게 된 배경은. 소비자 반응은 어떤가.
- 편의점 도시락이 식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되면서 각 업체에서 많은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가장 먼저 고민한 것은 차별화였다. 한 업체에서 한 달에만 2~3개씩 쏟아지는 상품 속에서 차별화를 시도하기 위해 고민했다. 올 상반기 가장 핫한 트렌드였던 혼밥, 혼술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도시락을 식사로도 즐기고 술안주로도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밥의 경우 햇반 보다는 저렴하면서도 일반 백미밥 외에 볶음밥 등으로 종류를 늘렸고 반찬은 메인 반찬과 부반찬 등으로 이뤄진 반찬세트 형식으로 구성했다.
소비자 반응은 꽤 좋은 편이다. 보통 상품의 등급을 4개로 나누는데 A등급(두 번째 등급) 이상은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매출은 지난달 말 기준 출시일인 8월에 비해 45% 이상 신장했다.
▲밥류와 반찬류 각 5종, 총 10종의 메뉴가 있는데 이들 메뉴를 선정하게 된 이유는. 또 향후 메뉴 확대 계획은.
-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메뉴를 조사하기 위해 발품을 많이 팔았다. 기업의 구내식당 식단표, 급식 식단표, 기사식당 메뉴판 등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그 결과 제육볶음과 소시지, 계란말이 등의 인기가 가장 높았다.
밥맛을 높이기 위해서는 40억원을 투자해 업계 최대 규모의 취반기(밥 전용 설비)를 도입했다. 기존에는 롯데푸드에서 밥과 반찬을 생산했는데 내맘대로 도시락을 위해 반찬 전문 업체와도 손을 잡았다. 현재 유명 프랜차이즈 음식점에 반찬을 공급하는 업체다. 특히 기존 대비 유통기한을 늘릴 수 있는 포장기술을 새롭게 도입해서 전국 배송도 문제없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는 총 10종이지만 시장 반응을 보고 반찬 종류를 확대할 계획이다.
▲개발단계에서 무산돼 출시되지 못한 메뉴가 있다면.
개인적으로 곱창이나 순대볶음, 꼬치류를 술안주 메뉴로 출시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곱창이나 순대볶음의 경우 부산물이다 보니 따뜻하게 데웠을 때 향이 문제가 되거나 조리 후 관능 테스트에서 탈락돼 중간에 포기한 사례가 있다. 또 소비자 선호도는 높지만 실제 생산했을 때 품질이 떨어져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보통 신제품 하나를 만드는데 걸리는 기간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탄생하는지.
일주일에 보통 한 번 정도는 개발회의를 진행한다. 여기에서 제품 콘셉트가 정해지면 그에 맞춰 시장 조사를 실시한다. 이후에 용기 디자인이나 반찬 종류 등을 확정하고 안전성 검사까지 마치면 평균 한 제품에 3달 정도가 걸린다. 하지만 보통 한 번에 10개 정도의 제품을 동시에 준비한다. 그렇게 해야 한 달에 2~3개의 신제품을 내놓을 수 있다. 지금은 내년 1월 상품까지 함께 준비하고 있다.
▲MD로서 겪는 힘든 점은. 직업병이 있다면.
한 번에 여러 제품 개발을 동시에 진행하다 보니 일 단위 업무 체크는 필수다. 또 혼자 하는 일이 아니다보니 일정을 조정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계속 맛을 보고 평가해야 하는 직업이라 체중이 자꾸 불어나는 것도 고민이다. 출근하고부터 하루 종일 시식을 하다 보니 소화불량이 잦고, 집에 가도 입맛이 없을 때가 많다. 맛8 도시락과 내맘대로 도시락을 준비하면서 지방 출장도 많이 늘었다. 출근하지 않는 주말에 맛집을 찾아다니는 일도 일상이 됐다. 다양한 맛집을 찾아다니면서 춘천식 숯불 닭갈비 도시락이나 전주식 한상 도시락, 남도 떡갈비 도시락 등이 탄생했으니 그래도 고생한 보람은 있는 것 같다.
또 다른 고민 중 하나는 모든 소비자들의 입맛을 맞추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콜센터를 통해서 여러 의견을 접수받는데 지역별로 짜거나, 싱겁다는 의견이 많다. 지역별로 식문화 차이가 있어서인지 이런 부분에 대한 기준을 찾기 어려운 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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