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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는 치킨프랜차이즈…"진흙탕 치킨게임"


입력 2017.11.08 15:32 수정 2017.11.08 17:08        김유연 기자

가격인상, 오너 위법행위, 갑질논란 등으로 곤욕

가맹점주 "소송전으로 낭비하기 보다 경쟁력 집중"

네네치킨 스노윙 치즈치킨(왼쪽)bhc 뿌링클 치킨.ⓒ네네치킨

치킨 가격인상, 오너 위법행위, 갑질논란 등으로 골머리를 앓던 치킨프랜차이즈 업계가 이번엔 한바탕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와 검찰 수사 등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하락하고, 가맹업계를 바라보는 여론까지 악화하면서 애꿎은 가맹점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뜩이나 최근 한국프랜차이즈협회가 자정안을 발표하고 '상생'을 내세우는 시점에서 대표적인 치킨 업체들의 법정 공방으로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한국프랜차이즈협회가 자정실천안을 발표했지만 치킨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잇따른 법정 공방으로 시작부터 파열음을 내고 있다.

bhc와 BBQ는 한 지붕 식구에서 앙숙이 됐다. bhc는 지난달 26일 BBQ에 대한 물류용역대금 손해배상 청구 금액을 당초 135억원에서 2360억원으로 조정하는 내용의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이번 소송은 BBQ가 bhc 매각 당시 체결한 물류 계약에서 비롯됐다. BBQ가 미국 사모펀드 매각 계약 당시 "bhc가 BBQ 계열사의 물류 용역 및 소스 등 식재료를 10년간 공급하게 해주겠다"는 내용의 물류 계약을 체결했음에도 4년 간의 거래 이후 돌연 계약을 파기했다고 bhc 측은 주장했다.

이에 지난 4월 135억 원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달 26일 대규모 적자와 계약 유지 시 발생할 미래 매출까지 계산해 소송액을 236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대해 BBQ는 경쟁사로부터 물류를 공급받다 보니 신메뉴 개발 정보 등 영업 비밀이 새어나가고 가맹점 불안이 커져 계약을 유지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무엇보다 BBQ 측은 소송액이 터무니없이 크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bhc는 네네치킨으로부터 특허권 침해 소송을 당했다. 네네치킨은 "bhc의 뿌링클 치킨이 네네치킨의 스노윙 치킨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특허권 침해 금지 청구 소장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

네네치킨은 2009년 스노윙 치킨을 출시하고 올 1월 ‘스노윙 치즈치킨 조리방법’을 국내에 특허 출원했다. 네네치킨은 "bhc 뿌링클 치킨 성분 조사 결과 18가지 성분 중 16개 원재료가 ‘스노윙 시즈닝(야채) 성분과 동일하고 나머지 2개 성분도 ‘스노윙 시즈닝(치즈) 성분과 동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bhc는 뿌링클은 bhc만의 원료 배합과 제조 방법으로 개발된 것으로 특허권 침해는 억지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이미지 훼손과 관련해 법적 소송도 검토 중이라고 반박했다.

그동안 치킨프랜차이즈 업계는 오너들의 위법행위와 가격 인상 등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은 최호식 전 회장이 지난 6월 성추행 사건에 휘말리면서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결국, 회사 측이 공식 사과문을 발표한 데 이어 최 전 회장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두 차례 치킨값 인상으로 물의를 빚은 BBQ치킨 역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30개 제품 전체의 가격을 원상 복귀시킨 바 있다.

이에 프랜차이즈협회가 지난 7월 가맹점주들인 '을'의 눈물을 닦아줄 자정안을 내겠다고 공언한 후 석 달 만에 고민한 결과를 내놨다. 그러나 정작 법적 강제력이 없는 데다 오너리스크에 대한 보상안이 제외되면서 실효성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나 업체들과의 소송전에 신경쓰다보면 가맹점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브랜드 이미지까지 실추 될 수 있다는 게 종사자들의 중론이다.

한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치킨가격으로 민감한 상황에서 가맹점주들이 힘들게 치킨 팔아서 얻은 수익을 본사가 소송전으로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치킨프랜차이즈는 경쟁이 치열한 분야 중 하나인데 브랜드 소송전으로 낭비하기 보다는 경쟁력과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데 주력했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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