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강릉 바다가 서울에서 1시간30분…'KTX 12월 개통'
서울~강릉 KTX 구간 무궁화열차 대비 4시간 단축
경강선(인천~강릉)KTX 내달 중순 개통 앞두고 영업시운전
서울~강릉 KTX 1시간30분…무궁화열차 대비 4시간여 단축
눈이 시리게 푸른 동해 바다와 청량한 파도 소리. 코 끝에 스치는 바다향기. 해 질 무렵 강릉항 선술집에서 맛본 오징어회와 소주 한잔. 우리에게 낭만을 선사했던 강릉의 겨울바다는 늘 변함없는 모습으로 그자리 그곳에 있다. 그러나 정동진 일출을 보기 위해 전날 자정 무렵에 떠나 열차에서 잠을 잤던 아날로그. 하얀 콘트리트 건물의 낮은 강릉역사도 이젠 기억으로만 존재한다. 1시간 26분. 앞으로 서울에서 강릉의 낭만을 마주할 새로운 시간이다.
지난 3일 영업시운전을 하고 있는 원주~강릉(원강선 120.7km) KTX에 올라타던 순간 설핏 스치던 생각이었다. 기억을 되새겨보니 강릉은 서울 청량리역에서 무궁화열차를 타고 6시간 정도 걸려 찾아갔던 곳이었다. 고속버스를 타도 3시간 가까이 걸린다. 그러나 다음달 중순 개통 예정인 원강선(원주~강릉) KTX를 타면 이동시간은 1시간 30분도 채 걸리지 않게 된다.
원강선(원주~강릉 120.7km)은 인천국제공항에서 강릉까지 한 번에 연결되는 경강선(경인~강릉 284.3km) 구간 중 새롭게 들어서는 노선이다. 내년 2월 열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건설이 추진됐다. 지난 2012년 6월 착공, 5년이 넘는 공사 끝에 올해 12월 개통을 앞두고 있다.
경강선 개통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강릉까지 2시간 12분(277.9km)만에 주파한다. 제2여객터미널 출발은 약 11분(6.4km)이 더 소요된다. 또 서울 청량리역에서 강릉역까지는 1시간 26분(207.1km)에 불과하다. 서울역 출발시 1시간 42분이 걸린다. 서울에서 고속버스로 3시간 걸렸던 시간보다도 짧은 시간으로 그야말로 교통혁명에 가깝다.
운임은 아직 논의중이지만, 서울권 출발 기준 2만5000원~3만원 사이에서 책정될 예정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철도요금은 노선 1km당 요금이 법적으로 정해져 있어 노선 정차 횟수랑 상관없이 출발 역에 따라 요금이 결정 될 것"이라면서 "현재 강릉시에서 2만5000원 이하로 요금을 요구하고 있지만 형평성 문제로 그 이하는 어렵다"고 말했다.
경강선(인천~강릉)KTX 내달 중순 개통 앞두고 영업시운전
이날 원강선 개통을 앞두고 국토교통부 기자단으로서 시운전 행사에 참석했다. 공단과 국토교통부, 코레일 관계자를 비롯해 일부 시민들도 참여했다. 오전 9시 정각에 서울역에서 출발한 KTX는 10시 20분경 서원주역에서 잠시 정차했다. 실제 영업상황을 가정한 운전이어서 '꽤 상당한 속도감'을 기대했지만 생각보다 느렸는데, 이유가 있었다.
한종원 코레일 기관사는 "시운전 열차 뿐 아니라 모든 열차의 첫 운행은 밤새 선로 작업을 하다 방해물이 놓이는 등 여러 사고 유발 조건을 대비해 제어가능한 170km/h 이하로 달린다"면서 "선로 이상 유무를 파악하며 운행하고, 또 선로가 고르지 않은 곳은 곧바로 본부에 통보하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구간은 기존 무궁화열차가 쓰는 노선을 최대 250km/h로 달릴 수 있게 개량한 곳이다. 국내 최초로 일반열차와 KTX가 함께 다닐 수 있게 '기존선 고속화'를 실현한 것이다. 종전 KTX 신설 개통시 아예 새롭게 선로를 놓았던 것과 비교하면 국내 기술력이 상당히 발달한 셈이다. 지난 2014년부터 사업비 1262억원을 투입해 완성했다.
이수형 한국철도시설공단 건설본부장은 "수색에서 서원주까지 구간(108.4km)은 국내 최초로 일반열차와 고속열차가 함께 운행할 수 있도록 개량된 곳"이라면서 "현재 시운전 열차는 기존 운행 열차 사이에 임시 편성해 운행되지만, 앞으로 정상 운행시 최소 150km/h에서 최대 230km/h까지 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완전 개통시 원강선을 비롯한 경강선 전 구간은 최대 시속 250km로 달릴 수 있다. 공단은 이를 위해 총 774여회의 고속열차를 투입해 철도시설의 전반적인 성능을 최종적으로 확인한다. 이달 30일까지 진행할 예정으로, 열차 운행 일정·관제시스템·역사 설비·열차 이용 편리성 등 54개 항목을 점검한다.
특히 기관사는 열차를 운행하면서 노선 구간별 특징을 숙지하고, 시민단체 등도 직접 이용객으로 탑승해 열차 불편 사항이 없는지도 점검한다.
원주~강릉 노선 위해 국내 최장 산악터널 뚫고…6개 역 신설
이날 서원주역에 잠시 정차한 열차는 여기서부터 강릉역까지 이르는 총 연장 120.7km 새 철도길에 올라섰다. 새로 지은 철길인만큼 구불구불한 곡선 구간을 최소화해 평균 시속 220km 이상으로 달릴 수 있게 설계한 곳이다. 특히 망종역에서 횡성역까지, 진부역에서 강릉역 구간에서는 최고 250km/h 속도를 낼 수 있다.
철도공단은 이 노선을 위해 국내에서 가장 긴 산악터널인 대관령터널(21.7㎞)을 비롯한 터널 34개를 뚫었고, 교량도 53개를 만들었다. 사업비만 3조7597억원이 투입됐다. 아울러 '만종→횡성→둔내→평창→진부→강릉역' 등 6개 역사도 신설됐다. 이중 평창·진부·강릉역은 올림픽지원역사로 경기가 열리는 곳 인근에 위치해 있다.
KTX는 11시쯤 평창역에 잠시 정차했다. 평창역은 해발 660m에 자리해 신설역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다. 잠시 열차에서 내려 역사를 둘러보기로 했다. 이 역은 동계올림픽 기간동안 일일 25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이며, 현재 개장 준비는 끝마친 상태였다. 차량으로 20분(15km)거리에 스노우 보드 경기가 열리는 휘닉스파크가 있다.
이후 종착역을 하나 앞둔 진부(오대산)역에서도 다시금 멈춰섰다. 진부역은 해발 440m에 위치하며, 올림픽기간 일일 1만명 넘는 인원을 동시 수용하는 규모다. 인근 7분 거리(9km)에 알펜시아 올림픽파크가 있다. 올림픽의 하이라이트인 '개·폐회식'이 열리며, 이외에 스키점프, 봅슬레이 등 여러 설상경기도 펼쳐진다.
이날 원강선 구간을 직접 체험해보니 강원도 산악 지형인만큼 유독 터널구간이 많았다. 달리는 내내 창밖 풍경에 좀 빠져들까 하면 금새 터널에 들어가고 나오기를 반복했다. 공단에 따르면 전체 구간 중 터널의 비율이 63%에 달한다. 옛 무궁화열차에서 느껴지는 덜컹거리는 움직임과 느리게 지나가는 차창밖 풍경은 이제는 옛 추억이 되어 버렸다.
또 평창역이 해발 660m에 위치하고, 대관령 터널은 지하 최대 780m에 위치하는 등 민감한 사람이라면 일부 구간에서 기압변화에 의한 '귀가 먹먹해지는 증상'도 느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기자도 해당 구간을 지나면서 이 같은 증상을 경험했다.
대신 KTX 열차이다 보니 편의성은 더욱 좋아졌다. 좌석마다 콘센트가 있어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 충전이 용이했고, 무료 Wi-Fi(와이파이)를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다만 인터넷 사용 도중 잠을 드는 고객을 감안해, 10분마다 한번씩 로그인할 수 있게 설정해뒀다.
옛 하얀 콘크리트 강릉역사 자리에 (신)역사 들어서
드디어 종착역인 강릉역. 기존 강릉시 교2동 118번지 자리에 있던 옛 강릉역사를 허물고 그 자리에 새롭게 지은 신 역사다. 이에 기존에 무궁화열차가 지나던 철로와 옛 역사의 흔적은 다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 역은 일일 1만6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정도로 신설 역사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동계올림픽의 꽃이라 불리는 '피겨스케이트'를 비롯해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등 6개 빙상 경기장이 인근에 위치한다. 강릉올림픽 파크가 차량으로 5분 거리(5km)다.
특히 강릉역사에는 원강선 개통 과정과 기술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체험관'을 운영한다. 체험관 관계자는 "이번 원강선 개통으로 지역개발, 고용유발 등 8조6997억원의 경제가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역사 개통으로 휴가철 명절 등 상습 도로 정체도 해소하는 등 사회적 파급효과도 상당하다"고 자부했다.
지난 1996년 철도청 당시 추진됐던 원강선(원주~강릉 120.7km)은 사업 논의 20년만에 평창동계올림픽과 함께 빛을 보게 된 셈이다. 다음달 중순부터 정식 운행에 들어가면 인천국제공항에서 강릉까지 환승없이 한번에 연결된다. 아직 평일 운행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 확정된 편성은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2018년 2월 9일~25일)에는 하루 총 51회가 운행한다.
이수형 철도공단 건설본부장은 "내년 2월 동계 올림픽 기간중 일일 예상 이용객은 3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출발역 기준으로 인천공항은 16회, 서울역 10회, 청량리역 10회, 상봉역 15회 등 총 51회가 운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3월 동계 패럴림픽 기간(3월9일~18일) 운행횟수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장애인 등 교통약자 이용객이 많은 만큼 좌석공간 확보를 놓고 검토중에 있고, 이달 말 결정될 예정이다. 또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이 완전히 끝난 이후 평시 운행은 이전보다 줄어들 예정이다.
이 본부장은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난 이후에는 상시 이용객이 1~2만명 정도로 될 것으로 예측, 이에 맞게 열차 운행 조정이 있을 것"이라면서 "아울러 서울권 KTX 시작점을 서울역, 청량리역, 상봉역 등 3개 역사 가운데 어디로 할지 공단과 코레일, 국토부가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