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화·교육 사업까지…패션업계, 틈새공략 박차
산업 안전화·양말 사업 나선 아웃도어…"오랜 노하우 담았다" 자신
기존 유통망 활용한 콘텐츠 개발도…업황 어두워 브랜드 차별점에 집중
패션업계에서 주력사업인 의류 외에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며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 내수 침체로 시장 불황이 지속되면서 기존 사업 인프라와 노하우를 활용해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나선 것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웃도어 및 패션업체들은 의류 사업 외에도 산업 안전화, 프리미엄 양말, 교육 관련 사업 등에 진출하는 등 틈새 공략에 나서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레드페이스는 지난 9월 등산화 개발 노하우로 안전화 시장에 진출했다. 안전화는 산업 현장에서 작업자의 발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레드페이스는 안전화 시장이 연간 출고가 기준 1500억원 규모로 매년 매출이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레드페이스는 기존 안전화 대비 안전성을 높인 신제품 '가디언 미드 안전화', '쉴드 미드 안전화', '가디언 안전화' 등 3종을 출시했다. 발가락 부분에 강철 토캡을 사용해 물체 낙하로 인한 발 부상을 막고, 고강도 아라미드 내답판을 사용해 날카로운 물체로부터 발바닥을 보호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회사 관계자는 "레드페이스는 등산화를 시작으로 워킹화, 아쿠아 슈즈 등 기능성 신발 전반에 걸친 개발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다"면서 "안전화 시장까지 영역을 확대해 산업 근로자가 믿을 수 있는 최상의 안전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밀레, 엠리밋 등 브랜드를 운영하는 밀레에델바이스홀딩스(MEH)는 지난달 18일 프리미엄 패션 양말 브랜드 '스테이골드(STAY GOLD)'를 론칭했다.
스테이골드는 소량 생산의 원칙 아래 상품 하나 하나에 높은 퀄리티를 부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체 상품 중 약 30%는 일본에서 제작되며, 일본산 특수원사와 디자인 구성을 도입해 차별화를 시도할 방침이다.
한정민 스테이골드 총괄 실장은 "소모품으로 여겨지던 양말이 최근 몇 년 새 넥타이만큼 중요한 패션 센스의 척도로 자리잡아 소비자 니즈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며 "섬세한 디자인과 차별화된 기능성에 강점을 둔 스테이골드가 이러한 니즈를 채워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스테이골드는 서울 삼청동에 단독 매장도 열었다. 매장은 연건축면적 83㎡(약 25평)의 2층 규모로 스테이골드 상품 전 라인을 만나볼 수 있도록 꾸몄다. 2층은 제품 라인별 콘셉트를 반영한 인테리어를 적용해 고객이 스테이골드 브랜드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고, 1층에선 스테이골드 한정민 실장의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스테이골드는 조만간 온라인 쇼핑몰도 오픈할 계획이다.
틈새시장을 겨냥한 전략이기는 하지만 패션업체들은 오랜 개발 노하우에 기반을 둔 신 사업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레드페이스는 51년간 쌓은 등산화 기술을 활용했고, 스테이골드는 1966년 수제 등산양말을 생산했던 MEH 전신 한고상사의 노하우를 담아냈다는 설명이다.
형지엘리트는 지난 8월 교복사업 노하우와 사업 인프라를 활용해 오프라인 입시 교육과 약 3조4000억원 규모의 이러닝(E-Learning) 교육 시장에 진출했다. 동영상 스트리밍 기술과 AI 학습관리 시스템으로 이러닝 플랫폼을 구축하고, 오프라인 교육 공간의 물리적 제약을 없애 교육분야의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교실을 넘어' 프로젝트에 집중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형지엘리트는 관련 기술을 획득한 데 이어 이러닝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부터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교육사업 진출의 첫 단계로 '엘리트모의평가연구소'를 신설해 2018년 수능 대비 ‘엘리트 모의평가 국어’를 출시하기도 했다. 스쿨링 성적관리 시스템으로 모의평가 채점, 성적 관리, 오답 클리닉 서비스 등 모바일 맞춤형 솔루션 정보를 제공한다.
회사 측은 기존 경쟁사와 차별화된 유통 시스템을 특징으로 꼽았다. 학생들이 교복 매장에서도 손쉽게 교재를 구매할 수 있도록 전국 200여개 엘리트학생복 대리점에 모의고사 교재를 비치하고, 매장을 중심으로 인근 지역 학생들에게 홍보활동도 펼친다.
업계는 이같은 틈새공략이 패션업계 불황에 따른 고육지책으로 보고 있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2014년 7조원 규모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해 5조원대로 떨어졌다. 패션 시장 전체를 봤을 때 역시 1~2%대 낮은 성장세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 아웃도어 업체 관계자는 "이맘때쯤 야외 신제품 촬영 프로모션이 많았는데 이제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대거 사라졌다"며 "의류 구매량이 많아지는 시즌이지만 고객 호응이 높은 제품군을 중심으로 경쟁적인 출시가 이뤄지면서, 마케팅이든 신 사업이든 타 브랜드와 차별점을 마련하는 것은 불가피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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