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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기업' 투자하는 SRI펀드…"수익률도 착하네"


입력 2017.11.02 06:00 수정 2017.11.02 06:57        전형민 기자

연초 이후 21.41%…새 정부 정책 일맥상통 '기대'

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개선 등을 평가해 속칭 '착한 기업'에 투자하는 SRI펀드가 최근 견조한 수익률을 바탕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개선 등을 평가해 속칭 '착한 기업'에 투자하는 SRI펀드가 최근 견조한 수익률을 바탕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SRI펀드의 가치 평가 방식이 새 정부 정책과도 일맥상통하는 만큼 향후 전망에도 긍정적인 기류가 흐르고 있다.

SRI펀드(사회책임투자 펀드·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 Fund)는 환경(Environment),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 지배구조(Governance) 등 'ESG' 모형으로 기업을 평가해 투자 대상을 골라내는 펀드로 지난 2001년 국내에 첫 출시됐지만, 그동안 기업의 지배구조나 투명 경영 등의 요소가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않았던 탓에 지금까지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문재인정부 들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일환인 스튜어드십 코드는 물론 친환경, 도시재생 등이 강조되며 SRI펀드의 수익률 역시 견조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일 펀드평가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의 공모펀드 중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SRI펀드 17종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21.41%였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ETF가 24.44%, 국내주식형 펀드가 22.57%에 맞먹는 성적표다.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 3개월 간 수익률은 오히려 국내주식형 펀드(3.96%)를 뛰어넘었다. SRI펀드는 4.03%의 수익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ETF는 5.5%였다.

견조한 수익률에 발맞춰 설정액도 꾸준히 증가했다. SRI펀드는 올해 초부터 꾸준히 설정액이 증가했다. 특히 최근 3개월 동안 현재 전체 설정액(4179억원)의 절반에 가까운 1791억원이 증가했다.

펀드별 최근 3개월 수익률을 살펴보면 상장지수펀드(ETF)인 '미래에셋TIGER200에너지화학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가 9.18%로 가장 높았다. 신재생에너지 및 에너지 효율화 사업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MKF 그린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인 '미래에셋그린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6.68%), '신한BNPP기업지배구조증권자투자신탁[주식](종류A1)'(5.45%)등이 뒤를 이었다.

연초 이후 21.41%…새 정부 정책 일맥상통 '기대'

SRI펀드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큰 편이다. 새 정부의 정책 기조가 '탈원전', '스튜어드십 코드', '수익의 주주환원정책', '기업의 투명 경영과 지배구조' 등으로 SRI펀드의 가치 평가 기준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슈로더투자신탁운용의 최근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투자자 중 77%가 5년 전에 비해 사회책임투자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시카 그라운드 슈로더투자신탁운용 스튜어드십 코드 책임자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E·S·G(환경·사회·기업 지배구조) 관련 이슈들이 실제로 중요하며, 기업가치(밸류에이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도 "새 정부의 정책 기조에 따라 상장기업들 지배구조 개선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 의결권 행사지침)'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주주환원정책이 더욱 활성화되고 결국 SRI펀드 수익률 역시 좋아지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다만 "SRI펀드의 포트폴리오 자체가 정말 '착한 기업'으로 짜여있는가는 고민해봐야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3개월 간 수익률 1위인 '미래에셋 타이거200 에너지화학증권상장지수펀드'의 경우 주로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SK, 롯데케미칼, GS를 편입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그는 "다른 SRI펀드 역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POSCO 등 코스피200 상위 종목들을 다량 편입하는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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