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 짙어진 아이들…뷰티업계 큰 손 '어덜키즈'
10대 화장품 시장, 연간 20%씩 급성장…초등생 4명 중 1명 "색조화장 해봤다"
'어덜키즈' 겨냥한 화장품 속속 출시…식약처, 화장품 유형에 '어린이용' 신설
#학교 가기 전에 하는 '퀵 등교 메이크업'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제가 오늘 다크서클이 심한데 이럴 때 컨실러를 눈 밑에 발라줍니다. 컨투어링 제품으로 음영도 넣을 건데 이 제품은 스틱형이어서 들고 다니기 편해요. 입술에는 제가 학교에서 자몽레드 제품을 쓰는데 오늘은 워터리 틴트를 발라볼게요. 노세범 파우더로 앞머리도 정리해줍니다.(뷰티 유튜버 은**)
색조 화장을 하는 연령이 낮아지면서 10대 화장품 소비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라온 한 등교 메이크업 영상은 조회 수가 100만회에 육박할 정도로 호응이 높다.
"1년 뒤에 중학교에 가는데 중학교 메이크업도 해주세요" 등 열띤 반응을 포함한 댓글도 1600개 넘게 달렸다. 업계도 10대를 겨냥한 색조·기초제품을 출시하며 이에 발맞추고 있다.
27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10대 화장품 시장은 매년 20%가량 성장하고 있으며 현재 약 3000억원 규모인 것으로 추산된다. 한 시장조사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색조 화장품 구매 금액 비중에서 15~24세 여성이 전체 15~65세 여성 가운데 17.6%를 차지해 45~55세에 이은 2위를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녹색소비자연대의 '어린이·청소년 화장품 사용 행태' 조사 결과 초등학생 4명 중 1명(27.2%)이 색조화장을 경험해 본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에서도 색조화장 같은 어른 문화를 따라 하는 아이들을 뜻하는 '어덜키즈(Adult+Kids)'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3월 화장품 제조판매사인 BCL과 업무 제휴를 맺고 10대를 위한 화장품 브랜드 '0720'을 론칭했다. 0720은 신조어 '이거레알'의 자음을 숫자로 형상화한 것으로, 10대들이 등교를 준비하는 오전 7시20분을 뜻하기도 한다. 0720은 '엄마와 10대 딸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뷰티 브랜드'라는 콘셉트를 내세우고 있다.
최근 0720은 다이소와 협업한 'Crush On You(너에게 반하는 시간)'을 출시했다. 해당 라인은 풀 세트 색조 화장품으로, 블러셔 2종과 아이섀도 팔레트 2종, 오일틴트, 쿠션 파운데이션 등 메이크업 제품으로 구성됐다. 제품당 2000~5000원대로 로드숍 화장품보다 더 저렴하지만, 품질이 좋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랜드그룹도 지난해 패션 브랜드 '더데이걸'에 한국콜마와 협업해 10대 화장품 브랜드 '더데이걸즈 뷰티' 라인을 내놨다. 더데이걸즈 뷰티 라인은 스킨, 로션, 수분 크림과 같은 기초제품부터 틴트, 팩트 같은 색조제품까지 판매하고 있다. 회사 측은 더데이걸이 어린이 패션 브랜드인 것을 고려해 색조 라인은 통상 판매되는 제품에 비해 색소를 줄이는 등 차별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 4월 유아·어린이 전용 브랜드 '소이베베'를 론칭하고, G마켓·옥션에서 어린이 전용 마스크팩을 포함한 로션, 크림, 수딩젤 등 스킨케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어린이 화장품 시장이 확대되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현재 12개의 화장품 유형에 '어린이용 제품류'를 추가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식약처는 어린이 화장품을 사용할 수 있는 연령을 만 13세 이하 초등학생으로 설정하고, 알레르기 유발 우려가 있는 물질이 들어있으면 의무적으로 기재 및 표시하도록 하는 등 세부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한 화장품 브랜드 관계자는 "메이크업 연령이 계속 낮아지고 있는데 그간 10~20대 전용 제품군은 많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앞으로는 피부 자극이 적고 자연스럽게 발색되는 제품을 중심으로 맞춤형 마케팅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