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20회 우승에도 통산 승점 4위 ‘왜?’
역대 누적 승점 1위는 18회 우승의 리버풀
리버풀 이어 아스날-에버턴-맨유-빌라 순
잉글랜드 풋볼리그는 1888년에 출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리그로 유명하다.
역사가 워낙 길다보니 지니고 있는 기록들도 방대하다. 규모를 확장해나간 풋볼 리그는 1892년 2부 리그를 출범시켰고 그로부터 6년 뒤 승강제가 도입된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교통수단이 발달했고 런던을 연고로 한 영국 남부 지역 클럽들이 대거 풋볼 리그에 참가, 규모를 크게 확장했다.
2차 세계 대전으로 유럽 전역이 혼란에 빠졌을 때에는 7년간의 휴식기에 들어간다. 이때에도 풋볼리그의 위상과 인기는 대단했는데 영화 ‘덩케르크 오리지널(1958년작)’에서는 영국군이 피아식별을 위해 “올 시즌 풋볼리그 우승팀은?”이라는 질문이 나온다.
그러자 한 영국군 병사는 “전쟁으로 인해 리그는 열리지 않았다. 지난해 우승팀을 묻는다면 바로 에버턴”이라고 답한다. 정답을 맞힌 이 영국군 무리는 안전하게 부대에 복귀하게 된다.
전쟁이 끝난 1950년 3부 리그(24팀)로 확장됐고, 다시 8년 뒤 4부 리그가 출범된다. 1981년에는 공격 축구를 지향하기 위해 승리팀에 주어지던 승점 2를 3점으로 높였다. 그리고 세계화를 선언한 잉글랜드의 축구는 1992년 지금의 프리미어리그로 재탄생된다. 그러면서 104년간 이어져 온 풋볼리그는 막을 내렸다.
영국 내에서 프로리그의 역사를 논할 때 프리미어리그의 출범 전과 후로 나누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1888년부터 현재까지 118년의 역사를 하나로 보고 있다. 1부 리그 역대 최다 우승팀은 대표적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이며 무려 20회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특히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에만 무려 13회 우승을 일군 잉글랜드 최고의 명문이다.
하지만 역사 속에서의 맨유는 최다 승리 및 승점 기록과 거리가 멀다. 맨유보다 약 10년 정도 1부 리그에 더 머문 팀들이 있기 때문이다.
역대 1부 리그 통산 승점 1위는 리버풀(5515점)이다. 1891년 에버턴이 홈구장으로 쓰던 안필드를 떠나자 이듬해 리버풀 FC가 창단됐고, 1894년 1부 리그에 참가한 뒤 1900-01시즌 역사적인 첫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클럽 역사상 세 차례 강등이 있었지만 1954년 승격된 뒤 지금까지 1부 리그에 몸담고 있으며 특히 7~80년대 최강자 위치에 올라서며 무지막지한 승점을 쌓았다.
통산 누적 승점 2위(5465점)는 아스날이다. 1893년 풋볼 리그에 가입한 아스날은 1930년에 와서야 첫 번째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아스날은 가장 꾸준한 성적을 올리는 팀으로도 유명한데 1부 리그 참가 후 강등은 단 한 차례(1912-13시즌)에 불과했고, 1차 대전 직후인 1919년 재승격된 뒤 계속해서 1부 리그에 잔류하고 있다.
누적 승점 3위(5293점)는 풋볼 리그 창단 멤버인 에버턴이다. 충성도 높은 팬층을 자랑하는 에버턴은 1920년대 딕시 딘(한 시즌 역대 최다골, 60골)과 함께 영광의 시대를 보냈으며 1960년대 두 번째 황금기를 맞았다. 에버턴이 1부 리그에 머문 기간은 무려 115년, 당연히 잉글랜드 클럽 역사상 최고 기록이다.
맨유의 누적 승점은 5263점으로 4위다. 맨유는 1920년대까지 승격과 강등을 되풀이했는데 리버풀, 아스날, 에버턴과의 통산 승점은 이때 확 벌어졌다. 프리미어리그 출범과 함께 압도적인 승점을 쌓고 있지만 다른 팀 역시 함께 1부 리그에 머물고 있어 승점을 좁히기가 쉽지 않다.
통산 승점 최상위권에 있는 팀들 중 순위 역전이 가능한 곳은 1~2위 리버풀과 아스날, 그리고 3~4위 에버턴과 맨유다. 이들의 격차는 각각 50점과 30점인데 매년 벌어들이는 승점이 엇비슷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따라잡는데 수년의 시간을 필요로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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