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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CEO]제과업계 산증인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


입력 2017.10.13 06:00 수정 2017.10.13 08:54        김유연 기자

'루트세일','크로스마케팅' 등 위기 정면 돌파

과자에도 깃든 예술 사랑…매출 신장률 급증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 ⓒ크라운-해태제과

윤영달 회장은 국내 제과사에 큰 획을 긋는 굵직한 일들을 직접 추진한 주인공이자 제과산업의 역사를 관통하고 있는 산증인으로 불린다. 윤 회장은 크라운제과 창업주인 고 윤태현 회장의 뒤를 이은 2세 경영인이다.

1945년 4월 29일 생인 그는 연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1995년 모기업인 크라운제과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 본격적으로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2003년 윤 회장의 묘수에 힘입어 크라운제과는 본격적으로 적자기업에서 흑자기업으로 탈바꿈했고, 2005년 크라운제과의 해태제과 인수에 성공했다.

◆마케팅에서 제품개발까지 직접 챙긴다=크라운제과는 2004년까지 국내 시장점유율 4위에 불과했지만 다양한 히트상품과 독특한 마케팅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그 바탕이 된 것이 우리나라 시장에 맞게 개발한 '루트 세일'이다.

1969년 처음 도입된 루트 세일은 제조업체의 유통사원이 도매상을 거치지 않고 전국 방방곡곡의 구멍가게까지 직접 찾아 다니며 물건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도매상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소매상은 더 많은 이윤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크라운제과의 독창적인 제품개발 역시 윤 회장 솜씨다. 국민간식 뻥튀기에서 착안해 1972년 개발한 '죠리퐁'은 국내에서 만들어진 최초의 스낵으로 지금까지 크라운제과 최고의 히트상품 자리에 올라있다.

해태제과는 2014년 과자계 '블루칩'으로 불리는 '허니버터칩'도 내놨다. 허니버터칩은 국민적 신드롬을 일으키며 출시 7개월 만에 매출 2000억원을 돌파했고 없어서 못파는 '품귀현상'에 까지 이른다.

◆'공격적 경영'…위기 정면 돌파 =크라운해태제과가 국내 대표 제과전문 기업의 반열에 오르기까지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1998년 1월 외환위기에 회사가 부도를 맞아 화의신청까지 한 경험이 있다. 협력업체와 채권단의 도움으로 화의에 들어가 한숨은 돌렸지만 영업조직에 공급한 신제품이 없다는 점이 문제였다.

이때 크라운제과의 활로를 뚫어준 것이 '크로스 마케팅'이다. 크로스 마케팅은 크라운제과가 가진 업종 특성을 반영한 제휴 마케팅의 한 방법으로 역시 윤 회장이 창안했다.

크라운제과는 크로스마케팅으로 해외 시장에도 눈을 돌렸다. 비슷한 입맛의 소비자가 있는 일본과 대만, 중국 업체의 문을 두드린 것. 그 과정은 힘겨웠지만 열매는 달디달았다. 2000년 6월 중국 업체인 왕왕에서 수입한 쌀과자가 인기를 끌며 그 해 매출 800억 원이라는 놀라운 실적을 거뒀고, 2003년 크라운제과는 5년 만에 적자기업에서 흑자기업으로 거듭났다.

◆과자에도 깃든 '아트경영'=그는 예술에도 관심이 많다. 특히 윤 회장의 국악 사랑은 남다르다. 이러한 국악에 대한 그의 남다른 후원활동을 인정받아 지난 2011년에는 전 세계 12명에게 주어지는 몽블랑 문화예술 후원자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2016년에는 한국메세나대회에서 메세나인상을 받기도 했다.

윤 회장은 직원들과 함께 판소리를 배우고 2007년에는 민간기업으로는 최초로 '락음국악단'을 창단해 운영하고 있다. 국내 최정상 국악 명인들이 한 무대에 서는 '대보름 명인전'을 2008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의 국악 발전을 위해 국내 최대 규모의 퓨전국악공연인 '창신제'를 2004년부터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또한 서울시와 함께 서울 아리랑 페스티벌을 주관해 시민들이 직접 아리랑을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으며,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이러한 아트경영에 대해 결코 '메세나'가 아니라 '마케팅'이라고 정의한다. 고객들에게 제품의 우수한 품질에 예술의 감성을 더한 제품으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 바로 아트경영이라는 것이다.

아트경영은 국악에서 시작해 조각과 시로 확대 발전하고 있다. 과자도 조각품이라는 생각으로 과자에 아트를 접목시켰더니 실제로 매출이 오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오예스’와 ‘쿠크다스’ 제품이다. ‘오예스' 포장에 심명보 작가의 '백만송이 장미'를 그려 넣어 단순히 제품 진열만으로도 예술작품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어 밋밋한 과자였던 비스킷 '쿠크다스'에 초콜릿으로 물결 모양의 동세를 주었더니 매출이 2배 이상 신장했다.

윤 회장의 경영철학은 '고객행복'이다. 행복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감동, 즐거움, 재미 같은 기분 좋은 느낌이 자주 반복되는 것이고 결국 제과업계가 나아갈 길은 엔돌핀을 주는 과자를 매개체로 삼아 직원과 고객에게 행복을 선사하는 것이라고.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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