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독일 에보닉사와 글로벌 협력 방안 모색"
PO시장에 ‘친환경 HPPO’ 확산 방안 협의...과산화수소수 사업 진출 방안도
PO시장에 ‘친환경 HPPO’ 확산 방안 협의...과산화수소수 사업 진출 방안도
SKC가 글로벌 화학사인 독일 에보닉사와 상호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SKC는 10일 "친환경 프로필렌옥사이드(PO) 제조기술인 ‘HPPO’ 공법의 원천기술을 가진 독일 에보닉사와 글로벌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PO는 자동차 내장재 등에 쓰이는 폴리우레탄, 화장품·의약품 원료인 프로필렌글리콜(PG)의 기초 원료로 관련 산업의 성장에 발맞춰 수요가 매년 30만~40만톤 가량 성장하고 있다.
HPPO 공법은 과산화수소를 촉매로 사용해 PO를 생산하는 방법으로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PO와 물만 나오기 때문에 부산물이 나오는 다른 공법보다 경제성이 높고 친환경적이다.
SKC는 "양사간 협력방안 논의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발굴하고 있는 SKC와 세계 2위 과산화수소수 제조사로서 HPPO 공법 확산 방안을 고민하던 에보닉의 필요가 만난 결과"라며 "이르면 올해 안에 밑그림이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SKC가 고려하는 글로벌 협력 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양사가 HPPO 기술 제공 및 공장 운영사업(O&M·Operation & Maintenance)에 진출하는 방식이다. HPPO 공법은 최근 친환경 트렌드 속에서 전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지만 도입하기가 쉽지 않다.
에보닉에선 라이선스를 통해 외부에 기술을 공유하지만 적용이 까다롭고 복잡해 상용화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에보닉으로부터 HPPO 공법을 도입한 다른 업체의 경우, 가동률이 30% 수준을 밑돌고 있다.
반면 SKC는 기술 도입 2년만인 2008년 HPPO 공법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데 이어 10년째 가동률 10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HPPO 기술을 도입한 곳 중에서 가동률이 높은 곳은 SKC가 유일하며 이는 SKC의 노하우가 주목 받는 이유가 됐다.
회사측은 "협력 요청 의사를 밝힌 중국·중동·유럽 지역 업체 5곳 중 일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에보닉과 함께 협력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HPPO 공장 운영 사업에 새롭게 진출하거나 해당 업체와 합작투자사(JV)를 만들어 해당 지역에 진출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번째는 HPPO 공정에 쓰이는 과산화수소수 사업에서 협력하는 방안이다. HPPO 공정에는 반드시 과산화수소수 대량 공급이 안정적으로 필요하다. PO 30만톤을 만드는 데에는 과산화수소수는 20만톤이 필요하며 순도 70% 이상의 고순도 제품이 아니면 안된다.
이 때문에 보통 HPPO 생산시설 옆에는 고순도 과산화수소수 생산시설이 들어선다. SKC의 경우에도 SKC와 에보닉이 합작해 세운 SEPK(SKC Evonik Peroxide Korea)라는 과산화수소수 제조사가 HPPO 시설 인근에 있다.
현재 SKC는 SEPK 경험을 바탕으로 과산화수소수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에보닉과 협의하고 있다. HPPO 공법을 처음 도입하는 업체 인근에는 고순도 과산화수소수 공급시설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SEPK 운영경험은 HPPO용 과산화수소수 생산시설을 만들고 운영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며 수익성도 10% 이상으로 좋은 편이다.
양사가 협력해 HPPO 공법이 전세계로 진출하면 양사의 매출은 물론 이익까지 큰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연간 글로벌 PO 생산량은 900만톤으로 약 135억 달러 규모다.
이 중 HPPO 공법 생산량은 약 150만톤으로 16.7% 가량에 불과해 성장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과산화수소수 수요도 크게 늘어난다. HPPO 공법으로 글로벌 생산량의 절반을 생산하는 경우 과산화수소수 필요량은 300만톤으로 21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
SKC 관계자는 “JV 설립을 통한 사업 참여나 공장 운영 사업 진출 등 HPPO 사업 확대 방안을 독일 에보닉사와 함께 협의하고 있는 중”이라며 “양사가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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