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츠 고민’ 류현진, 변수는 WC 결정전
로버츠 감독, 류현진에 보직 결정 보류
DS서 콜로라도 만나면 선발진 합류 힘들듯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0·LA다저스)이 포스트시즌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확정지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류현진은 30일(한국시각) 미국 콜로라도 주 덴버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서 2이닝 6피안타(3피홈런) 5실점 하고 자신의 타석에서 대타로 교체됐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3.47에서 3.77로 상승했다.
특히 이번 콜로라도전은 류현진의 포스트시즌 보직이 걸려 있는 중요한 일전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하면서 4선발 진입이 사실상 어렵게 됐다.
당초 류현진에게 최상의 시나리오는 이날 호투로 불펜으로 내려가지 않고, 팀의 4선발 자리를 꿰차는 것이었다.
성적만 놓고 보면 올해 정규리그에서 16승 3패, 평균자책점 2.72로 뛰어난 성적을 거둔 알렉스 우드가 선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당연했지만 로버츠 감독이 확실하게 그의 보직을 결정하지 않았다.
이는 후반기 들어 중간이 허약해진 다저스와 불펜 투수로 나서기가 쉽지 않은 류현진의 상황과 맞물려 있다. 불펜이 허약한 팀 사정을 감안해 우드를 전천후 스윙맨으로 활용하고, 류현진이 선발로 나설 수도 있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콜로라도전 부진으로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이날 콜로라도를 상대로 호투를 펼쳤다면 곧바로 포스트시즌 선발을 확정 지을 수 있었지만, 기회를 주고자 했던 로버츠 감독과 허니컷 투수코치도 이제 류현진을 내세울 명분이 없어졌다.
일단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의 보직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현지 언론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에 따르면 그는 “단지 한 경기일 뿐이다”며 류현진의 부진에 대해서 두둔했다.
그는 “이 한 경기로 포스트시즌 로스터를 결정하고 싶지는 않다”며 “류현진은 올 시즌 좋은 한 해를 보냈다. 다양한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류현진의 선발 로테이션 탈락이 유력해 보이는 가운데 변수는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결과다.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한 장은 서부지구 2위 애리조나가 차지한 가운데 콜로라도가 남은 2경기에서 1승만 거두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한다.
만약 콜로라도가 애리조나를 제압하고 올라온다면 류현진은 선발진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크다.
류현진은 올 시즌 콜로라도를 상대로 1승도 거두지 못하고 4연패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도 무려 8.64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경기로 시즌 농사가 결정될 수 있는 포스트시즌서 선발을 맡기기에는 위험 부담이 따른다.
반면 애리조나라면 그나마 가능성이 있다. 류현진은 올 시즌 애리조나를 상대로 2경기에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6.30으로 부진했다.
지난 8월 31일 체이스필드 원정서 4이닝 6실점으로 부진한 것이 컸다. 하지만 일주일 만에 열린 홈경기 등판에서는 6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해 완벽히 되갚았다. 류현진 입장에서는 그나마 콜로라도보다는 애리조나가 수월한 편이다.
다만 팀으로 생각한다면 다저스에게 애리조나는 부담스런 상대다. 다저스는 정규시즌서 애리조나에 8승 11패로 밀렸다. 8월 말부터는 애리조나에게 6연패를 당하기도 했다.
과연 로버츠 감독이 류현진에게 어떤 역할을 부여할지 애리조나와 콜로라도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결과가 그 어느 때보다 큰 주목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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