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탈락 확정된 두산전에서 무기력 패배
양상문 감독의 투수 교체 타이밍도 아쉬움
[이용선의 견제구] 포스트시즌 탈락 확정된 LG, 과연 '최선' 다했나?
LG 트윈스가 9월 마지막날 삼성을 상대로 끝내기 승리를 거뒀지만 기쁨보다는 씁쓸함이 컸다. 이미 전날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가 확정됐기 때문이다.
LG는 29일 두산과의 잠실더비에서 3-5로 패하며 잔여 경기와 무관하게 가을야구 티켓 확보에 실패했다.
당시 경기에 앞서 LG는 트래직 넘버 1을 남겨둔 상황이었다. 1패만 더하면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가 자동 확정되기 때문에 양상문 감독을 비롯해 선수단 전체가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경기였다. 하지만 감독과 선수 모두 절실함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탈락 위기에 몰린 LG는 무엇보다 선취점이 중요했다. 하지만 수비 실수로 인해 허망하게 선취점을 내줬다.
0-0이던 5회초 1사 2, 3루에서 민병헌의 땅볼 타구가 3루수 양석환에 향했다. 정상적으로 포구했다면 3루 주자 에반스의 홈 쇄도를 저지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타구는 양석환의 글러브에 맞고 외야로 빠졌다. 에반스는 물론 2루 주자 오재원까지 득점해 0-2가 됐다.
기록상으로는 안타였지만 양석환의 수비 집중력에 아쉬움이 컸다. 결과적으로 민병헌의 타구는 이날 경기의 결승타가 됐다.
LG가 1-3으로 뒤진 6회말 2사 후 김재율이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이어 양석환의 땅볼 타구를 유격수 류지혁이 한 번에 포구하지 못하고 놓쳤다. 하지만 처음부터 전력 질주를 하지 않은 양석환은 1루에서 아웃되어 이닝이 종료됐다.
주루가 어려운 부상이 있지 않은 한 내야 땅볼을 친 타자 주자에 요구되는 기본 플레이는 1루를 향한 전력질주다. 하지만 전력 질주를 하지 않은 양석환은 상대의 수비 실수를 파고들지 못했다.
만일 양석환이 1루에서 세이프가 됐다면 2사 1, 2루 동점 주자를 둔 기회가 팀 내 최다 홈런(15홈런)을 기록 중인 유강남에 연결될 수 있었다.
양상문 감독의 투수 교체도 납득하기 어려웠다. 선발 소사는 6회초까지 101구로 이미 한계 투구 수에 육박했다. 하지만 7회초에도 소사를 고집하다 쐐기점 허용으로 직결됐다.
7회초 선두 타자 민병헌을 상대로 소사는 슬라이더가 높아 중전 안타를 맞았고 이어 최주환 타석에서 폭투를 기록한 뒤 최주환을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1, 2루가 됐다.
전반적으로 제구가 높아진 소사는 두산의 주루 실수에 힘입어 2사까지는 막았지만 2사 후 오재일에 우익선상으로 빠지는 2타점 싹쓸이 쐐기 2루타를 얻어맞았다. 1-5로 벌어져 승부가 완전히 갈렸다.
양상문 감독은 그에 앞서 조수행의 중전 안타로 1사 1, 2루가 된 뒤 마운드에 직접 올라와 소사의 의향을 물었다. 이때 소사의 투구 수는 이미 112구였기에 양상문 감독은 선수의 의향을 물을 것이 아니라 투수 교체를 단행해 불펜을 가동해야 했다. 소사가 강판된 뒤 이어 던진 임정우와 정찬헌이 합계 2.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잔상은 더욱 크게 남았다.
프로야구의 한 시즌 144경기 중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되는 경기는 없다. 특히 이날 경기는 LG의 홈인 잠실구장에서 더그아웃 라이벌 두산을 상대로 트래직 넘버 1을 남기고 치러졌다. 일말의 후회도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경기였다.
하지만 이날 양상문 감독과 양석환이 보인 느슨한 모습에서는 승리를 향한 간절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경기는 질 수 있다. 다만 LG 감독과 선수가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는 의문이다.
글: 이용선, 김정학/정리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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