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는 보톡스·미세먼지 차단"…화장품 허위·과장 광고 주의보
'박찬호 크림' '미세먼지 차단' 등 화장품 과대광고 사례로 꼽혀
안티폴루션 인증 가이드 없어…"인증기준 서둘러 마련해야" 지적도
'바르는 보톡스' 혹은 '미세먼지 차단'과 같은 문구로 광고하는 화장품들 중 실제 효능·효과를 볼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사용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29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바르는 보톡스'를 표방하며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제품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이 제품을 얼굴에 바르면 보톡스 주사를 맞은 것처럼 피부 주름이 개선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흔히 보톡스라고 불리는 보툴리눔 톡신은 고병원성 위험체여서 화장품 원료로는 사용할 수 없게 돼 있다.
유사 성분이 함유됐더라도 실제 보툴리눔 톡신과 달라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보툴리눔에서 유래한 펩타이드를 주성분으로 기능성화장품 허가를 받은 제품은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지방식약청은 올해 초 화장품 과대광고 처분 사례 중 하나로 '바르는 보톡스'를 지목하기도 했다.
일명 '박찬호 크림'으로 인기를 끈 제품도 허위·과장 광고로 식약처 제재를 받게 됐다. 해당 크림은 유명 스포츠 스타를 홍보 모델로 앞세워 피로 예방과 완화, 통증완화 효과가 있다고 홍보해왔다. 특히 미국에서는 의약품에 가까운 제품이지만 국내에선 화장품으로 허가 받았다며 효능을 강조했다. 식약처는 소비자들이 의약품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들어 해당 화장품을 만든 업체에 대해 행정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미세먼지 차단 효과를 내세우는 화장품 중에서도 절반은 관련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는 지난 5월 화장품 제조판매업체 22곳에 미세먼지 관련 광고 표현에 대한 실증 자료를 요구해 검토했다. 그 결과 22곳 중 12곳은 적합 판정을 받았지만 나머지 10곳은 행정처분과 광고 중지 명령을 받았다. 화장품 허위·과장 광고를 한 업체는 화장품법에 따라 해당 제품 광고 중지나 판매 정지 같은 행정처분을 받도록 돼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도자 국민의당 의원은 "그간 화장품업체들이 미세먼지 흡착방지나 세정 효과가 있다며 '미세먼지 철벽 방어' 등의 문구로 홍보했지만, 상당수는 소비자 수요에 편승해 실증 자료 없이 허위·과장 광고를 해왔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식약처가 미세먼지 차단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절차와 가이드라인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식약처는 자외선 차단, 주름 개선, 미백을 포함해 10종에 대해서만 기능성을 인정하고 있다. 미세먼지 차단 화장품에 대한 인증 기준이 없어 이같은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능성 인증 기준이 부재한 상황에서 화장품 업체들은 자체적으로 특허출원에 나서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유해물질 차단 화장품 관련 특허출원은 2015년 9건에 불과했으나 지난해는 27건으로 급증했다. 올해도 지난 5월까지 총 12건이 출원돼 지난해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능성 화장품을 판매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안티폴루션(Anti-Pollution·오염 방지) 제품에 대한 수요가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미세먼지 차단 관련 임상 방법이나 광고 문구에 대한 기준이 없어서 문제가 발생하는 측면이 있다"며 "회사 자체적으로 엄격한 기준과 시험 방법에 따라 안티폴루션 기능을 입증하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의 방안"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세먼지 방지 등 안티폴루션 제품에 대한 수요는 유해환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급증하는 데 따라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H&B(헬스앤뷰티) 스토어 올리브영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14일까지 황사·미세먼지 관련 제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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