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 밀란 '기대 이하' 왜 헤매고 있나
수비진 불안, 2경기서 4골 얻어맞아
주전들에 대한 이렇다 할 체력 관리도 없어
막대한 투자에도 AC 밀란의 성과는 아직까지 미미하다.
밀란은 29일(한국시각) 이탈리아 산 시로에서 열린 ‘2017-18 UEFA 유로파리그’ D조 48강 2라운드 HNK 리예카와의 홈경기에서 3-2 승리했다.
안드레 실바-마테오 무사치오의 연속골로 2-0 리드를 잡은 밀란은 후반 아코스티와 엘레즈에게 골을 내주며 2-2 동점을 허용했다. 후반 추가 시간 파트리크 쿠트로네가 극적인 골을 터뜨려 3-2로 이겼지만 물음표는 여전하다.
삼프도리아전 이어 리예카전에서도 기대 이하
밀란은 지난 24일 이탈리아 제노바에 위치한 루이지 페라리스서 열린 ‘2017-18 이탈리아 세리에A’ 6라운드 삼프도리아 원정에서 0-2로 패했다. 우디네세전에 이어 스팔전 승리로 2연승을 달렸던 밀란으로서는 뼈아픈 패배다. 게다가 다음 라운드 밀란의 상대는 강호 AS로마다.
수비진이 흔들렸다. 공격진은 기회를 잡지 못했고, 사파타가 출전한 수비진은 여러 차례 흔들리며 2골을 내줬다. 수비수 사파타의 실수가 도드라진 실점 상황이다.
모호한 로테이션, 주전들 체력 빨간불
시즌 전 밀란은 대대적인 선수진 보강에 나섰다. 사실상 물갈이다. 몇몇 선수를 제외하면 새롭게 구성된 팀으로 볼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선수라도 축구는 개인이 아닌 팀 스포츠다. 하나의 팀으로 융화되기 위해서는 분명 시간이 필요하다.
문제는 이후다. 감독의 고집이 완강하다. 주전급들에 대한 관리가 없다. 일단 정해놓고 시작한다. 변화가 필요해도 원하는 선수만 투입하고 있다. 약팀과의 경기에서는 티가 나지 않았지만, 조금만 센 팀을 만나면 힘을 쓰지 못한다.
시급한 문제는 미드필드진 정리다. 현재 밀란이 가동할 수 있는 최선의 자원은 찰하놀루, 비글리아, 케시에로 이루어진 미드필더진 조합이다. 찰하놀루는 장기간 징계로 인한 공백으로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은 상태지만, 비글리아와 케시에에 대한 체력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미드필드진의 추진력이 떨어진 상태다.
이는 경기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케시에는 밀란의 새로운 엔진으로 불리지만, 오일이 떨어진 엔진과 같다. 잦은 출전으로 컨디션이 눈에 떨어졌고, 장점인 활동량 역시 이전과 달랐다. 교체 시점이 필요했지만 몬텔라 감독은 끝까지 케시에를 고집했다.
리예카전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미드필드진은 여전히 부실했다. 후반 막판에는 수비진마저 무너지며 동점까지 허용했다.
난공불락 같았던 수비진, 뚜껑 열어보니...
기존 수비수 로마뇰리에 보누치와 무사치오를 더했지만 시즌 전 예상과 달리 고전 중이다. 수치가 말해준다. 지난 2경기에서 밀란은 4골을 얻어맞았다.
주장 완장까지 준 보누치는 빌드업에서 유용하지만 맨마킹에서 여러 차례 약점을 드러냈다. 보누치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전환했지만 크게 다르지 않다. 삼프도리아전에서는 백업 수비수 사파타가 치명적인 두 번의 실수로 2골을 내줬다.
리예카전에서도 보누치가 상대 역습을 막지 못하며 실점했고, 후반 막판에는 로마뇰리의 실수로 페널티킥을 내주고 동점을 허용했다. 두 번의 실점 모두 수비진의 명백한 실수다.
지금과 같은 행보라면 밀란의 시즌 목표인 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 확보에도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 이번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는 시즌 초반부터 강호들이 순항 중이다. 방황이 길어지면 거금을 투자하고도 지난 시즌만도 못한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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