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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엑소더스-중] 애타는 면세점…도미노 철수설까지


입력 2017.09.18 06:00 수정 2017.09.18 05:59        김유연 기자

롯데·한화갤러리아·삼익면세점 등 임대료 갈등

임금 반납·구조조정 등 비상경영 돌입

서울 시내 면세점의 모습. ⓒ데일리안

롯데·한화갤러리아·삼익면세점 등 임대료 갈등
임금 반납·구조조정 등 비상경영 돌입


한때 유통업계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던 국내 면세점 업계에 비명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이 사드 보복 조치로 지난 3월 중순부터 '방한 금지령'을 내리면서 매출이 급감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74억원에 그쳤다. 호텔신라 역시 면세점 부문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431억원에서 올해 249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도 1분기 16억원, 2분기 4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면세점 도미노 철수설 모락모락=가장 먼저 한화갤러리아가 철수를 선언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달 31일 제주국제공항 내 면세점 임대차 계약을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한국공항공사의 요청으로 연말까지 운영을 연장한 상태다. 연말 이후 한화갤러리아가 완전히 철수한다면 현재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는 판촉사원 150여명은 다음 사업자에게 고용 승계될 예정이다.

유커의 감소로 적자가 이어지는 인천공항 입점 면세점 업체들도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를 인하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공사 측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 조정을 공식 요청했다. 면세점 산업의 위기 상황을 고려해 품목별 영업료율에 따라 금액을 책정하는 방식으로 임대료를 변경해달라는 것이다.

인천국제공항 롯데면세점에 근무 중인 인력은 판촉 사원을 포함해 약 2000여명에 달한다. 후속 사업자가 나타난다면 수요를 그대로 흡수할 수 있지만, 나타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 철수가 이뤄질 경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앞서 한화갤러리아도 제주공항에서 사업권을 조기반납하고 철수를 선언한 데다 중소사업자인 삼익면세점은 임대료 감액 소송까지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라 업계에서는 '도미노 철수설'까지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의 분위기라면 내년 초 회복도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중국인 관광객 수가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국내 면세점 과다경쟁과 구조조정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단기간 내 시장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면세점 업계에 부는 칼바람 '구조조정'=최악의 수렁에 빠진 면세점 업계는 결국 구조조정 카드를 꺼내들었다.

한화갤러리아는 면세점 사업을 총괄하던 면세사업본부 조직을 최근 시내면세점 단일 체제로 축소했다. 관련 인력도 초기 200명에서 40%나 줄였다.

두타면세점은 영업시간과 영업면적을 줄였다. 국내 최초 심야면세점을 내세우며 일부 매장의 경우 새벽 2시까지 영업을 했지만 사드로 인한 피해가 확대되면서 전 영업장 종료시간을 오후 11시로 앞당겼다. 영업층수도 9개층에서 7개층으로 축소했다.

중소·중견면세점이 처한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하나투어의 SM면세점은 기존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6개 층이 영업을 했지만, 현재는 지상 1∼4층만 운영하고 있다. 면세점 인력도 초기보다 30여명 줄였다.

중국의 사드 보복 본격화 6개월 만에 국내 면세점 업계가 휘청이고 있지만 중국인 관광객에 편중된 수익구조 자체를 개선하는 일이 쉽지 만은 않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동남아시아와 따이공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면서 "이대로 상황이 지속된다면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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