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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보다 브랜드가치"…사드 우려 속 K뷰티의 역발상


입력 2017.09.09 06:00 수정 2017.09.09 04:41        손현진 기자

상품별 구매 가능 수량 20개에서 5개로…최대 75% 축소

업계선 "단기 이익보다 브랜드 가치가 중요" 한목소리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 이후 서울 시내 한 면세점 매장 모습. ⓒ데일리안

사드 추가 배치 논란으로 중국과의 외교 감정이 더욱 악화 되고 있는 가운데 유통업계는 '금한령'과 같은 중국의 보복 조치가 또 한번 시행될까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유력 화장품 업체들은 당장의 매출하락에 연연하기 보다 오히려 면세점 판매 정책을 강화하며 브랜드 가치 관리에 나서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4일부터 롯데·신라 등 국내 면세점 온라인 및 오프라인 채널에서 구매 제한 수량을 기존보다 최대 75%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는 오프라인에서 '동일 브랜드 내 상품별 최대 10개'를 구입할 수 있었지만 설화수·라네즈·헤라·아이오페는 브랜드별 최대 5개로 줄었다. 구매 제한이 없던 아모레퍼시픽은 최대 5개, 프리메라·마몽드·리리코스도 최대 10개 규정이 신설됐다.

온라인에서도 기존에는 브랜드별로 최대 20개까지 구매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설화수·라네즈·헤라·아이오페는 브랜드별 최대 5개로, 구입 품목 수가 기존보다 75% 줄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국 보따리상의 구매가 과도하게 성행하면서 시장이 혼란스러워지면 글로벌 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일반 고객이 더 원활하게 자사 제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매 제한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과 업계 투 톱을 이루는 LG생활건강도 지난달 초부터 프리미엄 브랜드 '후'와 '공진향', '인양' 3종 등 세트 제품 6개와 '숨', '워터풀' 3종 등 세트 제품 2가지를 최대 5개까지만 살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10개까지 구매할 수 있었다.

이번 조치는 중국 현지에서의 제품 판매전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보따리상들이 국내 면세점에서 저렴하게 물건을 구입해 중국에서 공식적인 유통 경로를 거치지 않고 불법적으로 판매하면 유통기한이나 고객 서비스 문제 등이 불거질 수 있다"며 "면세점뿐 아니라 모든 채널에 대해 불법적·편법적 유통을 막으려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데 면세점이 특히 보따리상의 타깃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모레퍼시픽의 한방화장품 설화수 매장직원이 싱가포르 탕스 백화점 내 매장을 찾은 현지인에게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내수 침체와 중국의 사드 보복 등 국내 시장에 악재가 잇따르면서 동남아와 북미, 중동 등지로 해외시장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LG생건도 미국·중동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화장품 업체들이 브랜드 가치를 관리하는 것은 글로벌 입지를 확대해가는 측면에서도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던 화장품 소매판매액 지수는 지난 4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에 그쳤다. 4월에는 처음으로 대 중국 화장품 수출 규모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면세품 판매제한 강화가 화장품 기업들의 단기적인 실적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면세점 매출 비중에서 화장품 판매가 절반에 달했고, 국내 면세점 매출에서 약 70%를 외국인들이 차지했다. 때문에 중국 보따리상의 구매량이 적어지면 국내 매출 하락분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와 관련된 업계의 우려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업체 관계자는 "단기적인 매출보다 회사가 오래 쌓아온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는 것이 훨씬 더 큰 손해일 것"이라며 "브랜드가 가진 무형의 가치가 훨씬 더 크다고 보고 있고, 브랜드 회사를 표방하는 이상 고객들에게 그 가치를 지켜드리기 위한 노력은 필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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