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스타일? 베테랑 다시 품을까
이동국-염기훈 등 베테랑 활약 돋보여
공격축구 지향 신태용, 본선에서도 선택할지 관심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베테랑의 힘은 실로 대단했다. 이들이 보여준 절실함과 투혼은 향후 신태용호에서 반드시 필요한 자산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6일(한국시각)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0차전에서 우즈베키스탄과 0-0 무승부를 거두고,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천신만고 끝에 월드컵 티켓을 획득했다. 이란, 우즈베키스탄과의 2연전 무승부는 팬들을 만족시킬 수 없는 결과였다. 중국이 우즈베키스탄을 잡아줬고, 이란은 시리아에 패하지 않았다. 두 경기 결과가 한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신태용 감독은 짧은 시간 자신이 원하는 팀을 만들기 어려웠고, 완성되지 않는 조직력으로 이란, 우즈벡과 같은 강팀들을 상대해야 했다.
지난 2연전에서 신태용 감독은 비교적 혈기왕성하고 젊은 선수들을 우선적으로 내세웠지만 플랜A가 모두 실패했다.
오히려 답답했던 흐름에서 활기를 불어 넣은 것은 노장들이었다. 이동국은 2경기 모두 교체 출전해 가장 많은 슈팅 기회를 생산했다. 염기훈은 우즈벡전에서 활발한 왼쪽 돌파와 날카로운 크로스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동국과 염기훈은 이미 30대 중반을 넘긴 나이였고 전성기가 지났다. 하지만 이들의 노련미와 절실함은 어느 누구도 따라가지 못했다. 심지어 더 많이 뛰려고 노력했으며, 몸을 사리지 않았다.
이는 신태용 감독에게 깊은 고민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신태용 감독은 이번 최종 예선 2연전을 앞두고 결과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고심은 선수 명단에서 나타났다. 이동국, 염기훈, 이근호 등이 이름을 올린 것이다. 신태용 감독은 나이에 상관하지 않고 철저하게 실력으로 선수를 선발했다고 강조했다.
이제 최종예선은 막을 내렸고, 내년 월드컵 본선까지는 9개월을 남겨두고 있다. 지금부터는 조직력을 다지고 팀을 만들어가야 한다. 신태용 감독은 비로소 자신이 원하는 축구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됐다.
적극적인 전방 압박과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하는 역동적이고 공격 지향적인 전술을 구사하는 신태용 감독인데 어찌 보면 이런 전술과 역행하는 노장들은 자칫 외면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최종예선에서 베테랑들의 활약은 후배들에게 큰 자극제이자 동기부여로 작용했다. 풍부한 경험과 노련미는 돈으로 주고 살 수 없다. 내년 월드컵 본선에서 신태용 감독이 베테랑을 다시 품에 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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