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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살충제 계란 파동?…"이젠 신경 쓰기도 싫다"


입력 2017.09.06 06:00 수정 2017.09.06 05:27        김유연 기자

안전 인증 받은 계란서 살충제 추가 검출

소비자 계란 외면 현상…"어차피 안 먹어"

서울 시내 대형마트의 신선코너. ⓒ데일리안

"안전하다는 걸 이젠 믿을 수 없네요. 더 이상 계란을 먹지도 않을거고, 관심도 없습니다."(주부 김모 씨)

정부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가 인증한 계란에서도 살충제가 검출되면서 계란 외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잇따른 식품안전 이슈로 정부의 식품검역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지면서 식품업계는 대목인 추석까지 악영향이 이어질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살충제 파동' 여파로 계란 값이 뚝뚝 떨어지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기만 하다. 지난해 말 조류인플루엔자(AI)로 산란계가 대량 살처분되면서 수개월째 고공행진을 지속하던 계란 가격이 지난달 중순 이후 보름 만에 20% 가까이 급락했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살충제 성분이 검출돼 계란 판매가 전면 중단된 후 대형마트부터 소형마트까지 계란 매출이 전주 대비 30~40% 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처럼 계란값이 급락했음에도 장보기에 나선 소비자들은 계란 판매 코너를 아예 외면하거나 구매를 망설이는 모습이다. 장을 보러 나오면서도 아예 계란 구매를 고려하지 않은 소비자들이 많은 상황이다.

주부 최모 씨는 "언제 리스트에 오를지 몰라 불안해서 당분간 될 수 있는 대로 계란은 먹지 않을 생각"이라며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계란이 엉터리로 판매됐는지 알 수 없다. 아무것도 믿을 수가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계란도 불안한데 먹거리 가격도 너무 올라서 추석 차례상에 올릴만한 음식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또다시 살충제 쇼크가 불거졌지만 계속된 먹거리 파동에 이제는 무덤덤한 모습도 보이고 있다.

직장인 박모 씨는 "어차피 안 먹을 계란인데 이제는 뉴스에서 뭐라고 떠들어봐야 소용없다"면서 "정부에서 안전하다고 말하는 계란도 믿을 수가 없어서 식당에서 나오는 계란찜이나 계란프라이를 빼고 먹을 정도"라고 말했다.

한때 '금란'으로 불리며 품귀 현상을 일으켰던 계란은 혐오 대상으로 전락하면서 이제는 재고만 쌓이는 신세로 전락했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이미 한판에 4000원대 제품이 등장했지만 요즘은 유통기한이 임박할 때까지 팔리지 않아 재고를 처분하느라 바쁘다"고 토로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부산시가 처음으로 시내 주요 유통업체에서 판매 중인 계란을 검사한 결과,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계란 전문 취급점 48곳에서 수거한 총 68개 농장 제품 중 1곳에서 기준치를 24배 초과한 비펜트린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

해당 계란들은 경남 양산과 경북 김천지역 농가에서 생산한 것들로, 농식품부의 농장 조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아 살충제 파문 이후에도 아무 제약 없이 시중에 판매 중이었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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