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핵실험 카드' 꺼내든 북…전문가들 "대응전략 새틀 짜야"
전술핵 재배치·조건부 자위적 핵무장 등 새로운 전략 구사 필요성
정부 '제재 대화 병행' 기조 유지하며 북핵 투트랙 접근 지속할듯
전술핵 재배치·조건부 자위적 핵무장 등 새로운 전략 구사 필요성
정부 '제재 대화 병행' 기조 유지하며 북핵 투트랙 접근 지속할듯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중장거리미사일(IRBM) 발사에 이어 6차 핵실험까지 초대형 도발을 감행하면서 대북 대응 전략의 틀을 새롭게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제재와 압박은 물론 대화 불구하고 핵탄두를 탑재한 ICBM의 실전배치 단계에 더욱 가까이 다가서고 있어,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대북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태우 건양대 초빙교수(전 통일연구원장)는 4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제재를 가하면서 대화의 문을 열어놓는 현 방식대로 간다면 앞으로의 길도 뻔하다"며 "이러한 전략이 지금까지 효과가 없었기 때문에 정부가 전략적인 사고의 틀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북한과 중국에 더 강력한 메시지를 주기 위해 전술핵 재배치를 포함한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에 대해 한미 양국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실제 전술핵이 배치되는 문제는 차후로 미루더라도 한미 양국이 그러한 논의를 시작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전략의 틀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1991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 이후 언급을 금기시했던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방안을 한국과 미국이 논의하는 움직임만 보이더라도 북한과 중국의 전략 지형을 바꾸는 강력한 경고가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울러 김 교수는 "만일 이 같은 방식이 통하지 않아 북한이 핵보유국으로의 길을 지속하고 중국도 현재의 상태를 유지한다면 한국의 자위적 핵무장을 미국이 수용하도록 하는 복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의 자체 핵무장론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대화의 문을 열어놓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지만, 운전자의 역할은 군사력이나 외교적 지렛대가 뒷받침됐을 때에야 비로소 가능한 것"이라며 "한국이 사실상 북한 핵·미사일 개발의 직접적인 피해당사국이지만 북핵 해결에 있어서는 주변적 변수에 지나지 않는 상태이기 때문에 한국의 존재감과 역할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다만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전략에도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국의 전술핵을 한반도에 재배치하는 방안은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한국이 스스로 깨는 동시에 한국이 자체적으로 핵을 개발할 수 있는 잠재성을 잃고 핵주권을 포기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게 조 선임연구위원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ICBM 발사에 이어 6차 핵실험으로 핵무기 실전배치의 막바지 단계에 이른 현 상황에서는 '포괄적 대응'(Comprehensive Response)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이제는 북한이 만일 핵무기를 실전배치하게 되면 김정은 정권을 교체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야하고, 미국과 중국 주도의 북핵 해결이 실패했기 때문에 한국도 어쩔 수 없이 핵주권 카드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난 창의적인 대응, 한국이 주도하는 비핵화를 위한 포괄적인 대응 전략을 가동해야한다"며 "북한 핵문제의 최대 위협 당사자는 한국이기 때문에 북한에 대해서는 레짐 체인지, 주변국에 대해서는 핵카드를 선언하고 조건부 자위적 핵무장을 검토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해 북한은 물론 미국과 중국 모두가 두려워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가운데 정부는 4일 "베를린 구상 등을 바탕으로 한반도에서의 항구적인 평화를 구축하고 남북관계를 지속 가능하게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노력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북한의 거듭된 고강도 전략 도발에도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하되 대화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발전을 추진한다'는 대북 투트랙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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