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빅5 수탁수수료 시장 경쟁 점입가경
미래에셋 1위 사수…삼성·NH·KB 2위 두고 엎치락뒤치락
사업 구조 다각화에 관련 수익 감소세지만 여전히 절대적
"투자자 신뢰 척도" 대형 증권사들 간 자존심 싸움 계속
수탁수수료 시장에서 국내 대형 증권사들 간 경쟁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현재 1위를 점하고 있는 미래에셋대우에 이어 2위 자리를 놓고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의 순위다툼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사업 다각화 움직임 등으로 증권사들의 전통적 수익원인 수탁수수료 규모가 줄고 있지만 여전히 이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수수료 시장을 놓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자산 기준 국내 5대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의 올해 상반기 수탁수수료 수익은 총 7388억원이었다. 수탁수수료 수익은 투자자가 증권사를 통해 거래할 때 내는 수수료가 원천이다.
증권사별로 보면 미래에셋대우가 1843억원으로 수탁수수료 수익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1496억원을 기록한 삼성증권이었다. 이어 NH투자증권(1401억원)과 KB증권 (1392억원), 한국투자증권(1256억원) 순으로 수탁수수료 수익이 많았다.
이 같은 순위표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크게 달라졌다. 1위와 5위는 그대로였지만 2~4위는 전부 교체되면서 눈에 띄는 변화를 보였다.
합병 전이었던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의 지난해 상반기 수탁수수료 합은 1952억원으로 조사 대상 증권사들 중 가장 많았다. 한국투자증권은 1325억원을 기록하며 5위에 자리했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1605억원의 수탁수수료 수익을 기록하며 올해보다 한 계단 위인 2위에 자리하고 있다. KB증권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합병 전 법인인 KB투자증권을 더한 수탁수수료 합이 1575억원으로 3위를 차지하며 지금보다 순위가 한 단계 높았다.
반면 지난해 상반기 1547억원으로 수탁수수료 수익 4위에 머물렀던 삼성증권은 1년 새 이들을 따돌리고 순위가 두 계단 높아졌다.
이 같은 증권사들의 수탁수수료 수익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고객 유치를 위한 수수료 인하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전통적인 수익 구조에서 탈피하려는 노력 등에 따른 현상이다. 실제 조사 대상 5개 증권사의 올해 상반기 수탁수수료 수익은 전년 동기(8004억원)와 비교하면 7.7%(616억원) 줄어든 액수다.
하지만 수탁수수료는 여전히 증권사의 수익 구조에서 절대적인 부분이다. 증권사의 수익은 크게 수탁수수료와 자산관리(WM), 기업공개(IPO) 등 IB업무, 자기매매 수익 등으로 나뉘는데, 이 중 투자자의 거래를 중개해주고 벌어들이는 수수료 수익은 증권사 전체 수익 가운데 많게는 60%, 적게는 30%를 차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선진국 증권사들일수록 IB 등 스스로의 투자를 통해 이익을 내는 구조를 가지고 있고, 국내 증권가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며 "하지만 여전히 수탁수수료가 수익의 기본이 되고 있고, 그 순위가 고객으로부터 받는 신뢰의 정도라는 측면으로 비춰질 수도 있는 만큼 이를 두고 벌이는 경쟁이 잦아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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