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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북한 계속된 도발에도 못 버리는 '대화기조'


입력 2017.08.30 05:40 수정 2017.08.30 07:12        이충재 기자

"강력한 응징"…"도발할수록 관계 대전환 이뤄야"

트럼프-아베 "북한과 대화할 때 아니다"와 엇박자

문재인 정부의 대북 메시지는 여전히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데 방점이 찍혔다.(자료사진)ⓒ데일리안

"오늘도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있었지만, 그럴수록 반드시 남북관계의 대전환을 이뤄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오전 북한의 미사일 도발 직후 "강력한 대북 응징 능력을 과시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이 넘지 말아야 하는 이른바 '레드라인(금지선)'에 근접했다고 본 것이다. 우리 군은 맞대응 차원에서 오전 9시20분께 공군 전투기 F15K 4대가 MK84 폭탄 8발을 태백 필승 사격장에 투하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또 한국형 탄도미사일 '현무2' 발사 영상을 공개했고, B-1B 전략폭격기 등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강력한 응징" 거론했지만 "북한 도발할수록 남북관계 대전환"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대북 메시지는 여전히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데 방점이 찍혔다. 최근 북한의 잇따른 도발을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항의하는 '연례적 도발'로 평가하며 끊임없이 대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정부는 이날 오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연 뒤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무모한 도발 대신 조속히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길로 나와야 할 것"이라며 북한에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가진 김덕룡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 수석부의장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에서는 "오늘도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있었지만 그럴수록 반드시 남북관계의 대전환을 이루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전화통화를 갖고 "지금은 북한과 대화할 때가 아니다"라며 대북 압박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 대화기조와는 온도차가 크다. 한반도 문제에 있어 동맹국과의 엇박자를 내며 외교적 고립을 자초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미사일 1차 시험발사 장면. 노동신문 캡처.

하루 대북메시지 '대화' '평화' '응징'…"일관성 잃었다" 우려

이미 청와대는 지난 26일에도 북한의 발사체 발사 직후 '개량된 300mm 방사포'로 추정된다고 발표해 '북한의 도발 수위를 의도적으로 낮추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당시 미국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일본도 탄도미사일이라고 분석했지만, 청와대만 홀로 방사포로 추정하며 논란을 자초했다.

이날 하루에만 '대화'와 '평화', '응징'이라는 대북 메시지를 내놓으며 일관성을 잃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한반도 문제에 대해선 '운전석'에 앉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구상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의 야심찬 '베를린 구상' 역시 마찬가지다. 한반도 평화구상을 제대로 펴보기도 전에 동력을 잃게 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계속하면 제재에 무게가 실린다는 것"이라며 "상황이 엄중하지만 제재와 대화 병행기조는 유지된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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