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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알→물회오리’ 이동국의 세 번째 슈팅은


입력 2017.08.28 15:10 수정 2017.08.28 15:10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파란만장한 월드컵 도전과 좌절기

불혹 앞두고 세 번째 월드컵 출전 기회

2년 10개월 만에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세 번째 월드컵 무대에 도전하는 이동국. ⓒ 연합뉴스

‘라이온 킹’ 이동국은 과연 월드컵의 한을 풀 수 있을까.

‘1998년 K리그 신인왕’, ‘K리그 역대 최다골 기록 보유자’ 등 이동국에 붙여진 수식어는 화려하다. 1998년 혜성처럼 나타나 신인왕에 오르며 K리그의 황금기를 열었던 이동국은 어느덧 전설의 길을 걷고 있다.

월드컵에서만큼은 ‘비운의 스트라이커’로 불린다.

열아홉살이던 1998년 태극마크를 달고 프랑스 월드컵에 출전, 네덜란드전에서 대포알 같은 슈팅을 쏘아 올릴 때만 해도 이동국은 온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당시 1무 2패의 졸전 속에서 신예 이동국의 등장은 절망 속 한국 축구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하지만 당시 짧고도 강렬했던 임펙트가 이동국이 월드컵에서 보여준 사실상의 전부였다.

이후 이동국은 축구 인생은 파란만장했다. 국내서 열린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는 당시 사령탑인 거스 히딩크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며 결국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맛봤다. 여기에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는 선배 이영표의 승부차기 실축으로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군에 입대한 뒤 절치부심한 이동국에게 2006년 독일 월드컵은 가장 아쉬움이 남는 순간이다. 당시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으며 몸 상태가 최고조로 올라온 이동국은 월드컵을 앞두고 오른 무릎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악재와 마주했다.

4년 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는 어렵사리 승선해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 나섰고, 박지성의 패스를 받아 득점까지 올릴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회심의 슈팅은 빗물을 잔뜩 먹은 잔디 탓에 힘없이 굴렀고, ‘물회오리 슛’이라는 비아냥과 함께 또 다시 월드컵은 그에게 좌절감만을 안겼다.

월드컵 무대는 이동국에게 시련과 고난이었다. ⓒ 연합뉴스

온갖 좌절 속에서도 끝까지 월드컵을 포기하지 않았던 이동국은 2년 10개월 만에 다시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다.

신태용 국가대표팀 감독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전(8월 31일), 우즈베키스탄전(9월 5일)을 앞두고 베테랑 이동국을 전격 발탁했다.

모처럼 만에 다는 태극마크지만 이번 대표팀에서 이동국이 갖는 책임감은 그 어느 때보다도 막중하다. 자칫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 무산될 수도 있는 위기 속에서 이동국은 팀 기강 확립이 아닌 축구 실력으로 당당히 대표팀에 선발됐다.

이는 그가 가슴 속에 품었던 월드컵의 한을 풀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만약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고, 대표팀에 러시아행 티켓을 안길 수 있다면 또 한 번 월드컵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러시아에서 고대하던 득점포까지 터트릴 수 있다면 그간의 한을 단 번에 날려버릴 수 있다.

이동국이 생애 마지막으로 찾아온 기회인 러시아월드컵을 품고, 자신의 축구인생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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