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산 증인...글로벌 초일류 기업 토대 마련한 인물
개척자적 경영인으로 평가...'삼성 명예의 전당' 1호 헌액
전자업계 산 증인...글로벌 초일류 기업 토대 마련한 인물
개척자적 경영인으로 평가...'삼성 명예의 전당' 1호 헌액
삼성전자와 전자업계의 산 증인으로 평가받는 강진구 전 삼성전자 회장이 19일 오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0세.
지난 1927년 경북 영주에서 출생한 강 전 회장은 대구사범학교와 서울대 전자과를 졸업하 뒤 KBS와 미 8군 방송국에 근무한 데 이어 중앙일보와 동양방송 이사를 거쳐 1973년 삼성전자 상무로 삼성에 몸 담았다.
강 전 회장은 이후 창업주인 이병철 전 회장의 신뢰 속에서 삼성전자 전무·사장, 삼성전자부품·삼성전자 사장, 삼성반도체통신 사장,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기 대표이사, 삼성전자 회장, 삼성전관·삼성전관·삼성전기 회장 등을 거치며 삼성 '반도체 신화'의 초석을 깔았다.
강 전회장은 '제조업이 국부의 원천' 임을 평소 강조하며 기술 한가지 제대로 없는 척박한 환경에서 기술 자립을 손수 진두 지휘한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또 지난 1973년에 삼성전자 대표이사에 취임하면서 1969년 창립 이후 5년간 적자이던 회사를 단번에 흑자로 전환시켰을 정도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한 경영자로 인정받았다.
특히 이건희 회장의 결단으로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면서 시작된 반도체 사업을 위해 허허벌판이었던 기흥의 반도체 단지를 직접 돌아보고 연구 기술진과 함께 밤을 지새우는 등 메모리 반도체 사업이 세계1위로 도약하는 초석을 다졌다.
이와 함께 일찍이 글로벌 경영의 중요성을 미리 내다보고 해외 지역에 생산공장을 일구는 등 삼성전자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토대를 마련했다.
지난 1992년 한·중수교시점에 중국과 합작으로 현지 생산법인을 설립한데 이어 멕시코·태국·헝가리 등에 일찍이 생산거점을 확보해 글로벌 경쟁에 효과적인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이러한 공로로 지난 1995년 6월 '삼성 명예의 전당' 설립과 동시에 첫 번째로 헌액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전자가 반도체·디스플레이·휴대폰·TV·생활가전 등의 사업에서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발돋움 하는데 초석을 다진 선구자"라며 "특히 불모의 대한민국 전자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시켜 우리 시대 첨단 제조업을 일군 개척자적 경영인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전자공업진흥회장, 전자산업진흥회장, 전자부품연구원 이사장 등을 지내며 국내 전자업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꼽혔다. 지난 2006년에는 서울대와 한국공학한림원이 선정한 '한국을 일으킨 엔지니어 60인'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00년 12월 31일 건강 문제와 후진 양성을 이유로 삼성전기 회장직을 사임하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유족으로는 강병창 서강대 교수, 강선미 서경대 교수와 강선영 씨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23일 오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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