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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율 99%에 도전” 삼성전자가 C랩을 하는 이유


입력 2017.08.20 11:03 수정 2017.08.20 12:12        이호연 기자

누적 180개 과제, 750명 임직원 참여

"핵심은 사람 투자...스핀인 최종 목표"

이재일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 상무. ⓒ 삼성전자

“10팀 중 1팀만 살아남는 수준입니다.”

이재일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 상무는 사내벤처 육성프로그램 ‘C랩’의 목표에 대해 강조했다. 안이하고 평범한 것이 아닌 대단히 어려운 프로젝트를 설정하고 도전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서울 중구 태평로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시각장애우에게 도움을 주는 가상현실(VR)앱 ‘릴루미노’를 선보이며, C랩 운영 현황에 대해 소개했다.

C랩은 삼성전자가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확산하고 임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2012년부터 도입한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이다.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VR과 같은 IT 분야뿐 아니라 ‘릴루미노’와 같은 사회공헌 과제도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많은 관심을 보일만큼 전사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총 180개 과제를 수행했고, 750명의 임직원이 참여했다. 프로젝트가 끝나면 삼성전자에서 사내로 이관하거나, 또는 스핀오프 형태로 스타트업으로 독립할 수 있다. 특히 2015년부터는 C랩 과제 중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과제를 선정해 임직원들이 독립해 스타트업을 설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타트업의 경우 5억~10억의 지분을 투자한다. 출구전략 심의위원회를 통해 결정된다. C랩 개발중에 출원되는 특허는 우선 삼성전자가 갖고, 스타트업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유상으로 사용권을 주는 방식이다. 다만 독립이후 추가로 얻은 특허는 스타트업이 갖는다.

이재일 상무는 “최근까지 25개 C랩 과제가 스타트업으로 독립했다”며 “하반기에 15개를 더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C랩 중 하나인 '릴루미노' 팀원들이 시각장애우 보조애플리케이션(앱) '릴루미노'를 시연하고 있다. ⓒ 삼성전자

실제로 구체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는 스타트업이 있다. 산업 건축용 진공 단열 패널을 설계·생산하는 ‘에임트(AIMT)’는 40억원 규모의 해외 투자를 유치했다. 또 점착식 소형 메모 프린터를 개발해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최대 가전전시 CES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던 ‘망고슬래브(MANGOSLAB)’는 스타트업으로 독립한지 1년만에 양산 제품을 생산해 9월 본격적인 판매를 앞두고 있다.

이 상무는 “어려운 목표를 설정해 실패율 99%에 도전하는 것이 내부 방침”이라며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구하는 삼성전자가 결국 사람에 투자하고, 이들이 성장해 각종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면 든든한 우군 세력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C랩의 핵심은 사람한테 투자하는 것”이라며 “스핀오프를 해서 삼성전자가 다시 인수(스핀인) 하는 것이 우리의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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