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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툭하면 계란 파동…마트도, 시장도, 소비자도 불안


입력 2017.08.16 16:05 수정 2017.08.16 16:20        김유연 , 손현진 기자

대형마트·편의점 등 판매 중단…소비자들 '우왕좌왕'

전통시장, 여전히 계란 판매…"안팔리면 폐기해야"

16일 서울 영등포 이마트 신선코너의 계란 매대가 실종됐다. ⓒ데일리안

"AI(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 때문에 계란 구하기가 힘들어져 사재기가 극성이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번에는 추석 앞두고 살충제 파동이라니...당분간 계란 사 먹기 힘들겠네요."(서울 신길동의 주부 김모 씨)

유럽에 이어 국산 계란에서도 '피프로닐'이 검출되자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 유통업체들이 일제히 판매 중단에 나섰다. 정부가 살충제 계란 파문을 봉합하기 위해 적합 판정을 받은 농가의 계란을 서둘러 유통시킨다고 밝혔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16일 서울 영등포 이마트 신선코너 냉장매대에는 국내산 영양란 대신 라면 등 건조 식품이 가득 차 있었다. 그 옆에는 '이마트 계란 협력농장은 피프로닐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았으나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판매하지 않겠다'는 푯말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국내 유통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통업체들이 일제히 계란을 비롯한 관련 제품 전면 판매 중단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소비자들 역시 큰 혼란을 겪고 있다.

미처 알지 못했던 일부 소비자들은 한참 계란을 찾아 헤매며 난감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주부 이모 씨는 "아이가 계란이 들어간 이유식을 좋아하는데 계란이 판매 중단되면서 계란 대체식으로 무엇을 사용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며 "그렇지만 안전한 먹거리가 우선이기 때문에 당분간 못 먹더라도 철저한 검증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트 판매 직원은 계란 판매 여부를 묻자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푯말을 가리키며 "정부에서 판매 중단 조치를 내려서 어제부터 팔지 않고 있어요"라고 답했다.

고객센터에도 계란을 반품하기 위해 찾은 이들로 붐볐다. 계란 두판을 들고 기다리던 주부 박모 씨는 "아이들이 계란을 좋아해 계란 들어간 반찬이 빠지지 않는데 뉴스를 본 이후로 한 개도 안 먹이고 있다"면서 "정부가 검사를 한 후 괜찮은 것만 납품한다고 하지만 당분간 불안해서 계란은 못 먹을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서울 광장시장의 모습. ⓒ데일리안

◆"계란 안팔리면 폐기해야"…전통시장 전전긍긍

계란 파동을 바라보는 재래시장 상인들의 목소리에도 걱정이 묻어났다. 이날 오전 찾은 광장시장에서 한 상회를 운영하는 50대 여성은 "뉴스에서 살충제 계란으로 떠들썩한 것을 봤는데 당장은 (출하 중단으로) 계란 농장에서 물건을 떼오지 못할까봐 걱정"이라며 "일반 소비자뿐 아니라 이곳 시장에서 육회며 전이며 판매하는 영업장에서도 계란을 다량 사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상회를 운영하는 60대 남성 이모 씨는 "우리 가게에서 취급하는 계란이 경기도 광주 쪽에서 생산된 것인데 뉴스를 보고 놀라서 농가에 직접 전화를 해봤다"면서 "농가에서는 자체적으로 샘플을 채취해 검사해 보니 이상이 없는걸로 나왔다기에 안심하고 계속 판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까지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일부 산란계 농장의 계란 껍데기에는 '08마리', '08 LSH' 등이 새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씨는 '08'로 시작되는 다른 문구가 표기된 계란을 보여주며 "문제가 있는 계란은 양심상 팔지 못한다. 정부 조사에서도 문제가 없는 걸로 나오면 해당 농가에 확인증을 발급해 준다는데 그걸 인쇄해서 붙여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무리 계란 좋아하는 사람도 살충제가 들었다고 하면 기피할 것 같은데 앞으로 안팔릴까봐 걱정이다. 계란이 안팔리면 모두 폐기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광장시장의 대표 음식인 육회에도 생계란 노른자가 들어간다. 육회전문점을 운영하는 최모 씨는 "오늘 온 손님 중에 계란을 빼달라고 한 사람은 없었지만 계란 값이 걱정이다"라며 "지난 AI사태 때 계란 값이 크게 올라 지금도 낮은 수준은 아닌데 앞으로 더 오를까봐 불안하다"고 난색을 보였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기준 검사를 완료한 245개 산란계 농가 중에서 2개 농가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241개 농가가 적합판정을 받았다. 강원도 철원시 소재 A농장에서는 피프로닐이, 경기도 양주시에 있는 B농장에서는 비펜트린이 초과검출 돼 판매 중단 조치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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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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