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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식품회사 발돋움 하는 오리온, 판로 개척이 승부수


입력 2017.08.11 15:47 수정 2017.08.11 15:54        최승근 기자

한 해 동안 디저트, 음료, 건기식, 가정간편식 등 신시장 잇따라 진출

자체 유통망 없고, 경쟁 치열한 점은 부담…오리온 “주력은 중국 시장”

오리온이 종합식품사로 도약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오리온은 올 들어 음료와 디저트,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연이어 진출한 데 이어 연말에는 가정간편식(HMR)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유통채널이 전무한 데다 기존 유통채널을 장악하고 있는 다른 식품 대기업들과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돼, 판로를 개척하는 일이 무엇보도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오리온은 이달 초 미국 로빈슨파마의 프리미엄 브랜드 ‘US 닥터스 클리니컬’의 국내 독점 판권 계약 체결을 통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진출했다.

로빈슨파마는 1989년 설립돼 북미 지역 연질캡슐 생산량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으로, 이중 닥터스클리니컬은 미국 내 전문의 40여명이 직접 개발한 브랜드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현재 오리온은 판권 계약만 체결한 상태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심사 등 제반 과정을 거친 뒤 내년 초쯤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아울러 오리온은 국내 최다 개별인정형 기능성원료를 보유한 기업인 ‘노바렉스’와도 내년 중 신제품 출시를 목표로 전략적 업무협약을 추진하고 있다. 오리온은 국내뿐만 아니라 영업망을 확보한 중국 및 동남아 지역에도 건기식 사업을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로빈슨파마 ‘US 닥터스클리니컬’ 제품ⓒ오리온

업계에서는 저출산 심화로 제과산업의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오리온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건기식 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고령화 현상이 지속되면서 국내 건기식 시장은 2011년 1조6855억원을 기록한 이후 연평균 8.4%의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반면 제과시장은 연간 3조원대에서 정체돼 있는 상황이다.

오리온은 건기식과 더불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음료와 디저트 시장 진출도 선언했다.

지난해 11월 용암해수 사업권을 갖고 있는 제주용암수를 인수한 오리온은 지난 4월 글로벌 음료 시장 진출을 본격화 했다.

제주시 구좌읍에 위치한 용암해수산업단지 내 공장을 건설 중이며, 연구개발을 거쳐 내년 중에 혼합음료 제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올 연말 늦으면 내년 초쯤 가정간편식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오리온은 지난해 농협과 국산 농산물을 원료로 한 프리미엄 간편대용식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밀양시 제대농공단지에 9900㎡(3000평) 규모의 공장을 짓고 있다.

올 2월 진출한 디저트 시장에서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마켓오 디저트는 오리온의 프리미엄 디저트 카페인 ‘랩오(Lab O)’의 인기 메뉴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오리온에서 제품 기획 및 생산을 담당하고 배달 시스템을 갖춘 한국야쿠르트가 판매를 맡고 있다. 음료나 건기식과 달리 협업을 통해 판로를 확보한 덕분에 단기간 시장에 정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초기에는 수도권 지역에만 배달이 가능했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6월부터는 전국으로 배달지역을 확대하고 2종의 신제품도 추가로 출시했다.

오리온 중국법인 상해공장 전경ⓒ오리온

업계에서는 오리온의 이 같은 사업 확대 전략에 대해 판로 개척이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롯데그룹이나 CJ그룹처럼 그룹 내 유통채널이 전무한 데다 음료와, 건기식, 가정간편식 모두 업계의 관심이 높아 경쟁이 치열한 분야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건기식의 경우 제과 등 기존 자체 영업망만을 활용해서 판로를 개척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아울러 새로 시장에 진출하는 만큼 유통채널과의 협상에서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를 내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한다.

이에 대해 오리온 측에서는 음료 등 새로 진출하는 사업 대부분이 중국 시장을 겨냥한 만큼 판로 확대에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음료는 처음부터 중국 시장을 겨냥한 것이고 간편대용식과 건강기능식품도 차츰 중국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며 “중국 내 직간접 영업 인력이 8000여명에 달하는 등 내수 시장 보다 영업망이 더욱 잘 구축돼 있다. 사드 이슈만 잘 해결되면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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