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르기 장세, 경기방어주로 눈돌려볼까
IT주 조정 국면…기관·외국인, 경기방어주 위주 매수세
"당분간 순환매 지속…대안은 경기방어주·저밸류주"
코스피가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그동안 상승장을 주도해온 IT주 대신 다른 종목으로 눈길을 돌리는 투자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경기의 변동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고, 저평가된 '경기방어주'를 눈여겨볼 것을 추천했다.
IT주 조정 국면…기관·외국인, 경기방어주 위주 매수세
올해 상반기 코스피는 IT주의 주도아래 6년 만에 '박스피'를 탈피했다. 하지만 상승폭이 컸던 IT주는 최근 숨고르기 장세에서 낙폭도 컸다. '큰 손'인 외국인이 앞다퉈 IT주를 내다 팔고 경기방어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의 숨고르기가 본격화된 지난달 24일부터 4일까지 10거래일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삼성전자로 이 기간동안 외국인은 1조648억원을 팔아치웠다. 그 다음으로 많이 판 종목도 IT주인 SK하이닉스(4438억원)다. 두 종목은 시가총액 1, 2위이자 IT주도장을 견인한 원동력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많이 사들인 종목은 경기에 덜 민감한 전력·가스·철도·통신 등 공공재와 조선·의약품·식료품·주류 등 생활필수품 등 경기방어주로 호텔신라(975억원)와 한국전력(655억원) 등이 순매수 상위에 위치했다.
기관 역시 SK이노베이션(1312억원), KT(882억원), POSCO(872억원), SK텔레콤(796억원) 등 경기방어주가 상위에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6343억원), SK하이닉스(5672억원)를 1, 2순위로 순매수 했다.
2분기 실적시즌 계기로 실적 성장 기대감 약화
이 같은 투자 업종의 변화는 2분기 실적시즌을 계기로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도 당분간 조정장이 계속될 것이라며 경기방어주 중심의 보수적인 포트폴리오 구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 시즌이 끝나고 있다는 점과 2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서 투자자의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은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부의 세법 개정안과 부동산 정책에 대한 우려까지 겹쳐 당분간 숨고르기 장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원·달러 환율이 1120원대로 올라서면서 외국인 매도가 확대되고 있는 것도 지수에는 부담요인"이라며 "단기적으로 조정장에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도 "IT나 금융주의 실적이 꺾인다거나 거품이라는 게 아니라 시장의 주도주 전환 과정에서 시각 변화가 시작된 것"이라며 "그간 소외됐던 유틸리티 헬스케어 등 경기방어주가 상대적으로 돋보일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당분간 순환매 지속…대안은 경기방어주·저밸류주"
더불어 주가수익비율(PER), 주당순자산가치(PBR)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저밸류주'도 눈여겨 볼만하다. 전문가들은 대표적인 '저밸류주'로 삼천리(PBR 0.35배)와 한국가스공사(0.48배) 등을 거론했다.
조 연구원은 "코스피가 2200포인트를 넘긴 지난 5월 이후 저PER주와 저PBR주는 코스피 대비 상대적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3분기 실적이 가시화되는 9월말까지는 저밸류 기업으로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 연구원이 추천한 저밸류 경기방어주는 한국전력(PBR 0.37배), 지역난방공사(0.48배), 신세계(0.63배) 등이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거시경제 관련 지표는 여전히 양호한 만큼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업종에 주목해야 할 시기"라며 "코스피지수 조정기에는 외국인도 통상 통신이나 전기가스 등 방어적 업종 매수로 대응한다"고 말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