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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증세 회오리]대주주 양도소득 과세 확대…투자 위축 우려하는 증권가


입력 2017.08.06 07:00 수정 2017.08.06 10:09        전형민 기자

업계 "투자자 줄고 조세 회피 위한 연말 '매도 러시' 늘어날 것"

상장사 대주주에 대한 양도세율 상승과 대주주 요건 완화 조항이 세법 개정안에 포함됨에 따라 증권가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당장 상장사의 일정 이상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에게는 세금 증액이라는 짐이 더해지게 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개인 '큰 손' 투자자가 줄어들어 시장이 침체기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또한 상장사의 일정 지분 이상을 보유한 개인 투자자들이 세금을 피하기 위해 연말 일시적으로 보유 주식을 팔아치우는 '매도 러시'가 이어져 장세 불안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상장사 대주주에 대한 양도세율 상승과 대주주 요건 완화 조항이 세법 개정안에 포함됨에 따라 증권가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당장 상장사의 일정 이상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에게는 세금 증액이라는 짐이 지워지게 됐기 때문이다.(자료사진) ⓒ기획재정부

양도세율 상향·요건 강화로 상장사 대주주 부담

지난 2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20%였던 대주주 주식 양도세율이 누진세율로 변경됐다. 고액자산·고소득층에 대한 과세 강화의 일환으로 소득 재분배와 과세 형평을 위한 방안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과세표준 3억원 이하는 지금처럼 20%가 적용되지만 3억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25%의 과세가 부과된다. 이에 따라 약 10억원을 주식에 투자한 대주주는 기존 2억원의 세금에서 졸지에 2억3500만원을 납부하게 됐다. 과세표준은 양도가액에서 취득가액 등 필요 경비를 뺀 양도소득금액에서 기본 공제액인 250만원을 차감한 수준이다.

또한 대주주 요건을 단계적으로 완화해 2021년부터는 대주주의 범위가 종목별 보유액 3억원 초과자로 확대된다. 현행은 코스피 25억원, 코스닥 20억원이다. 과세의 대상인 대주주 자체가 큰 폭으로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외국인 대주주에 대한 요건도 기존 25%에서 20%로 낮췄다.

증권가는 이 같은 세법 개정안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규제에 대한 심리적 강도가 더 큰 코스닥 시장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양선우 코스닥협회 경제팀장은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너무 높아 변동성이 크다는 게 문제점인 코스닥이 세금 문제 때문에 더 소수 주주 위주로 구성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대주주 요건 완화와 과세 부과구간 신설로 시장에 '매도 러시'가 늘어나며 연말 지수 급등락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대주주를 평가하는 기준이 12월말 시점(12월 결산법인 기준) 주가를 기준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연말에 주식을 팔았다가 연초에 다시 사는 매매 패턴이 심화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증권가는 이 같은 세법 개정안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규제에 대한 심리적 강도가 더 큰 코스닥 시장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증권가, 연말 '매도 러시'로 인한 증시 불안·위축 등 우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는 펀더멘털 이슈가 아닌 일시적 수급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아 극복할 수 있는 변수"라면서도 "단 수급 구도가 취약한 코스닥의 경우 연말 차익실현 매물에 흔들릴 가능성은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도 "양도세 강화가 증시 펀더멘털 요인은 아니기 때문에 당장 시장에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연말 증시 변동성이 심화되는 추세가 앞으로는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짚었다.

투자자들의 투자패턴이 직접투자가 아닌 간접투자로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할 때 대주주 기준에 걸린다면 차라리 펀드 등을 통한 간접투자로 돌아설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정부의 세법 개정안이 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4일 보고서를 통해 "세율도 인상되고 과세 대상도 확대됐기 때문에 투자 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지만, 추가 규제는 2021년 4월부터 시행되고, 현재 보유하고 있는 지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며 지나친 우려를 경계했다.

김서연 한투증권 연구원은 "대주주 보유액 기준이 크게 낮아져 과세 범위가 확대되면서 시장에 충격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개인투자자들이 보유지분을 대규모로 내다 팔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다. 코스피에서 외국인의 '셀 코리아'를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한국은 이미 대부분 국가와 이중과세회피 조세조약을 맺고 있으므로 해당 외국 법인들은 국내 세법 개정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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