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중국 상하이 진출 이해 전 세계 270여 매장 운영
중국 ‘육송빵’, 미국 ‘샌드위치’ 등 현지인 입맛 반영한 메뉴로 안착
파리바게뜨가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해외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현지화 전략의 원동력은 매달 500개 이상 새로운 제품을 쏟아내는 제빵 연구소 이노베이션 랩이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이곳에서 만든 신제품을 일일이 먹어보고 맛을 평가한다.
파리바게뜨는 2004년 9월 중국 상하이에 진출한 이래 현재 중국, 미국, 베트남, 싱가포르, 프랑스에 총 270여개의 해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내수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데다 동반성장에 따른 출점규제 영향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렸다.
국가마다 선호하는 맛과 문화가 제각각이지만 십수년 만에 270여개의 해외 매장을 열 수 있었던 비결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 때문이다.
해외 첫 매장인 중국에서는 육류를 선호하는 현지인들의 특성을 반영해 빵 위에 육송을 얹은 육송빵으로 입맛을 사로잡았다. ‘육송’은 양념한 돼지고기나 생선, 닭고기를 바싹 말린 후 분말 형태로 만든 것이다. 또 현지 빵집에 비해 종류를 4~5배 늘려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대폭 확대한 점도 성공적인 안착에 힘을 보탰다.
같은 중화권 지역이지만 싱가포르에서는 중국과 다른 전략을 사용했다. 단단한 빵보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빵을 선호하는 현지인들의 입맛에 따라 포카차, 깔조네 등 다양한 조리 빵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파리바게뜨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는 샌드위치가 주요 판매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아침식사 대용으로 샌드위치를 많이 소비하는 미국인들의 식성이 반영된 것이다. 2005년 LA한인타운 1호점이 문을 연 이래 현재는 미국 핵심 상권인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를 비롯해 라스베가스에도 진출했다.
현지 소비자들의 빵 구입 방식에도 변화를 일으켰다. 파리바게뜨가 진출하기 전까지는 대다수의 미국인들이 매대에서 상품을 주문해 받아가는 형태였지만, 파리바게뜨 매장이 늘면서 직접 쟁반에 원하는 물건을 담아 구입하는 방식이 알려진 것이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진출 초기에는 미국 현지 소비자들이 쟁반과 집게를 이용해 상품을 선택하는 방식을 낯설어 해 사용법을 적극적으로 알렸었다”며 “현재는 원하는 빵을 직접 골라먹을 수 있는 방식에 대해 만족스러워 한다”고 전했다.
본고장인 프랑스에서는 프랑스와 한국의 식문화를 결합한 제품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버터, 달걀 등을 넣어 만드는 프랑스 빵 브리오슈 반죽에 단팥크림과 밤크림을 넣어 만든 제품이 유명세를 타고 있다.
프랑스 진출 초기에는 점포를 구하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다른 나라와 달리 프랑스는 빵집이 있었던 자리에만 빵집을 낼 수 있는 독특한 문화 때문에 원하는 지역에 매장을 열기 위해 당초 계획 보다 늦어졌다고 한다. 또 빵집 내부와 외부 인테리어의 경우에도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정해져 있어 오리지널 파리바게뜨 매장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띄고 있다.
파리바게뜨가 현지인들의 입맛을 만족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맛을 최우선으로 하는 허영인 회장의 철학도 한 몫 했다.
허 회장은 파리바게뜨 신제품 개발의 산실인 이노베이션 랩을 찾아 매달 개발되는 500여 종류의 빵을 직접 먹어보고 평가한다. 이중 실제 제품으로 개발돼 매장으로 나오는 제품은 50여종, 10% 남짓에 불과하다. 신제품 평가는 꼭 식사시간 이후에 진행되는데 이는 “배부를 때 먹어도 맛있는 빵이 진짜 빵”이라는 허 회장의 평소 지론이 반영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