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초점] CJ E&M 공연사업 글로벌 행보, 어디까지 왔나
리드 프로듀싱 참여 '어거스트 러쉬' 제작 본격화
'김종욱 찾기' 일본 재공연, '킹키부츠'도 꾸준한 인기
'어거스트 러쉬' 브로드웨이 진출 기대감
CJ E&M이 전 세계 뮤지컬 시장에서 글로벌 프로듀싱 컴퍼니로서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CJ E&M이 리드프로듀서로 참여해 브로드웨이 개막을 준비 중인 뮤지컬 '어거스트 러쉬'가 미국 워싱턴, 시카고 등지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 E&M 측은 "어거스트 러쉬'가 2018년 하반기 및 2019년 상반기에 워싱턴 D.C.와 시카고에서 순차적으로 트라이아웃 공연을 올린다"며 "2020년 브로드웨이 개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혀 국내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CJ E&M은 지난 6월 14일 뉴욕에서 투자자 및 극장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비공개 크리에이티브 워크세션을 진행했다. 이번 워크세션은 수정·보완 과정을 거친 대본과 음악을 점검하고 작품의 새로운 지향점을 제시하는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진행됐다.
참석한 소수정예 투자자 및 관계자들은 '어거스트 러쉬'의 감동적 스토리에 대한 관심과 존 도일 감독의 신선한 연출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브로드웨이 진출의 사전 단계인 리저널 트라이아웃(Regional tryout) 공연장들의 파트너십 제안을 받은 것은 이번 워크세션의 가장 큰 성과였다.
CJ E&M은 '어거스트 러쉬'의 리드프로듀서로서 전 세계 공연권을 소유하게 되며, 활발한 글로벌 콘텐츠 비즈니스의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보인다.
크리에이티브팀과 제작진의 면면도 화려하다. 뮤지컬 '스위니토드'로 토니상 연출상을 수상한 존 도일(John Doyle)이 연출을 맡는다. 또 '어거스트 러쉬' 할리우드 원작 영화를 제작한 리처드 루이스(Richard Lewis), 토니상 최우수뮤지컬작품상을 수상한 뮤지컬 '멤피스'와 최근 '컴 프롬 어웨이'를 흥행시킨 프로듀서 수 프로스트(Sue Frost), '킹키부츠' '헤드윅'을 제작한 제인 배론 셔먼(Jayne Baron Sherman)이 브로드웨이 초연의 중심을 잡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오페라의 유령' '미스사이공' 등의 총괄 매니저(General Manager) 아론 러스베이더(Aaron Lustbader)가 참여하는 등 브로드웨이를 선도하는 관계자들로 제작진 라인업을 꾸렸다.
'김종욱 찾기' 8월 도쿄-오사카 재공연 확정
창작 뮤지컬 '김종욱 찾기'의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일본 라이선스 공연 'Finding Mr. Destiny(부제: 당신의 첫사랑을 찾습니다)'는 지난해에 이어 일본 도쿄 및 오사카에서 작년에서 재공연을 올린다.
'김종욱 찾기'는 2013년 6월 중국 상해, 같은해 11월 일본 동경에서 공연되며 한국 창작 뮤지컬로는 최초로 중-일 양국에 라이선스를 수출한 뮤지컬로 기록됐다. 이를 통해 국내 창작 뮤지컬의 해외진출 활로를 여는 데 탄력을 불어넣었다.
지난해에는 창작 10주년을 기념해 한국 공연 개막과 함께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 동시 공연을 진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8월 재공연 확정으로 5년간 일본에서 3번이나 공연되는 기염을 토했다.
일본 공연 제작사 아틀라스(atlas)는 2018년 공연도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혀 '김종욱 찾기'가 일본현지에서도 롱런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보였다.
무엇보다 '김종욱 찾기'는 '투어 공연'이 아닌 한국 원작을 일본에서 직접 제작 및 유통하는 '라이선스 공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전 세계 뮤지컬 시장에서 라이선스 수출을 하는 나라 중 90%가 영미권 지역인데 한국 창작 뮤지컬의 라이선스가 해외로 수출되고 있다는 점은 괄목할만한 성과다.
'킹키부츠' 20% 확률 뚫고 흥행질주
국내 뮤지컬계 글로벌 사업은 해외 우수 콘텐츠의 라이선스를 획득해 국내에 선보이는 것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이제는 국내 창작 뮤지컬을 해외로 수출 또는 한국 버전 넌레플리카 공연을 역수출시키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이제는 더 나아가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해 작품을 제작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CJ E&M이 기획개발단계부터 공동프로듀서로 참여해 토니상과 올리비에상을 포함한 전 세계 주요 시상식을 석권하고 있는 뮤지컬 '킹키부츠'가 바로 그 예다.
브로드웨이 진출을 목표로 공연을 제작하는 사례는 늘어나고 있지만, 브로드웨이에 입성한다는 것만으로 성공이 보장된 것은 아니다. 브로드웨이에서 개막해 흥행까지 이어가는 작품은 20%를 밑돌았다는 것이 브로드웨이 업계에서 통용되는 정설이다.
실제로 2013년에 브로드웨이에서 개막한 뮤지컬 중 지금까지 공연되고 있는 작품은 '킹키부츠'가 유일하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브로드웨이에서 개막한 86편의 뮤지컬 중 '킹키부츠' 수준의 흥행을 기록한 작품은 겨우 5편(6%)에 불과하다.
반면 개막 후 1년 이내에 종연한 작품은 무려 59편으로 전체 중 70%에 육박한다. 그만큼 브로드웨이에서 흥행 성공은 쉽지 않다. '킹키부츠'가 20%의 확률을 뚫고 세계 뮤지컬의 메카인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점은 괄목할만한 성과다.
한편, CJ E&M은 올 한해 '시라노' '브로드웨이 42번가'와 같은 라이선스 공연과 더불어 '서편제' '햄릿' '광화문연가' 등 창작 뮤지컬들을 선보인다. CJ E&M이 글로벌 프로듀싱 컴퍼니로서 성장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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