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가이드라인 그대로 수용, ‘부자증세’로 가닥
고소득층 강화 서민·중산층영세 자영업자 지원 확대
여당 가이드라인 그대로 수용, 법인세율․소득세율 조정 ‘부자증세’로 가닥
고소득층 세 부담 강화하되 서민·중산층영세 자영업자 지원은 확대키로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발표됐다. 일자리 창출과 소득재분배, 세입기반 확충에 역점을 두고 추진하겠다는 기본방향이 설정됐다.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기업에 실질적인 지원이 되도록 현행 조세지원제도를 일자리 중심으로 전면 재편하고, 소득재분배 측면에서 고소득층에 대한 과세를 강화키로 했다. 또 재정 확충을 위한 세입기반도 확대한다는 기조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17년 세법 개정안’을 확정 발표했다.
김 장관이 앞서 27일 세법개정 당정협의에서 밝힌 맥락과 같은 방향이다. 장관 취임 후 첫 일성으로 ‘이번 세법개정안에 명목세율 인상은 포함되지 않는다’던 공언은 여당 발 증세 불가피론에 밀려 말을 바꾼 셈이 됐다.
개편안에는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층의 소득세와 법인세 명목세율을 인상하는 이른바 ‘부자증세’를 구체화 해 소득세는 소득 3억원에서 5억원 사이 구간, 5억원 이상 구간을 새로 만들어 각각 40%, 42%의 세율을 적용했고 법인세는 소득 2000억 원 이상 초대기업에 25%의 세율을 매기는 방안을 내놨다.
다만 고소득층 세 부담을 강화하되, 서민·중산층·영세 자영업자 지원은 확대해 나간다는 명분을 앞세웠다.
◆일자리 늘린 중소·중견기업에 세금 깎아준다…고용증대세제·투자 상생협력촉진세제 신설
우선 정부는 양적 일자리 창출에 대한 세제지원책으로 기존의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와 청년고용증대세제를 통합‧재설계 한 고용증대세제를 신설한다.
현행 투자와 고용을 동시에 하는 경우 투자금액의 3~8% 공제를 1년간 지원하고 다른 고용이나 투자지원제도와 중복될 때 배제됐던 것을, 투자가 없더라도 고용 증가인원 1인당 일정금액을 공제하고 다른 투자지원제도와 중복되는 것을 허용한다. 지원기간도 중소·중견기업에는 2년으로 늘린다.
공제한도도 상시근로자 증가 1인당 실제실적 평균 420만원이던 것을 중소·중견기업에 한해 상시근로자에 2년간 각각 700만원, 500만원으로 공제액을 확대한다.
중소기업 사회보험료 세액공제도 늘린다. 고용을 증가시킨 중소기업의 고용인원이 유지되는 경우 사회보험료 세액공제의 적용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확대키로 했다.
근로취약계층 재고용에 대한 세제지원도 적용대상을 중견기업까지 확대하고, 공제율도 현행 10%에서 15~30%로 인상한다. 경력단절여성의 재고용이나 특성화고 등 졸업자가 병역이행 후 중소기업에 복직하면 2년간 인건비의 10% 세액공제가 따른다.
지역일자리 창출에 대한 세제지원은 지방 이전인원이 많을수록 세제혜택이 커지도록 감면소득 계산방법 개선하고, 외국인투자기업의 일자리 창출에 대한 지원은 투자금액의50%+고용기준40%에서 투자금액의50%+고용기준50%로 고용기준액이 확대된다.
기업 M&A 등 조직변경 시 세제혜택(과세이연)을 받을 수 있는 요건에 사업계속성, 지분연속성외에 고용승계 요건(종업원의 80% 이상을 3년간 유지)을 추가한다. 구조조정의 경우에는 예외가 인정된다.
질적 일자리 확대를 위한 세제지원도 늘린다.
근로소득증대세제를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중·저소득 근로자(7000만원 미만)의 임금 증가를 유도토록 개선하고 중소기업의 세액공제율을 10%에서 20%로 상향 조정한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기업에 대해서는 정규직으로 전환한 중소기업의 세액 공제액을 7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확대하고 일몰기간을 1년 연장한다.
중소기업 취업근로자에 대한 소득세 감면(70%) 제도의 적용기간을 내년부터 취업 후 3년간에서 5년으로 연장하고, 근로시간 단축 기업에는 시간당 임금을 인상시키는 경우 임금보전분에 대한 소득공제율을 50%→75%로 조정한다.
또한 기업소득환류세제를 일몰종료하고 투자·상생협력촉진세제를 신설한다. 자기자본 500억원 초과기업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임금증가·상생협력 지출액으로 환류한 금액이 당기 소득의 일정액에 미달한 경우 3년간 추가 과세(단일세율 20%)된다.
고용창출형 창업과 벤처기업에 대한 세제지원도 늘린다. 창업 중소기업 세액감면 시 고용증가율에 따라 최대 50% 추가감면하고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등 신성장 서비스업종은 감면율을 초기 3년간 75%까지 확대한다.
사내벤처 등을 통해 분사한 중소기업은 창업 중소기업 세액감면을 적용하고, 기술 우수기업 지원을 위해 엔젤투자 소득공제(30~100%) 대상은 늘린다.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인수․합병 때 현금 50% 지급요건 삭제 등 세액공제 요건을 완화한다.
이외에도 중소기업 지원세제를 고용친화적으로 개편한다. 신성장동력․원천기술 R&D 지출비용에 대한 세액공제율은 1억원 한도 내에서 현행 30%에서 최대 40%로 인상하되, 고용인원 감소 때는 감면한도에서 1인당 500만원씩 축소한다.
재기 자영업자와 벤처 창업자에 대한 지원도 늘린다. 영세 자영업자가 폐업한 후 내년 말까지 재창업이나 취업하는 경우 기존 체납세금을 3000만원까지 면제하고, 인공지능 등 신성장 벤처기업 출자자의 제2차 납세의무를 3년간 한시적으로 2억원 한도 내에서 법인세를 면제한다.
◆소득 재분배, 고소득층 소득세 2%씩 늘어난다…대주주 주식양도·일감몰아주기 세부담 확대
이와 함께 소득재분배와 과세형평을 위한 세율이 조정된다.
고소득층에 대한 과세 강화 측면에서 소득세 최고세율을 3억원에서 5억원 사이 구간, 5억원 초과 구간을 새로 만들어 각각 2%p 인상된 40%, 42%의 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약 9만3000명이 적용대상자로 추정되며, 근로소득자는 상위 0.1%(약 2만명), 종합소득자는 상위 0.8%(약 4만4000명)가 고소득자에 해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주주의 주식 양도소득에 대한 과세율도 조정되고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증여세 과세계산법도 달라진다.
대주주 주식 양도소득은 현행 20%에서 과표 3억원 이하 20%, 3억원 초과 25% 부과로 누진세율이 도입되며,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편법증여 방지를 위해 과세대상을 확대하고 세부담을 늘린다.
대기업의 경우 특수관계법인 거래비율이 20% 초과하고 특수관계법인에 대한 매출액이 1000억원 초과하는 경우를 과세대상에 추가하고, 공정거래법 개정 등을 반영해 중견·중소기업에서 제외되는 기업의 범위를 상출기업집단(자산 10조원 이상)에서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 5조원 이상) 소속기업으로 확대한다.
세목 간 형평, 과세인프라 확충 등을 감안해 상속·증여세 신고세액공제는 현행 7%에서 2019년 이후 3%로 단계적으로 축소한다.
10년 이상 영위한 가업(중소․중견기업)을 상속하는 경우는 가업재산을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공제한다. 가업영위기간이 10년․20년․30년 이상 시 각각 200억원․300억원․500억원이 공제되며, 가업상속공제를 받지 않더라도 연부연납이 가능토록 하고, 연부연납 허용기간은 최대 20년으로 연장된다.
이는 장수기업을 중심으로 가업승계 세제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가업상속에 따른 상속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제도다.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세제지원 방안으로는 ▲근로·자녀장려금 지급액 10%수준 상향 및 확대 ▲주거안정 지원을 위해 월세 세액공제율 10%→12%로 인상 ▲의료비 세액공제 15% 확대 ▲효도장려를 위한 세제지원 확대 ▲출산·보육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중도인출 허용 등 제도 개선 ▲전통시장, 도서․공연 지출에 대한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 확대 등이 추진된다.
또한 자영업자와 농어촌을 대상으로 한 세제지원도 범위가 확대된다.
연매출 4억원 이하 개인음식점 사업자의 공제율이 108분의 8에서 109분의 9로 2년간 상향 조정되며 중고차에 대한 의제매입세액공제율은 109분의 9에서 110분의 10으로 조정된다.
의료비와 교육비를 세액공제 받는 성실사업자의 요건이 완화되며, 소기업‧소상공인이 공제부금을 중도에 임의해지 시 적용되는 기타소득세율이 20%에서 15%로 인하된다.
이외에도 상생결제 지급금액 세액공제 대상, 소규모주류제조업에 대한 세제지원, 농어촌에 대한 세제지원 등이 확대된다.
◆세입늘리기, 법인세 최고 과표구간 2000억원 초과 신설…부가세 면세 범위도 축소
세입기반 마련을 위한 조세제도도 바뀐다. 이른바 ‘핀셋증세’로 상대적으로 여력이 있는 초대기업 중심의 구간을 하나 더 만들어 명목세로 부과, 세 부담을 늘린다는 기조다.
먼저 법인세 최고 과표구간이 신설된다. 소득 2000억원 초과 구간을 만들어 현행 세율 22%에서 25%까지 세율을 매긴다는 계획으로, 지난해 신고기준 2000억원 초과 법인 수는 129개에 달해 연간 2조6000억원의 세수가 더 걷힐 것으로 추정했다.
대기업의 R&D비용 증가분은 현행 30% 세액공제를 유지하되 단순보조적 지원방식으로 실효성이 떨어지는 당기분은 R&D지출액의 1~3%에서 0~2%로 축소된다.
설비 투자세액공제는 여타 투자세액 공제제도와의 형평 등을 감안해 생산성향상시설, 안전설비, 환경보전시설 투자세액공제 공제율은 축소된다. 과세형평 제고, 국제추세 등을 감안해 대기업 이월결손금은 공제한도를 점진적으로 조정, 2019년에 50%까지 조정한다.
개인사업자의 사업 관련 유형자산 처분손익은 과세로 전환된다. 복식부기 개인사업자의 유형자산 처분손익 과세대상을 업무용승용차에서 기계장치 등 모든 유형자산으로 확대한다.
금융소득 과세특례도 정비된다. 고배당기업 주주에 대한 배당소득증대세제와 해외주식펀드 수익에 대한 비과세, 하이일드펀드 수익에 대한 분리과세 등은 일몰종료 되며, 장기채권 이자소득에 대한 분리과세는 폐지된다.
양도소득세는 과도한 감면 방지, 감면제도 간 형평 등을 위해 감면한도를 일원화한다. 현재 5년간 적용대상에 따라 2억원, 3억원으로 적용 중인 것을 5년간 2억원으로 적용하고, 개발제한구역 내 협의매수나 수용 토지 등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율은 여타 수준을 고려해 하향조정한다.
정책목적을 달성했거나 실효성 없는 제도는 축소한다. 정착단계에 있는 전자신고세액공제는 세무대리인 400만원(법인 1000만원)에서200만원(법인 500만원) 한도로 줄이고, 임대주택 부동산투자회사의 현물출자자에 대한 과세특례는 없앤다.
또한 부가가치세 면세 범위도 축소해 과세로 전환한다. 정부업무대행단체의 부가가치세 면세사업 중 공익성이 낮고 민간과의 경합성이 높은 사업이 대상으로, 보관업, 보호예수, 설계·감리용역, 조경사업 등이 해당된다.
또 군인 등이 이용하는 군 골프장과 숙박시설 이용에 대한 부가세도 과세로 전환된다. 태릉CC, 계룡대CC 등 국방부, 군인공제회, 육군 등이 운영하는 군 골프장과 서귀포호텔, 계룡스파텔, 성남 밀리토피아 호텔(4성급) 등 국군복지단 등이 운영하는 호텔․콘도 시설 등이 해당된다.
◆여당 가이드라인이 그대로 정부안으로…정부, 연간 5조5000억원 세수 효과 예상
이날 발표된 기획재정부의 2017년 세법개정안은 결국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제시한 과세표준 2000억원 이상 기업에 적용하는 세율을 25%로 현행보다 3%p를 인상하는 법인세 인상안과 과표 5억원 초과 초고소득자의 세율을 40%에서 42%로 올리는 소득세 인상안 등 이른바 ‘부자 증세’ 가이드라인을 정부안으로 그대로 옮겨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기재부는 법인세율․소득세율 조정, 발전용 유연탄 세율 조정, 주식 양도소득세율 조정, 투자세액공제 축소 등의 개편에 따라 올해 연간 5조5000억원의 세수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반면 고용증대세제 신설과 근로․자녀장려금 지급 확대, 중소기업 취업자 소득세 감면기간 확대, 중소기업 지원체계 개편 등은 감세요인으로 작용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 같은 정부의 세제개편안은 3일부터 22일까지 20일간 입법예고를 거쳐 8월 말 국무회의에 상정한 후 다음달 1일께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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