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문재인 정부, 미국과 중국 패권전쟁에 낀 '너트 크래커'?


입력 2017.08.01 13:16 수정 2017.08.01 13:21        이충재 기자

미·중 책임공방에 마땅한 해법 없어 '난감'

한국, '운전석'이 아닌 '조수석'으로 밀린 형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자료사진) ⓒ데일리안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 이후 한반도 정세는 우리 정부를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현재 미국과 중국의 책임공방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낀 신세인 우리 정부가 내놓을 마땅한 해법이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미국순방 당시 "남북관계에서 주변국에 기대지 않고 우리가 운전석에 앉아 주도해 나가겠다"는 '운전대론'을 내세웠던 문재인 정부의 대북 구상도 힘을 잃게 됐다. 북한 문제에 있어 한국은 '운전석'이 아닌 '조수석'으로 밀려난 형세다.

한반도 문제에 '운전석' 아닌 '조수석'으로 밀려나

무엇보다 문 대통령이 강조해온 한반도 논의 주도권은 당장 쥐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 미중 사이의 핑퐁게임을 지켜보며 '현실적인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중 공방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동아시아 패권 경쟁 상대인 양국은 북한을 둘러싼 쟁점을 두고 미국과 한 치 양보 없는 설전을 벌였다.

류제이 유엔주재 중국 대사는 31일(현지시각)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7월 의장국 일정을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 비핵화 문제에 있어 주요한 2개의 당사국은 바로 북한과 미국"이라며 "중국이 아닌 두 국가가 올바른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게 해야 할 책임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류 대사는 "중국이 많은 능력을 갖고 있더라도, 중국의 노력은 실질적인 결과물을 얻어낼 수 없다"며 "왜냐하면, 이 문제는 두 주요 당사자에 달려있기 때문"이라고 '미국 책임론'을 거듭 강조했다.

미‧중 양보 없는 책임공방…꼬인 한반도 정세 더 복잡

반면 미국은 중국이 사실상 북한의 '생명줄'을 쥐고 있다고 보고, 적극적인 대북 제재에 나서지 않는 중국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ICBM급 미사일 도발에 대한 책임을 물어 조만간 중국에 경제제재를 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 30일(현지시각) "북한이 국제평화에 가하는 위험은 이제 모두에게 명백하다"며 "중국은 결정적으로 이런 중대한 조처를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면서 중국을 압박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도 이날 에스토니아 방문 중 기자들의 질문에 "전략적 인내의 시대는 끝났다"며 "중국이 (북한에 대한 압박을) 더 해야 한다"고 말했다.

"냉‧온탕 반복하다가 북핵문제 최악의 사태" 우려 목소리

여기에 러시아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책임론을 거론한 미국을 향해 '문제는 미국'이라고 맞받아쳤다. 혼란을 틈타 러시아가 미국 견제에 나서는 등 미중러 사이에서 한반도 정세가 한층 더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러시아 외무부는 31일(현지시각) 성명을 내고 "현재 상황에 대한 책임을 러시아와 중국에 떠넘기고 두 나라가 북한의 핵 ·미사일 야망을 묵과한다고 비난하는 미국과 다른 국가들의 시도는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다.

세계 패권을 노리는 미‧중 사이에서 우리 정부가 어느 한쪽 편에 선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이에 정치권에선 정부의 '오락가락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31일 페이스북에서 "한국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에 낀 '너트 크래커'가 아닌지 다시 생각해 볼 일"이라며 "북핵 문제는 냉탕과 온탕을 반복하다가 결국 최악의 사태까지 왔다. 이제부터라도 한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해 한미동맹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충재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