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ICBM 실전배치 가시화…미-중 관계가 위험하다
트럼프 대통령 등 미국 주요 인사들 '중국 책임론' 재차 강조
세컨더리 보이콧·통상 압박 카드 꺼낼듯…중, 거센 반발 예상
트럼프 대통령 등 미국 주요 인사들 '중국 책임론' 재차 강조
세컨더리 보이콧·통상 압박 카드 꺼낼듯…중, 거센 반발 예상
북한이 28일 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을 또다시 발사하면서 미국의 보다 강력한 추가 대북제재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미국은 북핵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거듭 강조하면서 중국에 대한 제재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 향후 북한문제를 둘러싸고 미중 갈등이 고조될 것으로 관측된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30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북한의 2차 화성-14형 시험발사와 관련, "대화를 위한 시간은 끝났다"며 "북한이 국제평화에 가하는 위험은 이제 모두에게 명백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에 대한 압박을 현저하게 강화하지 않는 추가적인 안보리 결의는 가치가 없다"면서 "중국은 결정적으로 중대한 조치를 취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며 중국의 행동을 촉구했다.
에스토니아를 방문 중인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도 이날 "북한 불량정권에 의해 계속되는 도발은 용납할 수 없으며 미국은 역내 및 전 세계 국가들의 도움을 결집해 경제, 외교적으로 북한의 고립을 심화시킬 것"면서 "우리는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해 역내 다른 나라들과 함께 북한이 이들 국가에 동참할 수 있도록 관여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수용하며, 도발적 행동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주요 인사들의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중국을 직접 거론해 비판한 데 대한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29일) 트위터에서 "중국에 매우 실망했다"면서 "그들(중국)은 말만 할 뿐 우리를 위해 북한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우리는 더는 이런 상황이 지속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중국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트윗에 "우리의 어리석은 과거 지도자들은 (중국이) 무역에서 한 해에 수천억 달러를 벌어들이도록 허락했다"는 언급을 더해 북핵문제를 토대로 대중 통상제재에 나설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반면 중국은 미국의 '중국 책임론'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북핵 문제의 핵심은 북한과 미국에 있고, 중국은 긴장을 고조시킨 당사자가 아니며, 따라서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압박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중국은 앞서 미국 정부가 중국의 은행과 기업, 개인에 대한 독자제재에 나서자 강력히 반발했다. 당시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유엔 안보리 결의 외 개별국가의 대북 독자제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특히 어떤 다른 국가가 자기의 국내법에 따라 중국의 기업이나 개인에 대해 통제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북한의 추가적인 미사일 도발로 미국이 향후 중국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한 기업 및 개인에 대한 제재)을 강화할 경우, 중국은 더욱 거세게 이를 비판하며 부당함을 호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중국은 지난 4일 북한의 '화성-14'형 미사일 첫 시험발사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에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중국은 '제재'보다는 '대화'에 방점을 찍으면서 대화와 협상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등 국제무대에서도 미국과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북한 도발에 따른 미중갈등 격화 조짐과 관련,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31일 본보에 "미국은 북한문제를 중국을 길들이는 하나의 수단으로도 보고 있다"며 "그렇기에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는 미중관계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미국은 세컨더리 보이콧이나 무역 문제로 중국을 압박하려 하고 있지만, 갈등 국면으로 가는 것은 바라지 않아 중국이 자발적으로 움직여주길 원하고 있다"며 "미중관계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미국은 지속적으로 중국의 정책방향을 바꾸려 할 것이고, 그것이 실현되기 전까지는 대북강경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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