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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film] 영화 '군함도' 관객수, 무슨 의미가 있나


입력 2017.08.01 09:14 수정 2017.08.01 09:16        김명신 기자

역사적 사실 둘러싼 일부 극단적 평가 우려

일본의 왜곡 보도에 류승완 감독 입장 표명

역사적 사실 둘러싼 일부 극단적 평가 우려
일본의 왜곡 보도에 류승완 감독 입장 표명

영화 '군함도'가 개봉 6일째 450만 관객을 돌파했다. ⓒ 영화 포스터

개봉 첫날부터 시작된 흥행 돌풍과 그에 반한 스크린 독과점 논란. 올해 최고 화제작답게 영화 ‘군함도’를 둘러싼 극과 극의 평가가 박스오피스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10점의 평가와 더불어 '한국인이라면 꼭 봐야 하는 영화'라는 평가와 '가슴 아픈 역사를 상업적 이득(스크린 독과점)으로만 접근한 영화'라는 혹평 속 450만 관객 동원이라는 기록적인 스코어를 경신하고 있다.

‘군함도로 끌려간 조선인들의 가슴 뜨거운 이야기’라는 모티브에 맞게 극적인 영화적 장치 보다는 인간의 심리와 이면의 갈등을 중점으로 풀어내며 ‘그들의 만행’을 꼬집은 영화적 메시지는 ‘재미있다’와 ‘재미없다’로 갈리며 호불호 평가를 받고 있다. 영화를 본 관객들 중 높은 평점을 안긴 대부분의 관객들이 안타까워 하는 점 역시 이 부분이다. 또한 ‘국뽕’이 아닌 ‘일뽕’이라는 일부 극단적인 평가 역시 아쉬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류승완 감독은 영화 ‘군함도’ 개봉에 앞서 “군함도의 진실과 역사를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았다. 내 영화가 좋지 않은 평가를 받더라도 역사에 대한 평가나 그 사실이 왜곡되거나 누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일본의 일부 매체는 류 감독의 일부분을 딴 발언을 중심으로 왜곡된 보도를 하는 가 하면, 일부 관객들 역시 일본인과 조선인과의 갈등이 아닌 일본의 악행을 더욱 중점적으로 풀어냈어야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조선인의 아픔의 장소인 만큼, 극적인 슬픔이 아쉬웠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류 감독은 ‘그 슬픔’을 ‘일침’으로 풀어내려 했고, 곳곳에 배치된 영화적 장치를 이용해 일본인 보다 더한 친일파들의 만행과 지금까지도 해결되지 않은 그들의 악행, 후손들을 향한 일침, 그리고 과거사 해결에 적극적이지 못하고 있는 외교 관계자들 등 역사를 둘러싼 그들에게 ‘강한 경고’를 담고자 했다.

물론 200억이 넘는 제작비를 들여 만든 작품인 만큼, 더 큰 스케일을 기대할 수도 있고 그 기대에 따른 호불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역사적 아픔 역시 더 큰 슬픔을 자아낼 수 있는 인물들의 갈등을 더 자극적인 설정으로 풀어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했다면 일본인들의 악행을 ‘더 욕하면서’ 볼 수 도 있었고, 그에 따른 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의 고통과 슬픔을 더욱 함께 할 수도 있었을 수도 있다.

영화적 장치는 오로지 감독의 선택이고 몫이다. ‘군함도’라는 실제 역사를 둘러싸고 영화적으로 풀어내는 과정에서 극적인 슬픔을 어떻게, 누구를 향해 겨냥하는 가에 따라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할 수 있다.

류승완 감독의 말대로 ‘군함도’를 둘러싼 관객몰이에만 급급해 이야기를 풀어냈다면 더 자극적이었을 것이고, 더 분노하게끔 했을 것이다. 그러나 류 감독은 영화지만 단순히 영화로만 풀어낼 수 없는 아픔을 느꼈고, 그렇게 기존의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의 ‘선과 악’ 구도에서 벗어난 현실적 일침을 영화적으로 풀어냈다.

영화 ‘군함도’를 둘러싼 평가는 여전히 뜨겁다. 분명한 것은 일본 매체나 일부 관객들의 평가처럼 일본을 옹호하거나 조선인의 슬픔 보다는 이를 이용한 단순히 상업적인 목적으로만 만들어진 영화는 아니라는 점이다.

예매율이 떨어진다고 그 영화에 대한 평가가 절하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특히 일부 개봉작들은 관객수와 관련한 언론 홍보에서 ‘스크린 독과점의 군함도 보다 스크린 확보는 적지만 영화는 흥행하고 있다’는 문구를 활용한다.

‘군함도’의 스크린 독과점은 분명히 아쉬운 부분이고, 앞으로도 풀어야할 숙제로 남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영화에 대한 평가나 감독의 연출력이 ‘스크린 수 독점’으로 포장돼 평가절하를 받거나 하기에는 영화 ‘군함도’가 그렇게 허술하게 만들어진 영화는 아니라는 점이다.

감독의 말대로, 영화가 재미없으면 영화에 대한 평가만 하면 된다. 일본을 옹호한 영화도 아니고, 그렇다고 군함도의 슬픔을 왜곡한 영화도 아니다. 우리의 아픈 역사를 돈벌이로 이용하려고 접근한 것이 아닌, 그 아픈 역사를 세계에 알리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된 영화에 대한 일부 왜곡된 평가가 더 가슴 아프게 하는 건 아닐런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군함도’ 측은 세계 곳곳에서 상영될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최소한 한국에서 만큼은 0점 테러나 최악의 영화라는 평가가 아닌 꼭 알려야(꼭 보지는 않더라도) 하는 영화로 남을 수는 없는걸까.

"안녕하세요. 영화 '군함도' 감독 류승완입니다. 최근 일본 내 일부 매체와 정부 관계자까지 나서서 영화 '군함도'가 사실이 아니고 마치 허구로만 이뤄진 창작물인냥 평가받고 있다는 보도를 접했습니다. 이와 관련 한,중,일 3국의 정부 기관과 유력 매체들의 날선 공방까지 오가고 있어서, 짧은 생각일지라도 제 의견을 말씀드리는게 좋을 것 같아 펜을 들었습니다.

최근 일본에서 전해지는 소식들을 접하면서, 전 일본은 아직도 그들이 저지른 전쟁 범죄와 청산되지 않은 어두운 역사를 마주할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것 같아 너무나 실망스러웠습니다. 영화 '군함도'는 '실제 있었던 역사를 모티브로 해 만들어진 창작물'이라고 제가 얘기한 바 있지만, 일본은 저의 이 발언 중 '실제 역사를 모티브로 했다'는 부분은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창작물'이라는 워딩만 왜곡하여 편의대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저는 영화 '군함도'를 만들기 위해 수많은 증언과 자료집을 참고했습니다. '수많은 증언집과 자료집'이 무엇인지는 영화의 엔딩크레딧에 자세히 넣어 두었습니다. 저는 제가 취재한 사실을 기반으로 당시 조선인 강제징용의 참상과 일제의 만행, 그리고 일제에 기생했던 친일파들의 반인륜적인 행위를 다루고자 했습니다. 더불어 영화를 통해서라도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피맺힌 한을 '대탈출'이라는 컨셉으로 풀어보고 싶었습니다. 대규모는 아니었지만 실제 탈출 시도가 빈번하게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2월, 일본 산케이 신문이 ‘군함도는 날조된 영화'라고 보도했을 때도 저는 '조선인이 군함도에서 인권을 유린 당하면서 생활한 것은 역사적 사실이며, 일본이 어두운 역사까지를 떳떳하게 인정해야 그것이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위와 같은 의견을 재차 피력할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랬지만, 조선인 강제 징용에 대한 일본의 역사인식은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것 같아 안타깝고 분노가 치밉니다.

바라건대 일본측의 잘못된 역사 인식으로 인해 '군함도'에서 갖은 고초를 겪었던 조선인 강제 징용자들의 상처에 또다시 생채기가 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아울러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당시 군함도 강제 징용의 어두운 역사를 알리기로 했던 약속 또한 일본측이 반드시 이행하기를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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