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 워커, 없었던 맨시티의 전술적 단비
공격적 성향의 워커 합류로 윙어-스트라이커 살아날 듯
맨체스터 시티가 오른쪽 풀백 카일 워커(27)를 영입했다.
영국 현지언론의 15일(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워커의 이적료는 수비수 역대 최고인 5300만 파운드(한화 약 781억)에 달한다.
손흥민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한국 축구팬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받았던 워커는 2009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이후 EPL에서 183경기를 뛰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서도 수비를 맡은 우수 자원이다.
맨시티 측은 "토트넘에서 발전한 워커를 확인했다. 프리미어리그(EPL) 최고의 오른쪽 풀백 중 하나“라며 치켜세웠다. 바카리 사냐와 파블로 사발레타를 모두 내보낸 맨시티로서는 오른쪽 수비수 워커의 영입은 당연했다.
과르디올라는 측면 수비 자원에 대한 고민을 오랫동안 해왔다. 맨시티가 지난 시즌 보유했던 전문 윙백인 콜라로프, 클리시, 사냐, 사발레타 모두 공격력이 인상적인 수준은 아니었다. 따라서 매우 공격적인 윙백이라 할 수 있는 카일 워커의 합류는 맨체스터 시티에 단비가 될 수 있다.
공격에 강점을 가진 측면 수비를 보유하지 못한 과르디올라는 윙어를 적극적으로 좁혀 쓸 수 없었다. 측면 공간을 맡아줄 마땅한 공격 자원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윙어가 측면에 머문다는 것은 곧 스트라이커와의 거리가 멀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원에 공격력과 활동량을 갖춘 다비드 실바와 케빈 데 브루잉을 함께 배치했다. 빌드업 시 밑으로 내려와 볼을 운반하거나 뿌려주는 역할을 맡았으며, 공격 시에는 유기적으로 전방에 가세해 스트라이커와 윙어 사이의 공간을 지켰다.
매우 직선적인 형태의 윙어인 헤수스 나바스와 중앙 미드필더를 본 포지션으로 삼고 있는 페르난지뉴를 오른쪽 수비수로 변형하기도 했다. 나바스의 경우 수비력은 미미했지만 확실한 공격 능력을 보장할 수 있었고, 페르난지뉴는 기본적으로 윙백의 역할을 수행하되 공격 시에는 중앙으로 좁혀 팀의 중원을 보강했다.
데 브루잉과 실바에게 역할이 가중되다 보니 이들이 봉쇄되면 맨시티의 공격 자체가 매끄럽게 이어지지 못했다. AS모나코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이 그랬다. 당시 바카요코와 파비뉴가 데 브루잉과 실바를 완전히 묶었고, 맨시티는 1득점에 그치며 탈락의 길을 걸었다.
베르나르도 실바와 워커의 공존 시너지
지난 5월에 모나코로부터 영입한 베르나르도 실바는 오른쪽 윙어가 주 포지션이다. 윙어로서 특별히 빠른 것은 아니지만 측면에서부터 중앙으로 좁혀 들어와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러한 베르나르도 실바의 능력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그가 중앙으로 좁힐 때 오른쪽 측면 지역을 커버할 자원이 있어야 한다. 광범위한 활동량과 공격력을 갖추고 있는 카일 워커가 이러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워커의 존재는 가브리엘 제수스, 르로이 사네, 라힘 스털링 등의 선수들이 오른쪽 윙어로 나설 때 언제든지 중앙으로 좁힐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할 수 있다. 카일 워커의 합류는 과르디올라의 전술 선택 폭을 더욱 넓혀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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