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하는 외인 투심' 하반기 러브콜은 어디로
외국인 올해 상반기 코스피서 9.6조 순매수, 비중 사상 최대
It·바이오주…6월 순매수 상위 10종서 이달 순매도 10종으로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넘어오며 잠시 조정기를 거치는 듯했던 증권시장이 다시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증시의 '큰 손'으로 꼽히는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 종목이 최근 변화를 보여 그 이유가 주목된다.
13일 증시는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다시 '고공비행'했다. 이날 장 초반부터 치솟기 시작한 코스피는 오전에 지난달 29일 기록인 2402.80을 훌쩍 넘고 오후엔 2420선을 돌파하며 치솟다가 최종적으로 2409.49로 마감됐다.
미국 증시발 훈풍이 코스피의 상승을 견인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날 코스피의 상승은 외국인의 '사자세'가 이끌었다. 이날 하룻동안 외국인은 3691억원을 순매수했다. 사흘연속 순매수세다.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1775억원, 2436억원 순매도를 보였다.
주목할만한 것은 '사자세'인 외국인의 매수 종목이 최근들어 변동을 보인다는 점이다.
이날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9조6000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엔씨소프트 같은 대형주, IT주 위주의 종목들을 많이 사들였다. 코스닥에서는 셀트리온, 오스템임플란트, 카카오 등 바이오, IT주 위주였다.
하지만 6월부터 외국인의 매수·매도 목록은 눈에 띄는 변화를 보였다. 6월 한 달간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10종목에는 항상 1위를 유지하던 삼성전자가 빠지고 대신 삼성바이오로직스(3279억원), S-Oil(1040억원), SK이노베이션(1031억원), 한국전력(820억원) 등이 새롭게 등장했다.
반대로 순매도 상위 10종목에는 삼성전자(4664억원), LG유플러스(2305억원), 현대중공업(2264억원) 등이 올랐다. 코스닥에서도 그동안 높은 순위로 순매수하던 셀트리온, 카카오 등이 순매도 상위권에 오르는 등 변화가 감지됐다.
업종별로는 의약품, 전기전자, 건설, 기계, 전기가스, 의료정밀업종 주식을 내다 팔면서도 금융, 철강금속, 보험, 통신, 운수장비, 운수창고업종 주식을 새롭게 사들이고 있다. 6월부터 이날까지 외국인 순매수 규모도 2조2000억원으로 상반기 외국인 총 순매수 금액의 5분의 1을 넘었다.
외국인이 이처럼 과거 바구니에 담던 IT·바이오주를 내놓으며 금융, 인프라 관련 업종을 새롭게 담고 있는 것은 차익실현 및 새 업종 발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미 오를대로 오른 전기전자, 의약품, 의료정밀 등은 팔고 상반기 상승장 속 덜 오른 인프라 등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 동안 IT와 바이오 업종 주가가 눈에 띄게 상승했다"면서 "이제 차익실현의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은행, 보험 등 금융 업종에 투자가 몰리는 것에 대해서는 '세계적 트렌드'와 '금리'의 영향으로 봤다. 그는 "미국에서도 6월 이후 금융 관련주의 주가가 굉장히 좋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패턴이 선진국의 패턴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는만큼 예견된 상승"이라면서 "미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은행들의 예대마진 실적 상승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다만 외국인의 투자 동향이 하반기 우리 증시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의견을 내놨다. 이 센터장은 "우리 시장의 큰 손인 외국인의 투자 동향이 개인 투자자들에게 영향은 미칠 수 있지만 꼭 쫓아가는 형태는 아니다"라면서 "결국에는 매매 실익에 따라 움직이는만큼 3분기 실적에 따라 흐름은 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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