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배신자 굴레 벗어나기 안간힘…영남 바닥 민심 ‘노크’
고 노무현 대통령 묘소 참배 뒤 경주에서 탈원전 정책 주민 불만 수렴
보수단체 회원들로부터 욕설과 밀가루 세례 봉변 당할 뻔
의석수 20석의 바른정당이 지지율 제고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국회 원내교섭단체 4곳 중 가장 작고, 한 명이라도 이탈한다면 교섭단체 지위도 잃게 된다.
이러한 상황 탓에 바른정당 새 지도부는 내부단속과 함께 지지율 제고를 위해 12일 영남권을 찾았다.
지난달 26일 바른정당 대표로 선출된 이혜훈 대표는 첫 지방일정으로 영남권을 택했다.
영남권은 과거 두터운 보수층 자랑하며 보수정당의 표밭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20대 총선과 지난 5월 치러진 19대 대선에서 대구와 경북지역을 제외하고 모두 민주당에게 내어줬다. 사실상 안방만 남기고 모두 내어준 셈이다.
그러나 바른정당 입장에서는 지난 대선, 대구·경북지역에서도 지지를 받지 못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의 영남권 민심행보 첫 일성은 파격이었다. 보수정당 대표로서는 이례적으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헌화하고 참배한 것이다. 이는 한국당과 차별화를 추구하는 동시에 외연 확장을 위해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통합 행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보수진영에 등을 돌렸던 중도층의 민심에 노크한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 한 이 대표는 곧장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예방 직후 기자들과 만난 이 대표는 권 여사와의 대화를 소개하면서 노 전 대통령의 캐치프레이즈였던 ‘특권 없는 세상’을 진보만으론 힘들고 보수의 한축인 바른정당이 이어가겠다고 한 것도 중도층을 겨냥한 발언으로 읽힌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등을 돌린 영남지역 보수층을 잡기 위한 포석도 놓았다. 첫 민생행보지역을 영남권으로 택한 것에 대해 질문하자 이 대표는 “가짜뉴스가 집중 대량 살포돼 거기에 현혹돼 속은 피해자들이 집중돼 있는 곳”이라며 “오해와 편견을 씻어내는 작업은 여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순서상 맞지 않겠나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대선에서 자유한국당이 바른정당에 '배신자 굴레'를 씌어놓은 것을 의미한 것이다.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와 권 여사 예방을 마친 이 대표는 경남도당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곧바로 경주로 이동해 탈핵 에너지 정책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후 경주 지역 농민단체와 간담회도 했다.
경주시는 우리나라 원전 24기 중 6기를 가지고 있는 지역으로 비중을 따진다면 4분의 1을 책임지고 있는 곳이다. 또 원전과 함께 기피시설인 방폐장도 경주지역에 있다.
정부가 원전과 방폐장 설치 대신 지역발전을 위한 제반시설과 복지 등을 약속했지만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다.
이에 경주시민들의 불만이 커질 때로 커진 상태에서 국민들 의견 수렴 없이 일부 시민단체와 환경단체의 의견으로만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시행되는 현실에 경주시민들은 격앙된 상태였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경주와 동해안 원전 클러스트에 대한 중앙정부의 관련사업 지원 약속이 조속히 이행될 것을 촉구했다. 원전 정책도 국민들과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집행되기를 주문했다.
이날 접수된 경주시민들 의견은 바른정당 차원에서 정부에 건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 대표의 영남권 행보는 순탄치 않았다. 탈핵 에너지 정책 토론회가 진행되는 행사장에 보수단체 회원들로 보이는 10여명이 이 대표와 하태경 최고위원 등 바른정당 주요관계자들을 상대로 욕설을 퍼부었다.
특히 이 대표가 행사장을 빠져 나가는 동안 보수단체 회원들은 이 대표를 향해 밀가루를 뿌리려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당직자들에게 막혀 저지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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