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이 후딱"…마성의 '비밀의 숲'
시청자도 빠진 '범인 찾기'
조승우, 물오른 연기력 호평
시청자도 빠진 '범인 찾기'
조승우, 물오른 연기력 호평
검사와 스폰서, 지겹도록 봐온 소재도 tvN '비밀의 숲'에선 다르다.
'비밀의 숲'은 감정을 잃어버린 검사 황시목(조승우)이 정의로운 경찰(한여진)과 함께 검찰청 내부의 비밀을 파헤쳐 진짜 범인을 쫓는 내용을 담는다.
드라마는 검찰 스폰서였던 한 사업가가 살해된 장면으로 시작했다. 범인이 흔적을 남기지 않은 터라 사건은 미궁 속에 빠졌다. 살해된 사업가는 검찰, 경찰, 기업과 얽히고설킨 인물이다.
등장인물 모두가 용의선상에 있고, 황시목과 한여진은 범인을 잡으려 고군분투한다.
시청자도 즐기는 추리 게임
지난달 10일 첫 방송한 '비밀의 숲'은 시청률 4%대(닐슨코리아·유료플랫폼 가구·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했다. 드라마의 강점은 탄탄한 이야기와 치밀한 전개다.
권력의 비리와 부패를 다룬 작품은 그간 많이 봐왔다. 올해에도 영화 '더 킹', SBS '피고인'·'귓속말' 등이 있었다. '비밀의 숲'은 소재보다는 이야기에 힘이 있다. 모든 사람이 용의선상에 오르고, 그 누구도 100% 신뢰할 수 없는, 긴장감 넘치는 상황이 매회 반복된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장면은 시청자의 뒤통수를 후려친다.
이창준 부장검사(유재명)가 검사장에 오른 장면, 이후 청와대 수석비서관이 된 장면에선 감탄이 나왔다.
누구도 온전히 믿을 수 없는 상황이 '심장 쫄깃'하게 펼쳐지다 보니 시청자들도 '범인의 정체'를 궁금해한다. 누리꾼들은 드라마 게시판과 기사 댓글을 통해 "도대체 범인이 누구냐"며 저마다의 의견을 내놓으며 토론한다. "주인공 조승우, 배두나마저도 믿을 수 없다"는 글도 많다. 이야기에 틈이 없어 1시간이 후딱 지나간다. 시청자의 몰입감이 최대치에 다다르는 이유다.
긴장감이 팽팽한 글을 쓴 주인공은 신예 이수연 작가다. 배우들은 이 작가의 대본을 보자마자 출연을 결정했고, tvN 측에서도 이야기에 놀라워했다는 후문이다.
아쉬운 건 시청률이다. 장르 특성상 중간 유입 시청자층을 끌어들이기 쉽지 않은 터라 시청률이 일정 수준을 넘지 못한다. 이는 시청자들도 아는 부분이다. 애청자들은 "한 번 보고 나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며 "극본, 연출, 연기 모든 부분에서 뒤처지지 않는 드라마"라고 입을 모았다.
구멍 없는 연기력
'비밀의 숲'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배우는 조승우다. 시목은 미소 한 번 보기 힘든 '냉철한 검사'이지만 매력이 철철 넘친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인물이 아닌데도 어딘가 끌린다. 말 한 번 더 붙이고 싶고, 어떨 땐 섹시해 보이고, 또 어떨 땐 안쓰러워 보인다. 상대방을 끌어당기는 묘한 매력이 있다.
시목은 여진과 공조 수사를 시작하면서 한 회에 한 번씩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시청자들이 이를 놓칠 리 없을 터. "마성의 황시목", "다들 황사모가 되어 간다", "시목의 미소에 설렜다"는 글이 이어진다.
드라마, 영화, 뮤지컬 무대 등을 통해 쌓은 연기력은 흠잡을 데 없다. 긍정적이고 따뜻한 여진과의 호흡도 '설렘 포인트'다.
배두나는 차가운 황시목을 조금이나마 녹여주는 '온기' 역할을 한다. 억지 로맨스가 없는 것도 이 드라마의 미덕이다.
조연들의 출중한 연기력을 보는 재미도 있다. 이창준 역의 유재명, 용산경찰서장 김우균 역의 최병모, 3부장검사 역의 박병근, 윤과장 역의 이규형 등은 캐릭터를 살아 숨 쉬게 만들었다. 영은수 역의 신혜선은 신인인데도 자연스러운 연기력으로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간다.
이제 슬슬 '범인의 정체'가 드러날 후반부다. 시청자의 추리는 정확하게 맞아떨어질까. 아니면 또 다른 거대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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