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는 옛말(?)' 약발 안먹히는 장마수혜주
폐기물 처리 업체 관련주↑, 반면 제습기·농약비료 등 '보합세'
전문가 "정치·계절·날씨 등 테마주, 기대감으로 투자해선 안 돼"
장마가 본격화되고 있음에도 이른바 '장마철 수혜주'로 거론됐던 종목들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장마철이 예상보다 길지 않은데 따른 결과라는 지적이지만, 때만 되면 알아서 올랐던 '캘린더형 테마주'로는 수익을 낼 수 없는 투자 트렌드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0일 코스피시장에서 KG케미칼은 전 거래일보다 0.68% 소폭 상승한 1만4900원, 경농은 0.66% 하락한 6000원과 원으로 장을 마쳤다. 남해화학도 전일보다 3.3% 내린 96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들은 농약 등 방역업체로 전통적인 장마 수혜주로 꼽혀왔다. 농작물 병충해를 막기 위해 농약과 비료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인데 올해는 이 같은 기대가 주가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예년 같았으면 주가가 상승 했어야 할 위닉스와 코웨이 등 제습기 관련 종목들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실제 이날 제습가전 시장의 42.5%를 점유하고 있는 위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3.15% 하락한 1만75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18.7%의 시장점유율을 보여주고 있는 대유위니아는 제자리걸음을 했다. LG전자, 코웨이 등도 보합세다.
홈쇼핑 관련주도 수혜주로 불리지만 CJ오쇼핑과 GS홈쇼핑은 각각 1.01%, 1.85% 하락한 18만6500원과 22만3000원에 장을 마쳤고, 현대홈쇼핑만 0.78% 소폭 상승하는 등 보합세를 보였다. 비가 많이 내리는 장마철에는 야외활동이 힘들어지는 탓에 실내에 머무르게 되면서 시청이 늘어나 실적 기대감이 반영되던 예년과는 다른 모습이다.
반면 인선이엔티와 코엔텍 등 폐기물 처리 업체는 주가가 상승했다. 건설폐기물 수집·운반·중간처리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인선티엔티는 2.07% 상승한 7410원에 거래를 마쳤고 폐기물 처리업을 주업으로 하는 코엔텍도 전 거래일대비 1.96% 상승한 469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한 차례 폭우로 떠밀려온 폐기물 처리가 늘어나면서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때가 됐다고 해서 기대감으로 날씨와 관련된 계절주에 맹목적으로 투자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날씨는 언제든 변할 수 있는데다 대부분의 '장마 수혜주'로 세간에 오르내리는 종목들이 장마의 영향만으로 실적이 변동되지는 않는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장마 수혜주'라고 불리는 제습기 관련 종목 관련해서 거론되는 회사들의 전체 실적에서 제습기가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편"이라며 장마와 관련한 테마주의 모멘텀이 약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정치·계절·날씨 등 많은 테마주들은 일종의 기대감에 의해서 주가가 움직이는 경향이 크다"며 "실적과 모멘텀을 통해 펀더멘털을 확실하게 갖춘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기업일수록 테마에 좌지우지 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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