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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갑한 비스핑' 로메로 묶은 휘태커 풋워크


입력 2017.07.11 06:40 수정 2017.07.11 06:43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다리 통증 약점 안고도 스탠스 변화로 로메로 접근 막아

비스핑 말대로 풋워크 정상급..머릿속 복잡해진 비스핑

UFC 미들급 랭킹 3위 휘태커가 1위 로메로를 누르고 비스핑과 타이틀 매치를 치르게 됐다. ⓒ 게티이미지

UFC 미들급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로버트 휘태커(27·뉴질랜드)가 ‘랭킹 1위’ 요엘 로메로(41·쿠바)까지 삼키고 잠정 챔피언에 등극했다.

‘랭킹 3위’ 휘태커는 10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서 열린 ‘UFC 213’ 메인이벤트 미들급 잠정 챔피언전에서 로메로에 3-0 만장일치 판정승(48-47,48-47,48-47)을 거뒀다.

미들급 강자들을 연파하며 8연승(6TKO)을 달리던 로메로를 멈춰 세운 휘태커는 ‘주짓수 달인’ 자카레 소우자에 이어 '최강 레슬라이커' 로메로까지 물리치고 8연승(4TKO)을 질주했다.

현재의 휘태커 기세와 기량을 감안했을 때, 챔피언 마이클 비스핑이 크게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챔피언벨트는 이미 휘태커의 것”이라고 말한다. 이날 경기를 직접 관전한 비스핑으로서는 듣기에 껄끄러운 말이다.

1·2라운드에는 최정상급 레슬링을 자랑하는 로메로가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키며 주도권을 잡았다. 테이크다운 방어율 91%를 자랑하는 휘태커도 로메로의 태클을 막지 못했다. 무시무시한 근육질 몸에서 나오는 펀치의 파워를 실감하며 출혈도 있었다. 설상가상, 로메로에게 몇 차례 사이드킥을 맞고 절뚝거리기까지 했다.

누가 봐도 1,2라운드는 로메로의 우위다. 그러나 우려대로 로메로는 체력이 문제였다. 몇 차례 위기를 극복한 휘태커가 3라운드부터 반격을 가했다. 클린치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치고 빠지기를 반복했다. 로메로는 경쾌한 스텝을 밟으며 부지런히 움직이는 휘태커에게 더 이상 테이크다운을 시도하기 어려웠다.

4라운드 들어 휘태커는 킥과 펀치 콤비네이션까지 가하며 우위를 점했다. 5라운드 들어 로메로의 체력은 고갈됐고, 종료 1분여를 남기고 로메로가 미끄러지자 폭풍 같은 파운딩을 퍼부어 승리를 굳혔다.

UFC 팬들이 이해할 수 없었던 부분은 절뚝거리는 휘태커를 누르지 못한 로메로의 소극적인 움직임이다. 다리 통증을 숨기려 했던 휘태커의 약점이 훤히 보이는 상황에서 막강 파워를 지닌 로메로는 집중 공격을 하지 못했다.

UFC 미들급 챔피언 비스핑. ⓒ 게티이미지

로메로는 이에 대해 “사이드 킥에 부상 입은 것을 파악했다. 그 부분을 집중 공격하려 했지만 휘태커는 스탠스를 바꾸며 차단했다. 그 리듬을 따라 무리하게 킥 공격을 하다가는 휘태커 사정권(his striking guard, within reach of his hands)에 들어가기 때문에 찰 수 없었다”고 밝혔다. 활발한 풋워크와 영리한 운영능력, 그리고 휘태커의 센 펀치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한 휘태커의 면모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끝으로 "내 상태는 괜찮다.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다시 붙기를 원한다"며 리매치를 기대했다. 휘태커의 다음 경기는 비스핑과의 타이틀 매치다. 로메로와의 리매치는 그 경기가 끝난 뒤에야 조율할 수 있다.

지난달 비스핑은 생피에르와의 미들급 타이틀 2차 방어전이 취소된 뒤 잠정 챔피언의 무게를 깎아내리면서도 “휘태커가 이길 것으로 본다. 로메로는 스테로이트 효과가 떨어질 때가 됐다. 젊은 파이터답게 풋워크가 좋고 복싱 기술이 탁월한 휘태커가 경기 후반부 로메로에게 KO승을 거둘 것”이라고 예측까지 했다. KO승은 아니지만 비스핑 말대로 휘태커 풋워크가 승리에 큰 영향을 미쳤다.

로메로 보다는 휘태커가 비스핑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낫다는 판단도 있었지만 이날 보여준 휘태커의 경기운영 능력을 보면 차라리 로메로가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탄탄했다. 부지런한 스텝, 빠르고 센 타격, 속임 동작에 이은 킥과 펀치, 90% 이상의 테이크다운 방어능력과 그라운드에서의 저항 능력이 돋보인다.

리치 긴 레슬러 브런슨의 그립도 빠져나왔고, 자카레의 그라운드까지 벗어나 타격으로 마무리했다. 그리고 혀를 내두르는 용수철 같은 탄력을 자랑하는 로메로까지 잡았다. 다리 통증까지 안고도 이긴 휘태커다. 비스핑의 머릿속은 복잡하게 됐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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