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당 대표 입' 때문에 국회는 정지…청와대는 '골치'
'말 조심' 중 청와대도 '난감'…"왜 굳이"
추 대표 돌발 언행 문제가 된 것 네 번째
"막말로 ‘머리 자르기’라는 생각을 누가 안하겠느냐. 그걸 굳이 당 대표하는 사람이 입 밖으로 꺼내서 상황을 이렇게 만드는 게 하수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른바 ‘머리 자르기’ 발언으로 국회가 완전히 멈춰 선 7일, 민주당 관계자는 이같이 말하며 헛웃음을 지었다. 그는 "그냥 조용히 그대로 두면 알아서 지지율 떨어지고 정리될 당에 괜히 기름 부어서 불똥만 튀게 만들었다. 원래 독기 오르면 어디 풀 데 없나 눈 씻고 찾는 법이지 않나“라고도 했다.
국민의당 보이콧 선언에 청와대도 난처해졌다. 당초 국민의당은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 씨에 대한 취업특혜 의혹 조작 사건으로 대여 공세 수위를 한층 낮춘 상황이었다. 당장 존폐 위기에 닥친 데다 당사자인 문 대통령이 “이제라도 진실이 밝혀져 다행”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대응에 대해선 발언을 자제했고, 당청 역시 검찰 수사를 지켜보겠다는 것 외에는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정권 출범 두 달이 되어가는 시점에야 17개 부처 장관 인선을 가까스로 마쳤으나 아직 인사청문회를 줄줄이 앞두고 있고, 새 정부의 제1 국정과제인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과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도 시급하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일단은 국정 시간표가 더 지연되지 않도록 야권을 자극하지 말자는 것이 청와대의 판단이었다.
최근 직원들 ‘입단속’ 이 한창인 청와대에서도 난감함을 숨기지 못하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청한 한 관계자는 급작스런 상황 변화에 “솔직히 난감하다”며 한동안 말을 아낀 뒤 “항상 말이 문제다. 누구는 말을 못해서 안 하는 것도 아니고, 집권당 리더면 그 정도 정무적 판단이나 조심성은 있어야 하는데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번 논란으로 국민의당은 국회 일정 전면 보이콧을 선언하는 한편 추 대표의 사퇴 및 정계 은퇴까지 요구한 상태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지도부의 만찬 일정도 취소했다. 긴급 소집된 의총에선 "추경의 '추'자도 꺼내지 마라. 인사청문회는 국물도 없다"며 “이 참에 민주당에 본때를 보여주자”는 주문이 쏟아졌다고 한다.
우원식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가 서둘러 국민의당 측에 전화를 걸어 "추 대표의 개인적인 돌출 발언"이라며 진화에 나섰으나, 상황 변화는 없었다. 우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추 대표의 발언은 당과 상의 없이 나온 개인 발언”이라며 “곤혹스럽다”고도 했다. 다만 추 대표 본인은 이와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을 지켰다.
추 대표의 돌발 언행이 문제가 된 건 이번만 네 번째다. 대선 전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 예방을 홀로 결정했다가 파문이 커지자 뒤늦게 취소했고, 정부 출범 후 당직자들이 약 2주 간 출장형태로 청와대에 파견되자 “청와대가 당직자를 임의로 빼간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했다. 한·미 정상회담 전날인 지난달 27일에는 ‘사드 전쟁’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집권당 대표가 국정 운영의 ‘리스크’가 된 셈이다.
한편 이러한 상황 속에서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낸 정청래 전 의원은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추미애 대표가 뭘 잘못했느냐. 추미애 대표가 틀린 말 했나”라며 “할 말을 제대로 했다. 정계 은퇴할 사람은 따로 있다. 국민은 다 아는데 국민의당만 모른다”고 추 대표를 적극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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