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 파워’가 뭐예요? KBO 최고의 갭 히터 누구

단타와 홈런 제외한 2, 3루타 부문 최강자

김선빈과 하주석. ⓒ KIA/한화

‘갭 파워(Gap power)’란 타자가 외야수 사이로 타구를 날릴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단 홈런은 포함되지 않는다.

타구를 멀리 보내는 능력 뿐 아니라 외야수들이 포구하기 전에 그라운드에 떨어질 수 있도록 빠른 타구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갭 파워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타구 속도와도 무관하지 않다.

갭 파워를 보유한 타자는 ‘갭 히터(Gap hitter)’로 불린다. 갭 히터는 2루타와 3루타를 양산하는 타자를 일컫는다. 홈런 포함 안타 전체의 개수를 합산하는 최다안타는 개인 타이틀을 시상하는 부문으로 주목받지만 2루타와 3루타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는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2루타를 기록한 타자는 최형우(KIA)와 구자욱(삼성)이다.

둘은 나란히 23개의 2루타를 터뜨렸다. 최형우는 18개, 구자욱은 15개의 홈런을 기록해 리그에서 각각 4위와 공동 9위에 올라있다. 최형우는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던 지난해에도 46개의 2루타로 리그 최다를 기록한 바 있다.

2루타 3위에는 의외의 선수가 이름을 올렸다. 22개를 터뜨린 ‘작은 거인’ 김선빈(KIA)이다. KIA는 78경기를 치러 시즌 절반을 막 넘겼지만 김선빈은 2루타 커리어 하이였던 2012년의 19개를 이미 넘어섰다. 홈런 타자와 갭 히터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음이 그를 통해 드러난다.

2루타 순위. ⓒ KBReport

21개로 공동 4위는 이진영(kt)과 김하성(넥센)이다. 이진영은 통산 1,999안타와 2,000안타를 6월 16일 수원 한화 이글스전에서 2루타로 장식했다. 하지만 이진영은 올 시즌 홈런이 없다.

반면 김하성은 10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다. 2루타의 숫자는 동일한 두 선수가 홈런 개수는 극단적으로 차이가 난다.

2루타 20개로 공동 6위는 나성범(NC)와 양석환(LG)이다. 나성범은 오른손목 부상 등으로 인해 59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2루타 개수는 많다. 향후 2루타 부문 선두 다툼이 예상된다. 양석환은 홈런이 6개로 적지만 2루타를 터뜨리는 타격에 눈을 떴다. 규모가 가장 큰 잠실구장의 4번 타자로서 적응하는 방법을 찾았다고 볼 수 있다.

홈런의 숫자는 전무하거나 적지만 2루타는 많은 김선빈, 이진영, 양석환은 ‘갭 히터’로 구분될 수 있다.

3루타 순위. ⓒ KBReport

홈런보다 어렵다는 3루타를 KBO리그에서 가장 많이 기록한 타자는 하주석(한화)으로 8개를 쳤다. 참고로 그의 홈런 개수는 3루타와 동일한 8개다. 올 시즌 하주석은 리그 최고 유격수 경쟁에 가세할 정도로 공수에서 기량이 크게 향상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구자욱. ⓒ 삼성 라이온즈

리그 3루타 2위와 3위는 삼성 라이온즈의 타자들이 차지하고 있다. 구자욱이 7개로 2위, 박해민이 6개로 3위다. 구자욱은 2루타 및 3루타 부문 5걸에 함께 이름을 올린 유일한 타자다.

5개로 3루타 부문 4위인 버나디나는 외국인 타자를 통틀어 2루타 혹은 3루타 부문 5걸 이내에 포함된 유일한 선수이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버나디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KBO리그에 적응하며 불방망이를 과시하고 있다. 4개의 3루타를 기록한 타자는 4명이다. 고종욱, 이정후(넥센), 이명기(KIA), 오지환(LG)이다.

3루타는 외야를 가르는 능력과 더불어 빠른 발을 갖춰야만 가능하다. 아무리 외야 깊숙이 타구를 보내도 주루 능력의 뒷받침 없이는 3루를 넘보기는 어렵다. 3루타 5걸 이내에 이름을 올린 8명의 타자는 모두 좌타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좌타자가 우타자에 비해 타격 후 주루플레이에서 이득을 보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글: 이용선/정리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