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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초점] '군함도' 논란, '불한당'과 다르다


입력 2017.06.29 08:44 수정 2017.06.29 19:11        이한철 기자

'불한당' 감독 발언 논란, 결국 흥행 참패

'군함도' 영화 흠집 의도? 진위여부도 논란

영화 '군함도' 스틸 컷. ⓒ 외유내강

올여름 첫 1000만 영화 탄생이 기대되는 영화 '군함도'가 예상치 못한 논란에 휩싸였다. 일각에선 흥행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며 '제2의 불한당'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군함도'에 대한 논란은 지난 24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돼 글이 발단이 돼 일파만파로 퍼졌다.

자신이 '군함도'의 보조 출연자였다고 밝힌 한 누리꾼은 "촬영 현장은 그야말로 시나리오와 별반 다를 바 없는 배우들의 강제징용이 태반이었다"고 폭로했다. 그간 영화 촬영 현장의 스태프와 조연 배우들이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을 감수하며 꿈을 위해 희생하고 있다는 논란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이처럼 영화 개봉 직전 당사자의 폭로는 이례적이다.

이 누리꾼은 "'군함도' 촬영 당시 보조출연자들은 하루 12시간이 넘는 촬영 시간에도 불구하고 최저 임금에도 못 미치는 출연료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다른 스태프들과의 차별대우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영화 제작사는 발 빠른 대응으로 맞섰다. 외유내강 측은 25일 "논란이 된 글의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군함도'의 전체 115회차 촬영 중 12시간이 넘는 촬영은 5회 미만이었으며, 부득이한 추가 촬영의 경우 모든 스태프 및 배우들에게 충분한 사전 양해를 구한 후 진행했다"고 밝혔다.

스태프와 또 다른 단역 배우의 반박 글이 이어졌다. 자신의 현장 스태프였다고 밝힌 한 누리꾼은 "'군함도'는 촬영 시작부터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했고, 촬영 역시 특별한 무리 없이 진행됐다"고 반박했다.

'군함도' 고정 단역이었다고 밝힌 누리꾼도 "촬영이 힘든 날도 있었지만 편한 날도 많았다. 주연배우들처럼 많은 페이는 아니었지만, 급여가 지체됐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감독님 역시 오랜 시간 동안 정말 고맙다고, 너희들 때문에 이 영화를 찍을 수 있었다고 해주셨을 때 첫 입봉한 단역배우로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알렸다.

제작진의 발 빠른 대응으로 논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모양새다. 논란을 일으킨 원글 또한 삭제되면서 더 이상의 논란 확산도 차단됐다.

영화 '군함도' 스틸 컷. ⓒ 외유내강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얘기치 못한 논란에 휩싸이는 경우는 종종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주연배우가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다. 최근에는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뒤 자숙의 시간을 보내다 영화 ‘아빠는 딸’ 홍보를 위해 언론 인터뷰에 응한 윤제문이 부적절한 행동으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불한당'은 누리꾼들의 집요한 공격에 흥행 동력을 완전히 상실된 경우다. 개봉 직전 감독의 부적절한 SNS 글에 대한 논란이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불매운동이 벌어진 것. 특히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였다는 점 때문에 파급력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군함도' 또한 민감한 역사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만큼, 이에 불만을 품은 이들의 조직적인 방해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 법적대응을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격앙된 반응이 나오는 것도 그 의도를 불순하게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군함도'가 제2의 '불한당'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그동안 류승완 감독이 스태프와 단역 배우에 대한 처우에 누구보다 많은 신경을 쓰기로 유명하다는 점에서 원글의 신빙성이 의심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제작사와 스태프, 또 다른 배우들의 적극적인 반박도 논란 확산을 막는데 큰 도움이 됐다.

무엇보다 ‘군함도’와 '불한당'의 가장 큰 차이는 논란의 근거에 있다. ‘불한당’의 경우 영화와 직접적 관계없는 감독 개인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그 글이 실제로 존재했다는 점에서 누리꾼들의 거부감을 차단하기는 어려웠다. 반면 '군함도'에 대한 논란은 사라진 글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가 제시되지 않았다.

누리꾼들이 여전히 "친일파들의 반란인가?"라며 "1000만은 기본, 1500만 명이 봐야 할 영화"라며 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는 점도 '군함도'로선 다행스런 대목이다.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등 초호화 출연진으로 주목받고 있는 '군함도'는 다음달 16일 개봉한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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